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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트

[뉴스웨이브][게이트]K-컬처밸리 홍역 치른 CJ ENM, 5000억원대 순손실 발생

- 3Q 영업이익이 흑자 전환, 당기순손실 5561억원 확대
- 영업외비용 전년比 224% 증가
- 티빙 적자와 영화·드라마 부문 영업손실 지속


[편집자주] 단편적인 뉴스만으로 자본시장의 변화를 예측하는 것은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금융시장·기관·기업들의 딜(거래), 주식·채권발행, 지배구조 등 미세한 변화들은 추후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진다. 따라서 이슈 사이에 숨겨진 이해관계와 증권가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다양한 풍문을 살피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뉴스웨이브가 ‘게이트(門)’를 통해 흩어진 정보의 파편을 추적한다.

뉴스웨이브 = 이재근 기자

CJ ENM이 3분기 영업이익은 흑자전환 했지만 당기순손실 폭이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는 600억원대의 영업이익은 내고도 5000억원이 넘는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K-컬처밸리 복합개발이 좌초되면서 손실을 떠안은 탓이다. 여기에 더해 관계기업인 넷마블 지분 매각으로 잡힌 법인세가 영업외비용으로 반영되며 순손실 규모를 키웠다.

CJ ENM은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누적 영업이익 635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했다. 3분기(3개월)만 떼어본 영업이익은 15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3.8% 증가했다. 하지만 3분기 누적 당기순손실은 전년 동기 대비 2916억원 증가한 5561억원을 내며 적자를 지속했다. 

기타영업외손실, 법인세비용, 금융손실 등 영업외비용이 크게 증가한 영향이다. 올 3분기 CJ ENM 영업외비용은 619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4.05%(4284억원) 증가했다. 영업외비용이 늘어난 데는 기타영업외손실과 법인세가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기타영업외손실은 3890억원으로 집계된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477억원 높아진 규모다. 자회사인 CJ라이브시티가 경기도와 추진했던 공연장 설립 사업이 무산되며 관련 유형자산 처분 손실 3222억원이 회계에 반영되며 손실이 껑충 뛰었다. 세부적으로는 기부채납 869억원(사업부지 원상복구 비용), 손상처리 2600억원(건설 중인 자산 계상), 토지반환 처분손실 618억원(경기도·경기도시주택공사) 등이 반영됐다.

CJ라이브시티는 경기도와 함께 2016년부터 아레나(공연장) 사업인 K-컬처밸리 복합개발을 추진했지만 최종 무산됐다. 경기도는 올해 7월 사업 해지를 발표했다.

CJ ENM 영화 오프닝 화면 갈무리. 사진=CJ ENM

비영업자산(타법인의 주식)을 판 것도 납부할 법인세를 높이며 영업외비용을 상승시켰다. 3분기 법인세비용은 1676억원이다.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해 1390억원 증가한 규모다. CJ ENM은 지난 7월 관계기업인 넷마블 지분 5%를 처분했다. 주식 매도로 2501억원이 영업외수익으로 잡힘에 따라 3분기 1305억원의 법인세비용이 이연법인세로 일시 인식됐다.

넷마블 주식 매각은 현금을 확보해 차입금을 상환하고 순차입금 비율을 줄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2022년 CJ ENM은 미국 콘텐츠 제작사 피프스시즌을 인수하며 차입금이 유입됐고, 이듬해 순차입금 비율을 높였다, 올 3분기 피프스시즌은 23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CJ ENM의 순차입금 비율은 올 3분기 46.9%다. 지난해 3분기 61%에서 23.11%포인트 감소했다. 통상 기업의 순차입금 비율은 20% 이하를 적정 수준으로 본다. 순차입금 비율은 순차입금이 회사의 자본에서 차지하는 비율이다. 순차입금은 차입금에서 보유한 현금 및 예금을 제외한 수치다.

이밖에 금융손실(1008억원)도 영업외비용을 키웠다.

CJ ENM은 K-컬처밸리 복합개발이 무산되고, 엔터테인먼트와 주력 사업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 커머스 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 하지만 영화 드라마 사업 부문의 영업손실이 지속되고 있다. 올 3분기까지 영화 드라마 사업 부문의 영업손실은 312억원을 기록했다. OTT 시장 역시 넷플릭스의 독주로 티빙은 적자 상태다. 티빙은 2020년 CJ ENM에서 분사한 자회사다. 

최근 CJ ENM은 윤상현 CJ ENM 커머스부문 대표를 CJ ENM 단독 대표에 선임했다. 윤 대표는 M&A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그는 1999년 CJ그룹에 입사해 CJ M&A(M&A)담당, CJ 경영전략1실장, CJ대한통운 경영지원실장 등을 거쳤다. 업계는 CJ그룹이 연내 티빙·웨이브의 합병을 마무리 짓기 위한 포석이라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