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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트

[뉴스웨이브][게이트]하이브, 현금자산 34.3%↓…‘레이블 매집 의도는?’

- 현금자산 34.3%↓, 영업활동현금흐름 전년比 20%↓
- 투자활동 현금흐름 마이너스 폭 확대 ‘2023년 3Q –1978억’
- BTS 공백기 메운 멀티 레이블 전략…박지원 CEO, 추가 인수 시사


[편집자주] 단편적인 뉴스만으로 자본시장의 변화를 예측하는 것은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금융시장·기관·기업들의 딜(거래), 주식·채권발행, 지배구조 등 미세한 변화들은 추후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진다. 따라서 이슈 사이에 숨겨진 이해관계와 증권가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다양한 풍문을 살피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뉴스웨이브가 ‘게이트(門)’를 통해 흩어진 정보의 파편을 추적한다.

뉴스웨이브 = 정민휘 기자

하이브의 현금자산이 최근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3분기 말 연결 기준 현금성자산은 3491억원으로 2022년 말(5316억원)대비 34.3%(1825억원) 감소했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이브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의 규모는 지난해 3분기 말 연결 기준 3491억원이다. 레이블업체를 잇따라 인수합병(M&A)하며 대규모 현금이 빠져나간 탓이다. 레이블업체는 매니지먼트 회사를 의미한다.

투자활동으로 인한 회사의 현금흐름은 2022년 3분기 말 –208억원에서 2023년 3분기 말 –1978억원으로 음수 폭이 확대됐다. 

하이브는 지난해 레이블업체 두 곳을 인수했다. 2023년 2월 미국 힙합 레이블인 QC뮤직의 지주사 QC미디어홀딩스를 3140억원에 인수하고, 같은 해 10월 국내 레이블인 빌리프랩을 1500억원에 사들이며 사세를 확장했다. 앞서 하이브는 QC미디어홀딩스 인수를 위해 미국법인 하이브아메리카를 설립하며 3392억원을 투입했다. 최근 멕시코 법인 하이브라틴아메리카도 설립했다. 

이 같은 하이브의 행보는 K팝이 반짝 인기에 그치지 않고 글로벌 음악시장에 스며들도록 하기 위한 ‘멀티 레이블’ 전략으로 풀이된다.

박지원 하이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12월 24일 “하이브가 유니버셜뮤직그룹, 소니 등을 포함한 전 세계 거물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도록 글로벌 레이블 인수·합병(M&A) 작업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밝히며 올해 추가 M&A 가능성을 시사했다. 

하이브 홈페이지 갈무리.

최근 4년간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020년 2194억원, 2021년 2974억원, 2022년 –1461억원, 2023년 3분기 –1867억원이다. 최근 영업활동현금흐름이 전년 대비 20% 줄었다. 영업 창출 현금이 2900억원대에서 1900억원 수준으로 감소한 영향이다. 

다만 현금 유동성이 우려되는 상황은 아닌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1~3분기 누적 매출은 1조568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 올랐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1860억원에서 2065억원으로 10% 이상 늘었다. 지난해 4분기 누적 순이익 역시 전년 2600억원 규모보다 증가할 것이라 게 업계 평가다. 

가장 강력한 IP(지식재산권)인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군입대로 인한 공백이 재무제표에 본격 반영되는 올해 오히려 회사의 실적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시장 컨센서스에 따르면 하이브의 2023년 예상 매출액은 2조 2229억원으로, 직전년(1조 7762억원) 대비 4467억원 늘어날 거란 관측이다. 

BTS 지민·슈가·뷔·정국이 순차적으로 군입대하면서 발매한 솔로 앨범과 하이브 계열 레이블의 신인 그룹들이 BTS 공백기를 메우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세븐틴·TXT·뉴진스·르세라핌·엔하이픈 등 그룹들이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하이브 레이블 쏘스뮤직 소속 르세라핌은 2023년 말 기준 일본에서만 21억2000만엔(한화 약 19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하이브의 또 다른 레이블인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는 오는 22일 새 보이그룹 투어스(TWS)를 론칭한다. 투어스는 9년 만에 내놓는 신인 보이그룹이다.

하이브(전 빅히트 엔터테인먼트)는 2005년 사업 개시 이후 20년 만에 멀티 레이블 전략을 구사하며 3조원 시대를 목전에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