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당성향 102.3%, 2017년 이후 누적 배당금 424억
- 영업활동현금흐름 1년 새 20% 증발
- 현금 2022년 252억 → 올해 5억…98% 감소
[편집자주] 단편적인 뉴스만으로 자본시장의 변화를 예측하는 것은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금융시장·기관·기업들의 딜(거래), 주식·채권발행, 지배구조 등 미세한 변화들은 추후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진다. 따라서 이슈 사이에 숨겨진 이해관계와 증권가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다양한 풍문을 살피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뉴스웨이브가 ‘게이트(門)’를 통해 흩어진 정보의 파편을 추적한다.
뉴스웨이브 = 임백향 기자
배당성향 100%가 넘는 러쉬코리아의 순영업활동현금흐름(NCF)이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1년 새 20% 이상 감소했다. NCF는 회사가 주된 영업활동에서 얼마를 벌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회사는 영업부문의 현금창출력이 낮아지며 잉여현금흐름(FCF)은 마이너스(-) 전환했다.
러쉬코리아의 올해 회계기준(2023년 7월부터 2024년 6월까지)에 따르면 NCF는 127억원을 기록했다, 작년보다 21% 줄었다. 영업이익률이 감소한 영향이 컸다. 영업이익률은 2022년 15.75%, 2023년 9.73%, 올해 8.64% 순으로 꾸준히 하락했다, 2년 전과 비교하면 7.11%포인트 줄었다.
지난 10년간 영업이익률을 훑어보면 2012년 0.20%, 2013년 0.82%, 2014년 4.37%, 2015년 4.59%, 2016년 8.50%, 2017년 11.05%, 2018년 6.71%, 2019년 7.51%, 2020년 5.31%, 2021년 13.57% 등을 보였다. 수년간 널뛰는 수익성 지표 불안정은 정밀한 사업계획을 짜기 힘들었을 거란 게 다수 전문가 지적이다. 통상 변동성 상황에서 영업이익률이 고르지 못하면 기업 손익 변동성은 확대된다.
최근 3년간 수익성이 뒷걸음질 치는 상황에서 러쉬코리아는 2023년 결산 배당과 올해 6월 중간배당으로 총 170억원의 현금이 유출됐다. 이는 2년 치 당기순이익과 맞먹는 규모다.
지난 4년 간 회사의 배당성향은 꾸준히 우상향 했다. 2021년 58.9%(60억원), 2022년 79.8%(120억원), 2023년 101.1%(90억원), 올해 102.3%(80억원) 순으로 높아졌다. 배당성향이 높다는 금융권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 러쉬코리아는 지난해 국내 금융기관 중 배당성향이 가장 높았던 산업은행(35.43%) 보다 높은 수준이다. 러쉬코리아가 첫 배당을 실시한 2017년부터 올해까지 누적 배당 총액은 424억원에 달한다.
영업활동으로 번 돈이 배당지급으로 빠져나가면서 기업 여윳돈인 잉여현금흐름(FCF)은 올해 –89억원을 나타냈다. 2022년(매출액 1243억원, 영업이익 194억원)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두는 등 단기성 실적 호조를 근거로 과도하게 배당을 가져가며 장기적 건전성을 저해한 것으로 풀이된다.
높은 배당은 회사 곳간을 비웠다. 올해 6월말 기준 현금및현금성자산은 5억원을 기록했다. 2020년 106억원, 2021년 169억원, 2022년엔 252억원, 지난해 160억원의 현금및현금성자산 규모와 비교하면 눈에 띄는 감소폭이다.
러쉬코리아의 높은 배당을 유지하는 배경을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온다. 무엇보다 단순한 이사회와 주주 구성이 고배당으로 이어졌단 분석이다. 이사회 내 사내이사는 우미령 대표 혼자다. 주요 주주는 우 대표 및 더열심히 등 특수관계자가 75%, 영국 러쉬(Lush Limited)가 25%를 들고 있다. 더열심히는 우 대표의 남편인 장승웅 대표(지분율 100%)가 운영하는 회사다. 더열심히로 흘러들어간 배당액을 근거로 추산되는 러쉬코리아 지분은 22.5%다.
주요 제무 지표를 살펴보면 총차입금 215억원 중 대부분은 리스부채(195억원)다. 순차입금은 지난해 74억원에서 올해 210억원으로 136억원 불어났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98.1%에서 121.5%로 증가하며 심리적 지지선인 100%를 넘어섰다. 차입금의존도는 33.7%애서 37.7%로 소폭 높아졌다. 2021년(32.9%), 2022년(30.5%)과 비교해도 30%대 박스권 안에서 움직이는 모양새다.
2022년 12월 설립된 러쉬코리아의 우 대표가 영국에서 들여온 비건 화장품 브랜드다. 자본금은 6666만원, 국내 직생산 제품은 약 20여 개이며, 전국 직영 매장 수는 올해 6월말 기준 73개다. 매출 순위는 전 세계 3위로 미국, 영국 다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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