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게이트

[뉴스웨이브][게이트]IBK기업은행, 연체율 1년 새 2.5배 급등...무슨 일이?

-금융통계정보시스템서 드러나. 작년 9월말 연체율 0.64%, 5대은행 2배이상
-1년새 연체율 2.46배 급등. 5대 은행은 모두 2배 미만 증가율
-가계대출연체율, 고정이하여신비율등도 모두 5대은행들보다 현저히 높아
-중소기업 특화은행 핑계로 대출관리 손놓고 있는게 아닌지 의구심

 

IBK기업은행 본점 전경.[사진= IBK기업은행 제공]

 

[편집자주] 단편적인 뉴스만으로 자본시장의 변화를 예측하는 것은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금융시장·기관·기업들의 딜(거래), 주식·채권발행, 지배구조 등 미세한 변화들은 추후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진다. 따라서 이슈 사이에 숨겨진 이해관계와 증권가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다양한 풍문을 살피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뉴스웨이브가 ‘게이트(門)’를 통해 흩어진 정보의 파편을 추적한다.

 

뉴스웨이브 = 이태희 기자

 

IBK기업은행(이하 기업은행)의 연체율이나 부실대출비율이 대형 시중은행들은 물론 같은 국책은행인 NH농협은행에 비해 현저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단순히 절대 수치만 높은 것이 아니라 지난 1년간 연체율 및 부실대출비율 증가 속도도 상대적으로 크게 빨라 기업은행 및 관계당국의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다른 은행들에 비해 정책적으로 중소기업대출을 많이 해야 하는 기업은행의 속성 상 어느 정도 이해는 불가피하나 최근 1년여 간 그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점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11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작년 9월 말 기준 기업은행의 전체 여신 연체율은 0.64%로, 같은 국책은행인 농협은행의 0.33%, 4대 시중은행 중 가장 높은 수준인 우리은행의 0.32% 등에 비해 2배 가량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1년 전인 2022년 9월 말 기업은행의 연체율은 0.26%였다. 1년 사이에 연체율이 2.46배나 급등했다. 농협은행이나 4대 시중은행들도 모두 연체율이 높아졌지만 기업은행처럼 2배 이상이나 급등한 곳은 없었다.

 

작년 9월 말 기업은행의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은 0.69%(1년 전 0.28%)로, 역시 농협은행(0.5%)이나 다른 시중은행들에 비해 가장 높았다. 중소기업 대출을 정책적으로 많이 해야하는 기업은행 특성 상 어느 정도 이해를 해 줄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중소기업이 아닌 가계대출 연체율도 기업은행(0.45%)이 우리(0.32%), KB국민(0.28%), 농협(0.26%), 신한(0.25%), 하나(0.23%)은행 등에 비해 현저하게 높았다. 기업의 정책적 설립 목적과 큰 관계가 없는 가계대출 관리에도 문제가 가장 많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기업이나 가계대출 모두에서 연체가 많다보니 사실상 부실 대출로 분류되는 고정이하여신비율도 기업은행이 압도적으로 높다. 작년 9월 말 기업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01%로, 농협은행(0.34%)이나 신한(0.28%), 국민(0.26%), 우리(0.22%), 하나(0.21%)은행 등보다 3~5배 가량 높은 수준이다.

 

작년 9월 말 기준 기업은행의 고정이하여신은 중소기업대출에서 2.81조원으로 가장 많았고, 가계대출에서 1,500억원, 대기업 대출에서는 360억원에 각각 그쳤다. 중소기업대출 중 개인사업자대출의 고정이하여신은 4,131억원이었다.

 

자영업자 같은 개인사업자보다 진짜 중소기업 대출에서 부실이 압도적으로 많이 생기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 금융계 관계자는 “한계중소기업 대출을 정책적으로 늘리라는 정부의 각종 주문 때문에 기업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에서 많은 부실이 생기는 것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는 있다”면서도 “정부 핑계로 중소기업 대출관리를 상대적으로 소홀히 하는 점은 없는지, 모럴 해저드 같은 것은 없는지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연체나 부실이 상대적으로 많다 보니 기업은행의 기중 대손상각액도 농협을 포함한 5대 시중은행들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았다. 대손상각은 부실을 장부상 손실로 처리해버리는 것을 말한다.

 

작년 기업은행의 1~9월 기중 대손상각액은 2,340억원으로, 농협(1,348억원), 신한(1,333억원), 국민(1,157억원), 우리(766억원), 하나(741억원)은행 등에 비해 1.73~3.15배나 많았다. 기업은행의 2022년 1~9월 이 수치는 1,533억원이었다. 전년동기에 비해서도 53%나 늘어난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