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별도기준 총차입금 1조4000억 돌파
- 올 상반기 총차입금·순차입금 확대, 부채비율 ‘껑충’
- 자본적 지출과 지분 투자가 원인
[편집자주] 단편적인 뉴스만으로 자본시장의 변화를 예측하는 것은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금융시장·기관·기업들의 딜(거래), 주식·채권발행, 지배구조 등 미세한 변화들은 추후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진다. 따라서 이슈 사이에 숨겨진 이해관계와 증권가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다양한 풍문을 살피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뉴스웨이브가 ‘게이트(門)’를 통해 흩어진 정보의 파편을 추적한다.
뉴스웨이브 = 이재근 기자
이랜드그룹의 지주사인 이랜드월드가 외부로부터 빌린 자금이 3년 새 900억원 가까이 증가했다. 자본적 지출이 급증한 데다 지분 투자까지 겹치면서 차입 규모가 증가했다. 이랜드월드는 올해 단기차입금 차환을 위해 자금 조달에 나서며 빚으로 빚을 갚는 모양새다. 실제로 최근 조달한 자금은 기존 차입금 상환에 쏟아붓고 있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랜드월드의 올해 상반기 말 연결기준 총차입금 규모는 4조7756억원을 기록했다. 2021년 12월 말(4조6873억원) 보다 883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별도기준 총차입금은 1조3790억원에서 595억원 늘어난 1조4385억원을 나타냈으며, 이로 인한 이자비용은 468억원에 달했다.
순차입금 역시 확대됐다. 2019년 말 3조2000억원대에 머물던 순차입금은 올해 6월말 4조2000억원대로 1조원이 뛰었다.
올해 상반기 연결 순차입금의존도는 41.6%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 191.3%를 보였다. 2021년 173.7%, 2022년 179.1%, 지난해 185.9%, 올해 1분기 190.4% 등으로 부채비율은 꾸준히 상승했다.
이랜드월드의 차입 규모가 증가한 배경에는 토스뱅크(485억원), 청년임대주택 관련 리츠(340억원) 등 지분투자가 늘어난 점이 주요 요인으로 자리 잡고 있다. 투자활동 현금흐름은 2023년 상반기 말 마이너스(-)501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말 –746억원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종속기업 및 관계기업 투자주식의 취득은 -20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5배 확대됐다.
마곡R&D센터, 중국물류센터 등에 들어간 자본적 지출도 차입금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별도기준 총차입금(1조4385억원) 가운데 단기성차입금(단기차입금, 유동성장기부채, 유동성리스부채 등) 비중은 절반 이상(58%)이다. 1년 내 만기가 도래하는 8470억원의 단기성차입금 상환 시점 다가오자 회사는 상환자금 조달을 위해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사채로 눈을 돌렸다.
무보증사채는 제3자의 보증이나 물적 담보의 제공없이 순수히 발행회사의 신용으로 발행하는 회사채다. 이채권은 발행 기업만이 원리금의 지급 책임진다. 일반적으로 무보증사채는 보증사채에 비해 높은 이자율을 제공한다. 이랜드월드의 신용등급은 BBB급이다.
지난 2월 조달한 제101회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사채 450억원(이자율 7.80%)은 모두 채무 상환에 쓰였다. 이 중 310억원(68.88%)은 3개월(2024년1월~4월까지) 만기로 빌린 단기성차입금을 갚는데 들어갔다. 이달 발행 예정인 제103회 무보증사채 300억원도 전액 3개월(2014년 9월~12월까지) 만기의 단기차입자금 상환에 쓰일 것으로 보인다.
1.5년물인 제103회 무보증사채는 지난 15일 수요예측에서 590억 원의 매수 주문을 받았다. 개별 민간채권 평가회사 평균금리(민평 금리) 기준 ±40bp(베이시스포인트·1bp=0.01%포인트)의 금리를 제시해 0bp에 모집 물량을 채웠다. 목표액의 2배에 가까운 자금을 확보하며 최대 500억원의 증액 발행 가능성에 청신호가 켜졌다.
이랜드월드는 1980년 이화여자대학교 앞 작은 보세 옷 가게 ‘잉글런드’가 전신이다. IMF로 인해 법정관리에 들어선 뉴코아를 2004년 인수하면서 외형이 커지기 시작했다. 이후 2009년 유통사업부문을 인적분할하며 이랜드리테일(법인)을 출범시켰다.
이랜드월드는 산하에 패션, 유통(아울렛), 미래(호텔·외식·레저·건설) 등 사업부문을 두고 있으며, 뉴발란스·스파오 등의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2024년 2분기 연결기준 매출 1조3324억원, 영업이익 721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6월 말 기준 최대주주(보통주 기준)는 박성수 회장 외 1인(48.7%)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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