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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트

[뉴스웨이브][게이트]효성화학, 자기자본比 순차입금 28배…‘불씨 되살린 베트남’

- 지난해 3분기 누적손실 1213억, 2023년 영업적자 확실시
- 1조5000억 투입한 베트남 PP공장, 지난해 가동 정상화
-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 1297억…재무 개선 청신호


[편집자주] 단편적인 뉴스만으로 자본시장의 변화를 예측하는 것은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금융시장·기관·기업들의 딜(거래), 주식·채권발행, 지배구조 등 미세한 변화들은 추후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진다. 따라서 이슈 사이에 숨겨진 이해관계와 증권가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다양한 풍문을 살피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뉴스웨이브가 ‘게이트(門)’를 통해 흩어진 정보의 파편을 추적한다.

뉴스웨이브 = 황유건 기자

효성화학이 베트남 법인 투자를 확대하며 재무부담이 급증했다.

효성화학은 1조5000억원을 들여 4년간 공사 끝에 2021년 7월 베트남 폴리프로필렌(PP) 생산공장(연산능력 연산 60만톤)을 준공했다. 하지만 PP 시황 둔화와 설비 결함이 맞물리며 베트남 법인은 2022년 영업손실 2324억원,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손실 1213억원을 냈다.

베트남 자회사 대규모 자본적지출(CAPEX)과 영업적자는 모회사인 효성화학의 재무제표에 반영됐다.

효성화학은 2022년 연결기준 매출 2조8786억원, 영업손실 3367억원을 기록했다. 이대로 라면 2023년 4분기를 마감해도 영업적자가 확실시된다. 순차입금 규모는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2조5000억원까지 불어났다. 자기자본(908억원) 대비 28배 많은 수준이다.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 역시 급증했다. 부채비율은 3474.7%, 차입금의존도는 78.6%다. 

지난해 1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영구채) 발행과 유상증자 실시로 재무 건전성 개선을 시도했지만 차입 규모가 워낙 큰 탓에 재무 부담을 떨쳐내지 못했다.

신용평가사들은 효성화학의 신용등급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해 12월 8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효성화학에 대해 “대규모 설비투자로 재무부담이 많이 증가했고 PP 업황 둔화와 베트남 법인 실적 부진이 지속돼 재무안정성 지표가 큰 폭으로 저하됐다”며 신용등급 전망을 기존 ‘A-(안정적)’에서 ‘A-(부정적)’으로 조정했다.

효성화학 베트남 법인. 사진=효성화학

효성화학은 효성그룹의 핵심 소재 계열사로 지주사인 효성의 실적과 기업가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회사는 2020년부터 화학 분야 기술경영인 출신인 이건종 대표가 이끌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올해 효성화학의 영업이익 평균 추정치는 1297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대로라면 실적은 2021년 이후 3년 만에 반등하는 셈이다. 


베트남 법인은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에서 흑자를 낸 것이 주요하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8월 베트남 PP공장 가동이 정상화된 것도 효성화학 재무 건전성 개선에 긍정적인 요소다. 

문제는 실적 회복 속도다. 효성화학 차입금 부담을 고려하면 올해 통상적 수준의 실적회복만으로 재무부담을 안심하기 어렵다.

한국신용평가업계 관계자는 “수익성 회복에도 불구하고 재무구조 개선에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효성그룹은 2000년대 중반부터 베트남에 투자해 왔다. 현재까지 약 35억달러(약 4조6000억원)를 투자해 총 8개의 현지 법인을 운영 중이다.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인 스판덱스(점유율 32%)와 타이어코드(50%)는 공장도 베트남에 있다. 

효성그룹은 베트남에 투자한 한국 기업 중 투자액 규모 기준 세 번째다. 지난해 베트남에서 32억달러(4조1500억원)의 매출이 발생했다. 올해 매출은 4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