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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트

[뉴스웨이브][게이트]‘연애남매’도 못 막았다…‘자본잠식’ 웨이브

- 국내 토종 OTT, 넷플릭스와 경쟁 속 적자 장기화
- 제작비가 적은 예능에 집중, 고착화된 적자 구조 ‘아직’
- 티빙과의 합병 논의에 주주간 이해관계 충돌로 난항


[편집자주] 단편적인 뉴스만으로 자본시장의 변화를 예측하는 것은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금융시장·기관·기업들의 딜(거래), 주식·채권발행, 지배구조 등 미세한 변화들은 추후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진다. 따라서 이슈 사이에 숨겨진 이해관계와 증권가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다양한 풍문을 살피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뉴스웨이브가 ‘게이트(門)’를 통해 흩어진 정보의 파편을 추적한다.

뉴스웨이브 = 이재근 기자

국내 토종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기업들의 실적 악화가 확산되는 가운데 웨이브의 재무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내 토종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업체인 콘텐츠웨이브(웨이브)가 막대한 자본력으로 대작을 쏟아내는 넷플릭스의 독주에 유탄을 맞고 있다. 지상파 3사와 SK의 지원에도 적자의 늪을 벗어나지 못하는 모양새다. 2019년 출범 이후 외형은 키웠지만 누적 순손실도 함께 늘었다. 최근 4년간 누적순손실은 수천억원에 달한다. 내수 시장에 치우친 수익 구조 탓이다. 제작 단가가 낮은 예능 프로그램으로 실적 개선을 시도했지만 올해 상반기에도 고착화된 적자 구조를 탈출하진 못했다. 티빙과 합병도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업계 해석이 나온다. 

웨이브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3339억원, 영업손실 80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22.1% 증가했고 영업손실은 32% 줄었다. 별도기준으로 살펴봐도 지난해 매출(2480억원)과 영업손실(791억원) 폭은 모두 개선됐다. 

하지만 여전히 손실 규모는 상당하다. 2019년부터 영업적자를 이어온 웨이브는 2020년 마이너스(-)169억원, 2021년 -558억원, 2022년-1188억원의 손실 기록했다. 작년 자본총계는 –268억원으로 회사는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코로나19 엔더믹(주기적 유행) 전환 이후 OTT 업체가 늘어난 데다, OTT시장 경쟁이 치열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웨이브 로고

다른 국내 토종 OTT 역시 재무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티빙은 2022년 1192억원에서 지난해 1420억원으로 19% 손실폭이 증가했다. 같은 기간 왓챠는 555억원에서 221억원으로 손실규모를 줄였지만 지속 성장에 물음표가 붙는 모양새다. 반면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에 대규모 자금을 태우는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넷플릭스) 지난해 121억원의 영업수익을 거뒀다.

올해 4월 기준 OTT의 월간 이용자수는 넷플릭스(1129만명), 티빙(706만명), 쿠팡플레이(702만명), 웨이브(409만명) 순이다.

웨이브는 자회사인 스튜디오웨이브 청산을 추진 중이다. 비용이 많이 소요되는 드라마 장르 투자를 줄이려는 의도로 파악된다.스튜디오웨이브는 2021년 -1900만원, 2022년 -2억5600만원, 2023년 –4억500만원의 영업손실을 보였다. 

웨이브는 2022년 8개였던 오리지널 드라마를 지난해 2개로 줄이고 제작비가 낮은 오리지널 예능 흥행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피의게임3 ▲연애남매 ▲남의연애 ▲사상검증구역: 더 커뮤니티 등 프로그램들이 대기 중이다. 

웨이브는 2019년 1월 지상파 3사(KBS·MBC·SBS)가 만든 '푹(POOQ)'과 SKT·SK브로드밴드의 '옥수수' 두 개 OTT가 합쳐져 탄생한 플랫폼이다. 최대주주는 SK스퀘어(40.5%), 지상파 3사는 각각 19.8%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웨이브와 티빙의 합병 움직임은 최근 주주 간 이해관계가 복잡해지며 교착 상태에 봉착했다.

당초 웨이브 측 주요 주주인 지상파 3사가 모두 동의했지만 최근 넷플릭스가 각 방송사들에게 한층 매력적인 콘텐츠 공급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지며 합병 움직임에 불확실성이 높아졌다. 티빙 측 주요 주주인 KT의 자회사 스튜디오지니(지분율 13.5%) 역시 합병에 대한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