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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트

[뉴스웨이브][게이트]금리 안정세에도 계속 금리 올리는 카드·캐피탈사는 어디?

-여신금융협회 공시포털 자료서 드러나. 현금서비스금리만  하향 안정세
-롯데카드, 현금서비스-카드론-결제성리볼빙 평균금리 모두 최고 수준
-하나카드, 신용대출평균금리 계속 올려 
-오케이캐피탈, 평균금리 무려 19.98%

 

롯데카드 본사 전경.[사진=롯데카드]

 

[편집자주] 단편적인 뉴스만으로 자본시장의 변화를 예측하는 것은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금융시장·기관·기업들의 딜(거래), 주식·채권발행, 지배구조 등 미세한 변화들은 추후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진다. 따라서 이슈 사이에 숨겨진 이해관계와 증권가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다양한 풍문을 살피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뉴스웨이브가 ‘게이트(門)’를 통해 흩어진 정보의 파편을 추적한다.

 

뉴스웨이브 = 이태희 기자

 

작년 4분기 이후 미국 연준의 금리 인상 중단 조짐으로, 카드채를 비롯한 국내 시장금리들이 대부분 하향 안정세로 돌아서고 있음에도 일부 신용카드사들과 캐피탈사들은 카드론(장기카드대출)이나 신용대출 금리 등을 계속 올리고 있다.

 

금리가 앞으로 안정되더라도 그동안의 고금리 지속에 따른 조달비용 부담과 각종 대손비용 증가 등으로 수익성은 계속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으로 보인다.

 

10일 여신금융협회 공시포털에 따르면 작년 11월 말 기준 국내 7대 전업 카드사들의 현금서비스(단기카드대출) 평균금리는 10월 말에 비해 대부분 조금씩 떨어졌다. 카드사들 중 현금서비스 평균금리가 가장 높은 수준인 롯데카드만 10월 말과 동일한 18.24%를 그대로 유지했다.

 

그러나 현금서비스보다 취급액이 훨씬 더 많은 카드론의 11월 말 평균 금리는 7개사 중 5개사에서 10월 말보다 더 올랐다.

 

 

특히 현금서비스 평균금리가 가장 높은 롯데카드는 카드론 평균 금리도 가장 높을 뿐 아니라 10월, 11월 연속으로 금리를 계속 올렸다. 지난 9월 말 13.96%까지 떨어졌던 롯데카드의 카드론 평균금리는 10월 말 14.59%로 다시 크게 오르더니 11월 말에도 14.84%로, 큰 폭의 상승세를 지속했다.

 

하나-KB국민-신한카드 등도 두 달 연속 카드론 평균금리를 올렸다. 삼성과 우리카드만 11월 말 카드론 평균금리를 10월 말에 비해 소폭 내렸다.

 

카드사들이 주로 비회원들에게 빌려주는 신용대출 평균금리는 하나카드가 석 달 연속 올리면서 카드사들 중 최고 수준을 보였다. 지난 8월 말 15.31%까지 떨어졌던 하나카드의 신용대출 평균금리는 9월 말 15.67%, 10월 말 15.86%로 상승한데 이어 11월 말에는 무려 16.21%까지 계속 급상승했다. 16%가 넘는 금리는 하나카드가 유일하다.

 

 

우리카드도 두 달 연속 신용대출 평균금리를 올려 11월 말 14.93%를 기록했다. KB국민카드도 두 달 연속 신용대출 평균금리를 올려 11월 말 14.45%까지 올랐고, 국내 카드업계 1위 신한카드도 11월 말에 다시 올라 14.72%까지 상승했다.

 

롯데카드만 11월 신용대출 금리를 소폭 내렸고, 삼성과 현대카드는 신용대출을 취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삼성카드와 현대카드는 결제성 리볼빙 평균 금리를 모두 11월에 올렸다.

 

결제성리볼빙은 신용카드 사용대금 중 일부만 갚고, 나머지 결제금액은 다음 달로 돌려 갚도록 하는 제도다. 카드론이나 현금서비스에 대한 금융당국의 금리 규제 등이 강화되자 카드사들이 큰 규제가 없는 결제성리볼빙을 크게 늘리면서 사실상 ‘고금리 돈놀이’를 하고 있다고 해서 작년 한때 사회적 비판이 집중된 바 있다.

 

7개 카드사들 중 5개사가 11월 결제성리볼빙 평균수수료를 내린데 비해 현대카드는 10월, 11월 두달 연속 올려 11월 말 16.69%를 기록했다. 삼성카드는 지난 6월 이후 계속 하락하던 결제성리볼빙 평균금리를 11월에 다시 올려 11월 말 15.67%를 기록했다.

 

롯데카드는 11월에 결제성리볼빙 평균금리를 약간 내렸지만 평균금리 절대 수준은 17.84%로, 여전히 카드사들 중 가장 높다. 롯데카드는 현금서비스, 카드론, 결제성리볼빙 등 카드대출 3개 부문의 평균금리 모두가 카드사들 중 여전히 가장 높다.

 

롯데카드는 위험성 때문에 다른 카드사들이 잘 취급하지 않던 부동산PF대출도 작년까지 카드업계에서 압도적으로 많이 취급했다. 롯데카드가 유독 이렇게 고금리 카드대출이나 부동산PF대출 등을 많이 취급하는 것은 최대주주가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인 점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MBK파트너스는 2019년 롯데그룹으로부터 롯데카드를 1.8조원에 인수한 바 있다.

 

 

한 카드업계 관게자는 “인수한 기업의 덩치를 빨리 키우고 비싸게 되팔아 최대한 차익을 남긴 후, 투자자들에게 큰 수익을 되돌려주어야 하는게 사모펀드들의 전형적 속성”이라며 “이 때문에 여론 등을 많이 의식하는 다른 카드사들에 비해 롯데카드는 고리대금업 이미지나 ‘하이리스크 하이리턴’ 영업방식을 마다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캐피탈사들의 신용대출 평균금리는 신용카드사들에 비해 여전히 상대적으로 높았다. 일부 캐피탈사들은 11월에도 신용대출 금리를 법정최고금리(20%)에 거의 육박할 수준까지 계속 올렸다.

 

캐피탈사들 중 작년 11월 말 신용대출 평균금리가 가장 높은 곳은 OK금융지주 자회사 오케이캐피탈로, 19.98%에 달했다. 법정최고금리에 불과 0.02%포인트 모자라는 수준이다.

 

오케이캐피탈은 작년 8월 신용대출 시장에 등장하자말자 8월 말 평균금리 19.99%로, 단숨에 최고금리 강자(?)로 떠올랐다. 이후 9월 말 19.90%, 10월 말 19.88%로 약간씩 떨어지다가 11월 말 19.98%까지 다시 금리를 올렸다. 오케이캐피탈에서 신용대출을 받은 고객 100% 전부가 연 16~20% 최고금리를 적용받고 있다.

 

OK금융그룹 자체가 일본계 대부업체로 출발한 금융그룹이라, 고리대금업 비판 등에 아랑곳 하지 않고, 고금리 영업에 과감(?)한 것으로 보인다. 오케이캐피탈은 또 과다한 부동산PF 대출로 자산건전성이 최근 크게 악화되고 있다.

 

오케이캐피탈 외에 메리츠금융지주 자회사 메리츠캐피탈(11월 말 19.64%)과 군인공제회가 최대주주인 한국캐피탈(18.68%) 등도 18%가 넘는 고금리를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