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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트

[뉴스웨이브][게이트]700원에 갇힌 한국캐피탈…한해 빼고 10년째 ‘동전주’

- 안정적 지배구조와 견조한에도 연중 주가 700원 박스권
- 과거 액면분할 시도에도 주가는 제자리
- PF 부실 대응을 위해 금융자산 3000억원 유동화


[편집자주] 단편적인 뉴스만으로 자본시장의 변화를 예측하는 것은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금융시장·기관·기업들의 딜(거래), 주식·채권발행, 지배구조 등 미세한 변화들은 추후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진다. 따라서 이슈 사이에 숨겨진 이해관계와 증권가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다양한 풍문을 살피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뉴스웨이브가 ‘게이트(門)’를 통해 흩어진 정보의 파편을 추적한다.

뉴스웨이브 = 임백향 기자

군인공제회 계열사인 한국캐피탈의 주가가 장기간 동전주(1000원 미만 종목)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견조한 실적과 과반주주라는 안정적인 지배구조하에서도 주가는 기를 펴지 못하는 모양새다. 지난 20년 중 주가가 1000원대를 넘은 건 4개년도, 최근 10년간 1000원을 이상 터치한 건 1개년으로 제한된다. 2005년 5000원대에서 6000원대 사이 머물던 주가는 2007년 8월 10배로 액면분할하면서 1267원까지 치솟았다. 액면분할로 주가부양 효과가 반짝 나타났지만 그 해 연말 700원대, 이듬해 연말 400원대로 주저앉았다. 최근 회사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대응을 위해 3000억원의 규모의 금융자산을 유동화했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캐피탈 주가는 8일 장마감 기준 560원을 기록했다. 최근 1년 중 최고가는 712원, 1년 중 최저가는 533원이다. 연중 700원 박스권을 갇혀있는 셈이다.

지난 20년간 연중 주가가 1000원대를 넘어선 해는 2005년, 2007년, 2008년, 2021년 4개년뿐이다. 특히 2005년은 6240원(최고가) 기록은 현재까지 깨지지 않고 있다. 2014년 이후 1000원 이상을 보인 건 2021년 6월15일 장중(1170원) 1번뿐이다.

한국캐피탈 주가는 2004년 10월까지만 해도 3000원~4000원대 수준으로 움직였다. 2005년 3월엔 5000~6000원으로 뛰었고, 2007년 8월 주식수를 10배로 늘리는 액면분할을 단행하며 주가는 정점을 찍었다. 그 해 9월7일 장중 1267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연말 주가는 843원으로 떨어졌다. 이듬해인 2008년 4월25일(1240원) 액면분할 이후 전고점에 가까지는 듯했지만, 연말 주가(463원)는 전년 대비 반토막 났다. 

한국캐피탈은 1989년 설립된 중부리스금융가 전신이다. 1994년 11월 업계 최초로 코스닥에 입성한 회사는 2001년 6월 군인공제회 계열에 편입되면서 회사명을 한국캐피탈로 변경했다. 2002년 경남리스금융 흡수합병으로 사세를 키웠다. 

한국캐피탈 로고

2008년 매각을 추진했지만 원매자를 찾지 못해 입찰이 무산됐다. 군인공제회가 매각가를 3000억원대(지분율71.88%)로 높게 책정하자 인수를 검토하던 대기자들이 포기했다. 당시 입찰을 검토하던 곳은 웅진, 농협, 한국금융지주, 현대캐피탈 등이다. 

회사는 지난해 불안정한 금융 환경에도 6년 연속 순이익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해 영업이익 821억원, 순이익 662억원을 거뒀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7.6% 줄었지만 순이익은 1.7% 늘었다.

다만 최근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등으로 연체율이 오르고 요주의여신(1개월 이상 3개월 미만 연체)과 고정이하여신(3개월 이상 연체)이 증가하자 3250억원 어치의 금융자산을 현금으로 유동화했다. 

매각 자산은 자동차 담보대출, 산업용 및 의료용 기계 리스, 할부금융 등 총 9970건이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한국캐피탈의 영업자산이 3조4570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전체 영업자산의 9.4%를 유동화한 셈이다.

최대주주인 군인공제회가 유상증자 및 7000억원 한도의 신용공여 제공 지원을 지속하며 회사채(선순위)의 신용등급은 A(안정적)를 보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는 “좀처럼 주가 부진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고 평가하며 “적극적인 주주가치 제고와 시장 소통 노력 필요하다” 지적했다.

한국캐피탈은 팩토링 및 일반대출, 신기술사업금융업, 리스, 할부금융, 개인대출 등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주주구성은 군인공제회(지분율 80.41%), 자사주(0.91%), 소액주주(0.91%)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