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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트

[뉴스웨이브][게이트]한화솔루션, 10조로 늘어난 빚…회사채 만기 '째깍째깍'

- 올 3Q 영업손실 4000억원…원가 상승·신재생에너지 매출 감소
- 유동부채 9개월 새 3조원 증가, 단기차입금 5조3602억원
- 신용등급 전망 '부정적'으로 하향, 내년 이자부담 ‘가중’


[편집자주] 단편적인 뉴스만으로 자본시장의 변화를 예측하는 것은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금융시장·기관·기업들의 딜(거래), 주식·채권발행, 지배구조 등 미세한 변화들은 추후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진다. 따라서 이슈 사이에 숨겨진 이해관계와 증권가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다양한 풍문을 살피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뉴스웨이브가 ‘게이트(門)’를 통해 흩어진 정보의 파편을 추적한다.

뉴스웨이브 = 황유건 기자

한화솔루션이 실적 부진과 투자 확대로 인해 재무안정성 악화됐다. 올해 3분기 4000억원대의 영업손실을 냈고, 순차입금은 10조원을 돌파했다. 이에 주요 신용평가사들은 일제히 한화솔루션의 신용등급을 하향조정 했다. 신용등급 강등으로 내년 만기도래하는 회사채 차환에 대한 이자 부담은 가중될 전망이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은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누적 매출 7조8311억원, 영업손실 403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6.9%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했다. 3분기(3개월)만 따로 떼어본 실적도 부진했다, 6월에서 9월 사이 매출은 2조773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 줄었고, 영업손실은 810억원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실적 부진은 주력사업인 기초소재 부문에서의 원가 부담이 높아진 영향이다. 주요 원자재(에틸렌, 프로필렌 등) 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1~10% 오른 반면, 생산한 제품 가격(폴리염화비닐, 저밀도 폴리에틸렌 등)은 오히려 10~33% 하락하며 수익성을 끌어내렸다.

신재생에너지 부문 매출도 40% 가까이 감소했다. 3분기 신재생에너지 부문 매출은 4조234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 감소했는데,  2022년 연간 매출이 11조원대 였던 것을 고려하면 큰 폭의 감소다. 

올해 3분기 재고자산은 지난해 말 보다 9000억원 늘어난 4조3491억원을 기록했다. 

한화솔루션은 실적 부진과 수익성 악화 속에서도 증설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내년까지 4300억원을 들여 CA(염소·가성소다)공장을 증설하고, PVC 원료인 EDC(염화에틸렌)은 28만톤 추가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이외에도 EVA(에틸비닐아세테이트), 태양광 모듈용 시트 생산 증설 등 투자가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대규모 투자에 따른 차입 부담은 가중됐다. 

한화솔루션 CI

한화솔루션의 주요 재무 지표 변화 추이를 살펴보면, 올해 3분기 연결기준 총차입금은 12조7432억원, 순차입금은 10조6079억원으로 집계됐다. 유동부채는 지난해 말(7조6888억원) 대비 3조원가량 증가한 10조3914억원을 기록했다. 유동부채 중 단기차입금은 5조3602억원으로 회사가 가진 현금성및현금성자산(2조319억원)을 크게 웃돈다. 유동비율 90.5%를 보이고 있다.

재무 악화 속에서 유동부채와 단기차입금이 조 단위로 급증하면서 유동성 위기 우려가 커지는 모양새다. 최근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는 한화솔루션의 신용등급을 기존(AA-)대로 유지했지만, 전망은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했다.

한화솔루션은 신용등급이 한 단계만 더 내려가면 우량등급 회사채 자격을 잃는다. 신용등급 AA- 이상은 ‘우량채’로 쳐주지만, 그 아래인 A+ 이하부터는 ‘비우량채’로 분류한다. 문제는 비우량채가 되는 순간 차환해야 하는 회사채에 대한 이자부담이 커지는 점이다.

내년에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는 대부분 1분기에 집중돼 있다. ▲1월22일 1400억원 ▲1월24일 2750억원 ▲2월14일 1400억원 ▲3월30일 5000만달러(한화 719억원) 등이다. 이후 ▲6월13일 1000억원 ▲10월27일 500억원 등이 만기를 기다리고 있다. 이 회사채들은 한화솔루션이 거둬들이지 않는 한 모두 차환해야 한다, 차환 시 이자는 새로 설정된다. 

신용등급 부정적 전망에 따른 이자비용 확대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통상 투자자들이 부정적 등급전망을 꺼리는 탓이다.

차입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한화솔루션은 보유자산을 매각하거나 수익성 높은 아파트 개발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 

한화솔루션과 한화가 출자한 시행업체 에이치헤리티지는 최근 울산시 남구 무거동 일대 한화솔루션 사택부지에 지상 25층 8개동, 816가구 아파트단지(한화포레나울산무거)를 개발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한화 건설부문이 시공을 맡아 내년 9월 착공과 분양에 들어갈 예정이다. 또 다른 개발사업인 전남 여수시 소호동 사택부지(21만㎡, 아파트 2900가구) 건은 지난 5월 개발 계획을 철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