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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트

[뉴스웨이브][게이트]한국타이어, 한온시스템 재무부담 ‘전이’…먼저 움직인 ‘주가’

-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한온시스템 종속기업 편입 임박
- 한온시스템, 높은 차입금·부채비율 재무 건전성 부담
- 인수 발표 후, 한국타이어·한온시스템 주가 동반 하락


[편집자주] 단편적인 뉴스만으로 자본시장의 변화를 예측하는 것은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금융시장·기관·기업들의 딜(거래), 주식·채권발행, 지배구조 등 미세한 변화들은 추후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진다. 따라서 이슈 사이에 숨겨진 이해관계와 증권가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다양한 풍문을 살피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뉴스웨이브가 ‘게이트(門)’를 통해 흩어진 정보의 파편을 추적한다.

뉴스웨이브 = 정민휘 기자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가 한온시스템 지분(한앤컴퍼니 보유분) 인수와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을 54.77%로 늘린다. 절차가 마무리되면 한온시스템은 기존 관계기업에서 종속기업으로 변경된다. 다만 연결 편입 시 한온시스템의 차입금 4조5000억원과 부채비율 300%에 육박하는 재무부담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로 전이될 전망이다.

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 한앤컴퍼니가 보유한 한온시스템지분 23%를 주당 1만원에 매입한다. 한온시스템의 경영권을 얻는데 들어가는 자금은 1조2277억원이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 한온시스템 유상증자에도 6000억원을 투입한다. 이를 더하면 총 1조8277억원을 수혈하는 셈이다.

한앤컴퍼니가 보유한 한온시스템 지분 매입과 유상증자 납입이 마무리되면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가 확보하게 될 한온시스템 지분율은 기존 19.49%에서 54.77%로 높아진다. 

최종 인수까지 남은 절차는 한온시스템 내부 승인, 주식매매계약(SPA) 등 본계약 체결, 해외 결합 승인 등이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 올해 12월 말 이전까지 절차를 모두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한온시스템 인수가 가져올 변화는 크다. 인수 마무리 이후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가 속한 한국앤컴퍼니그룹 자산총액은 26조원(국내 재계 30대 그룹 진입) 규모로 증가한다. 

반면 인수 주체인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의 재무 건전성 타격은 불가피하다. 관계기업에서 종속기업으로 변경되면 한온시스템이 가진 차입금이 연결 편입으로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재무제표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본사.  사진=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의 올해 상반기말 연결 기준 현금성자산은 2조9639억원이다. 총차입금 1조1956억원에 현금성자산(2조9639억원)을 상계한 순차입금은 마이너스(-)1조7683억원으로 재무 건전성이 양호한 편이다. 

하지만 종속기업으로 들어올 예정인 한온시스템의 올해 상반기말 기준 총차입금(리스부채 포함)은 4조4774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말(4조1464억원)보다 3000억 이상 증가했다. 2020년(3조4297억원) 이후 총차입금 규모는 꾸준히 증가했다.

같은 기간 현금성자산을 제외한 순차입금 역시 꾸준히 증가했다. 2020년 2조918억원, 2021년 2조3065억원, 2022년 2조8312억원, 2023년 3조3533억원, 올해 상반기 3조7780억원을 나타냈다. 올해 6월말 기준 현금성자산 6994억원, 부채비율 274.0%, 차입금의존도 46.1% 등 재무지표 흐름이 좋지 않다. 

문제는 한온시스템의 불안정한 실적이다. 한온시스템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0.1% 감소한 716억원을 기록했다.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인 2조5599억원을 냈지만 수익성은 악화 됐다. 해외법인의 지분법 손실도 확대됐는데, 올해 상반기 해외법인의 당기순손실은 298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적자전환했다.

한온시스템의 최근 5년간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2020년 7840억원, 2021년 8343억원, 2022년 8145억원, 2023년 8757억원, 올해 상반기 4573억원 수준이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가 한온시스템 인수 안건을 최종 결의한 이후 한국타이어와 한온시스템 주가는 동반 하락세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주가는 10월22일 종가 기준 3만6550원으로 8월1일 주가(4만3700원)와 비교하면 16.56% 떨어졌다. 한온시스템 주가는 인수 발표 직후인 올해 5월7일 6800원(52주 신고가)을 찍었지만 이후 하락하면서 현재(10월22일 종가 기준 3820원) 반 토막 났다. 증권가 안팎에서 투입 자금 대비 시너지 효과에 대한 우려가 반영됐다는 목소리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