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헬스케어 사실상 사업 철수…사내 사업 이관 포착
- 롯데헬스케어·테라젠헬스 모두 적자 기록, 수익성 개선 실패
- 롯데그룹, 비상경영 체제하 비효율 사업 구조조정
[편집자주] 단편적인 뉴스만으로 자본시장의 변화를 예측하는 것은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금융시장·기관·기업들의 딜(거래), 주식·채권발행, 지배구조 등 미세한 변화들은 추후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진다. 따라서 이슈 사이에 숨겨진 이해관계와 증권가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다양한 풍문을 살피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뉴스웨이브가 ‘게이트(門)’를 통해 흩어진 정보의 파편을 추적한다.
뉴스웨이브 = 임백향 기자
사업 철수설에 휘말린 롯데헬스케어가 테라젠헬스(롯데헬스케어·테라젠바이오 합작법인) 지분 매각에 나섰다. 롯데헬스케어의 자산 중 가장 큰 테라젠헬스 지분이 M&A(인수합병) 시장에 매물로 출현하면서 롯데헬스케어의 사업 철수에도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제약·바이오업계는 롯데헬스케어가 출범 2년째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자 롯데그룹이 비효율 사업으로 분류하고 구조조정의 도마에 올렸다는 분석이다.
26일 M&A 업계에 따르면 롯데헬스케어가 테라젠헬스 지분 51%(5만8778만주) 전량을 M&A 시장에 내놨다. 테라젠헬스는 롯데헬스케어의 핵심자산으로 전제 자산 중 규모가 가장 크다. 지난해 말 기준 지분(51%)에 대한 장부가액은 250억원이다. 테라젠헬스는 2022년 12월 테라젠이텍스의 자회사인 테라젠바이오 헬스케어사업부가 떨어져 나와 만들어진 법인이다. 테라젠이텍스 입장에선 손자회사다.
테라젠헬스는 설립 첫 해인 2022년 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10월 롯데헬스케어가 235억원 규모의 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며 재무 구조가 개선됐다. 이후 롯데헬스케어는 한 차례 더 테라젠헬스에 자금을 투입했다.
테라젠헬스의 주력사업은 개인 유전자 분석 서비스로 소비자 직접 의뢰(DTC) 해야 하는 상품 특성상 수익성 속도가 더딘 편이다. 지난해 매출 21억원, 영업손실 24억원, 당기순손실 23억원을 기록했다. 테라젠헬스의 주주 구성은 지난해 말 기준 롯데헬스케어(51%), 테라젠바이오(지분율 44%), 기타(5%) 등이다.
롯데지주는 복수의 테라젠헬스 지분 매입 대상자와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롯데헬스케어의 사업 철수도 기정사실화 되는 모습이다. 아직 공식적으로 롯데헬스케어의 사업 철수가 선언되지 않았지만 사내 사업이관 절차 등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소속 직원들의 이직 소식도 하나 둘 확인되고 있다.
롯데헬스케어는 2022년 4월 롯데지주가 700억원을 투입해 만든 100% 자회사다. 설립 당시 롯데그룹의 기대는 높았다. 2023년 9월 개인 건강 데이터 분석 플랫폼인 ‘캐즐(CAZZLE) 앱(애플리케이션)’을 선보이며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국내 스타트업의 기술을 도용했다는 의혹에 휩싸이며 기대 이하의 실적을 냈다. 당초 올해 말까지 캐즐 가입자 100만 명 확보를 목표로 잡았지만 상반기말 20만 명을 가입시키는데 머물렀다. 최근 캐즐의 커머스 사업도 중단한 상태다.
지난해 매출 8억원, 영업이익 마이너스(-)229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11월 롯데지주가 300억원(유상증자)을 수혈했지만 수익성 개선은 불발됐다. 일각에서는 비슷한 시기에 설립된 롯데바이오로직스 대비 수익 전략이 선명치 않다는 지적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전무가 글로벌전략실장을 맡고 있는 회사다.
롯데그룹은 유통, 화학 사업 회복세가 나타나지 않자 지난 8월 비상경영을 선언한 뒤 부진 사업을 정리하는 등 최근 강도 높은 사업 포트폴리오 리밸런싱(구조조정)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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