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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트

[뉴스웨이브][게이트]호텔신라, 수익성 ‘악화’…소비 패턴 변화가 불러온 ‘나비효과’

- 3Q 170억원 영업적자, 4Q도 어려움 예상
- 면세점의 손실 확대와 호텔·레저의 수익 감소
- 면세점 임차료 상승과 관광 소비 패턴 변화


[편집자주] 단편적인 뉴스만으로 자본시장의 변화를 예측하는 것은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금융시장·기관·기업들의 딜(거래), 주식·채권발행, 지배구조 등 미세한 변화들은 추후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진다. 따라서 이슈 사이에 숨겨진 이해관계와 증권가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다양한 풍문을 살피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뉴스웨이브가 ‘게이트(門)’를 통해 흩어진 정보의 파편을 추적한다.

뉴스웨이브 = 정민휘 기자

호텔신라가 올해 3분기 170억원의 규모의 영업적자를 냈다. 면세점 사업 적자가 큰 폭으로 확대된 가운데 선전하던 호텔·레저 사업에서도 영업이익이 줄어든 탓이다. 이번 실적은 증권가 시장 전망치(컨센서스)를 밑도는 숫자다. 당초 증권가는 호텔신라의 3분기 영업이익을 300억원에 근접한 규모로 예상했다. 호텔신라는 신사업보다는 기존 사업의 체질 개선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호텔신라는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손실 17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영업이익 77억원) 대비 적자 전환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1조16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보다 0.4% 증가했다. 실적 발표 전 증권가가 예측한 호텔신라의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9645억원, 272억원이다.

실적 악화 배경은 면세점에서 큰 폭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호텔&레저 부문의 영업이익이 줄어들며 수익성을 끌어내렸다.

면세 부문 영업이익은 지난해 3분기 마이너스(-) 163억원에서 올해 3분기 -387억원으로 적자 폭이 커졌다. 전체 면세 매출의 절반을 책임지는 시내면세점인 다이고 수요 약세는 지속되는 중이다. 판매율이 줄어든 상황에서 인천공항 면세점 리뉴얼 비용·영업면적 확대·점포 임대료 상승, 할인율(영업비용) 등으로 지출이 늘어난 영향이다. 

호텔신라는 코로나19 사태가 안정된 2023년 7월 인천공항 면세점 사업권을 획득했다. 입찰당시 임대료 산정은 고정에서 여객당 임대료로 변경됐다. 여객당 임대료는 방한 여객 수에 따라 임대료가 변동되는 방식이다. 엔데믹 이후 중국, 일본인 등 방한객은 늘어났지만 면세점에서 구매로 이어지지 않으면서 임대료 등 고정비 부담이 커졌다. 지난해 상반기 1679억원 규모로 지출되던 임차료는 올해 상반기 87%가 증가한 3149억원을 기록했다.

호텔신라 로고

판촉비는 지난해 상반기 17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37억원으로 117.65% 늘었고, 같은 기간 광고선전비 역시 21억원에서 38억원으로 80.95% 늘었다.

면세 부문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률(총매출액에서 영업이익이 차지하는 비율)은 -4.6%로 최근 3년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면세 부문의 최근 1년간 분기별 영업이익률을 훑어보면, 2022년 1분기 1.3%, 2022년 2분기 1.5%, 2022년 3분기 0.1%, 2022년 4분기 –1.7%, 2023년 1분기 4.1%, 2023년 2분기 6.1%, 2023년 3분기 –1.9%, 2023년 4분기 -3.8%, 2024년 1분기 0.7%, 2024년 2분기 0.8%를 보였다.

쇼핑보단 관광에 무게를 둔 소비 패턴이 변화가 구매력을 떨어뜨리면서 영업이익률 감소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개별 관광객들은 면세점보다 헬스앤뷰티(H&B) 스토어나 온라인 채널을 선호 성향이 강해지고 있는 추세다.

호텔과 레저 매출은 171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217억원으로 같은 기간 9.6% 줄었다. 신라스테이 같은 비즈니스호텔 매출은 늘었으나, 5성급 서울신라호텔과 제주신라호텔의 매출이 감소하면서 전체 수익성을 끌어내렸다.
증권업계는 호텔신라가 소비 경기 부진에 따라 면세점 매출 반등이 느린 점, 재고 과잉 등으로 수익 구조가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는 사정을 고려하면 4분기도 영업적자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이병주 전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면세점 트래픽 대비 객단가 회복이 느리게 나타나면서 임차료 부담이 과중되고 있다"라며 "4분기에도 관광객들의 소비 패턴 기조가 바뀌지 않는다면 영업적자가 지속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내다봤다.

호텔신라는 수익성을 회복하기 위해 면세점 사업의 효율성을 강화하고 중국인 개별 고객 위주로 마케팅을 진행하는 등 수익성 확보에 주력하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