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2년 건설 위기에 ㈜한화, 한화건설 흡수
- 부채비율 239.4%, 순차입 4조4750억…재무 리스크 급증
- 3남 김동선 능력 시험대…그간 맡아온 유통업 실적 감소
[편집자주] 단편적인 뉴스만으로 자본시장의 변화를 예측하는 것은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금융시장·기관·기업들의 딜(거래), 주식·채권발행, 지배구조 등 미세한 변화들은 추후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진다. 따라서 이슈 사이에 숨겨진 이해관계와 증권가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다양한 풍문을 살피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뉴스웨이브가 ‘게이트(門)’를 통해 흩어진 정보의 파편을 추적한다.
뉴스웨이브 = 이재근 기자
한화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하는 ㈜한화의 부채비율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전년 대비 100%포인트(p) 높아졌다.
㈜한화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별도 기준 총차입금 4조7250억원, 순차입금 4조4750억원, 부채비율은 239.4%를 기록했다. 부채비율은 2022년 3분기 말까지만 해도 140%였다. 이후 2022년 말 재무건전성이 급속히 나빠졌다. ㈜한화가 한화건설을 흡수합병 한 영향이다.
㈜한화는 2022년 한화건설의 미착공 비중 70% 이상인 상황에서 2000억원 규모 회사채 만기일이 다가오자 한화건설을 한화 건설부문으로 흡수합병 했다. 당시 레고랜드발(發) PF 대출 사태 속에서 한화건설이 부각돼 자금조달에 애를 먹는 상황이었고, 지주비율 초과로 인한 한화건설의 강제 지주사 전환을 회피하기 위한 조치도 필요 했다.
건설부문은 ㈜한화에 흡수되면서 신용등급이 A-에서 A+로 두 노치(Notch) 상승했다. 과거 한화건설의 신용등급은 A- 였다. 기관투자가들이 BB+ 이하는 투기등급으로 분류해 투자를 실행하지 않는 점을 감안하면, 비교적 여유 있는 투자 등급을 확보한 셈이다.
합병 후 조 단위 PF 우발채무 부담도 크게 덜었다. PF들의 신용등급이 올라가면서 금리 인하 혜택 등의 효과를 누린 것이다.
반면 ㈜한화는 건설부문의 재무적 리스크도 그대로 떠안았다.
한화 건설부문은 2022년 합병 전 취약한 재무구조를 갖고 있었다. 2020년 1000억원 규모의 상환전환우선주를 상환하면서 그해 말 기준 순차입금은 1조6000억원, 부채비율은 305.2%를 기록했다.
특히 건설업황이 뚜렷하게 하락세에 진입한 2022년 4분기 한화 건설부문의 실적 기여도는 눈에 띄게 나빠졌다. 2023년도 3분기 말 기준 한화 건설부문의 영업이익은 45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도 같은 기간(2346억원) 대비 80.4% 감소했다.
㈜한화의 주 수익원은 상표권 수수료와 자체사업(건설업, 레저·서비스업, 태양광사업, 화약제조업, 도소매업, 화학제조업, 금융업, 기타부문)이다. ㈜한화가 지난해 계열사로부터 받은 브랜드 수수료는 약 1500억원이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지난해 3분기 말 마이너스(-) 5375억원이다. 이자보상배율은 1.88배에서 1.11배로 하락했다. 이자보상배율은 채무상환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다. 2021년 한화솔루션 유상증자(4250억원) 등 계열사 유동성 지원에 참여해오고 있다. 아직 레버리지 부담은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한화 실적 턴어라운드의 도화선은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 사업(비스마야 사업)’ 재개가 될 전망된다.
이 사업은 총사업비 101억 2000만달러(약 13조3000억원) 규모로 한화가 못 받은 미수금은 6억2900만달러(약 8400억원)이다. 이라크 투자위원회(NIC)가 공사 대금 지급을 미루자 한화는 2022년 계약을 해지했다. 한화는 지난해부터 사업 재개를 논의하고 있다.
지난 1일자로 ㈜한화 건설부문 해외사업본부장(부사장)으로 온 김동선(1989년생)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부사장)에게 비스마야 사업은 경영능력을 입증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본부장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3남이다.
김 본부장은 6년 만에 건설부문에 복귀한다. 2017년 술집 종업원을 폭행하는 등 '갑질' 논란을 일으켜 건설부문에서 물러났다.
김 본부장은 다트머스대학 정치학과 졸업 후 2014년 한화건설 해외토건사업본부 과장으로 입사해 2016년 신성장전략팀장, 최근까지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부사장)을 맡아왔다.
김 본부장이 그간 맡아온 백화점 등 유통업 실적을 살펴보면 지난해 갤러리아백화점 개별 점포의 거래액이 일제히 감소했다. ▲서울 압구정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 7.0% 감소(1조1406억원) ▲대전 타임월드점 8.1% 감소(6766억원) ▲광교점 6.5% 감소(6029억원) ▲센터시티점 0.9% 감소(3383억원) ▲진주점 4.9% 감소(1507억원)했다.
한화갤러리아의 자회사인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역시 면세점 사업 손실로 인해 2016년 123억원의 영업손실, 2017년 7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019년 면세점 사업을 중단 했을 때 누적 순손실은 699억원에 달했다. 이로 인해 한화갤러리아는 2019년 당기순손실 896억원을 냈다.
다만 지난해 3분기 연결 기준 ㈜한화의 매출 38조원 가운데 한화갤러리아 등 백화점 사업 매출 비중은 0.84%(3262억원)에 불과해 ㈜한화에 직접적인 타격은 없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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