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업익, 10년만에 1조원 밑돌아
- 부채비율, 2008년 금융위기 시절보다 높아
- 2조원 5년간 국내외 NGP와 해외 궐련담배에 투자
[편집자주] 단편적인 뉴스만으로 자본시장의 변화를 예측하는 것은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금융시장·기관·기업들의 딜(거래), 주식·채권발행, 지배구조 등 미세한 변화들은 추후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진다. 따라서 이슈 사이에 숨겨진 이해관계와 증권가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다양한 풍문을 살피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뉴스웨이브가 ‘게이트(門)’를 통해 흩어진 정보의 파편을 추적한다.
뉴스웨이브 = 정민휘 기자
KT&G의 수익성이 최근 크게 하락했다. 국내 담배 수요인구의 정체와 부동산 사업 종료가 원인으로 지목된다. 수익성 하락은 영업이익은 물론 현금흐름에 영향을 미쳤다. 2021년 이후 현금흐름은 감소 추세다. 회사는 NGP와 해외 궐련담배로 수익성 회복에 나서는 모양새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T&G의 지난해 별도기준 영업이익은 9317억원으로 지난해 동기(1조1천203억원) 대비 16.83% 감소했다. KT&G의 연간 영업이익이 1조원을 밑 돈 건 2013년 이후 처음이다.
2016년만 해도 KT&G는 매출 2조9682억원, 영업이익 1조3051억원의 실적을 올려 영업이익률 44%를 기록했다. 이는 당시 삼성전자의 영업이익률(16~17%) 보다 3배, 국내 제조업 평균 영업이익률(5.1%)보다 8배 이상 많은 수치다. 담뱃값을 올려 흡연율을 낮추겠다는 취지로 담배 한 갑 가격을 2014년 2500원 안팎에 2015년 1월부터 4500원 전후로 인상한 요인이 컸다.
실제로 담배값 인상은 흡연구역 확대, 헬스 열풍과 맞물려 국내 담배 수요 증가를 멈추게 했다. 국내 궐련형 담배 판매량은 2016년 36억6000만갑에서 지난해 30억갑으로 18.03% 감소했고, 같은 기간 NGP(전자담배) 판매량은 0갑에서 6억600만갑으로 증가했다. 즉 궐련형 담배 수요가 NGP로 넘어 갔을 뿐 전체 담배 수요량은 더 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여기에 더해 지난해는 부동산 부문의 영업이익이 반토막 나며 영업이익을 더욱 끌어내렸다. 2023년 부동산 부문의 영업이익은 705억원으로 전년(1805억원)에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처럼 영업이익이 감소한 반면 자사주 매입, 배당, 설비투자(CAPEX) 등은 증가했다. 지난해 CAPEX에 5148억원, 자사주 매입에 3027억원, 배당금 지급에 약 5900억원을 썼다.
지난해 상당한 금액이 현금으로 유출되며 잉여현금흐름(FCF)은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최근 3년 간 KT&G의 FCF 추이는 꾸준히 낮아졌다. 2020년 4598억원, 2021년 5614억원, 2022년 298억원, 지난해 –170억원을 기록했다. 올 상반기 FCF는 –2370억원에 달했다.
올 상반기 말 기준 KT&G의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42.7%로 집계됐다. 이는 16년 전인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의 KT&G 부채비율(40.2%)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회사는 2009년(29.04%) 이후 20~30%대 부채비율을 유지해 왔다. 2021년(26.37%) 이후부터 상승세를 탄 부채비율은 2022년 31.45%, 2023년 37.45%, 올해 상반기 42.7%를 기록했다.
통상 부채비율이 100% 이하면 재무건전성이 우량한 기업으로 평가하지만, 국내 담배사업 독과점 구조에 정점에 서 있는 KT&G의 특수성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수치다.
회사는 돌파구 마련을 위해 NGP와 글로벌 궐련담배로 눈을 돌리고 있다. 2021년에서 2023년 사이 NGP 매출액은 1947억원에서 9994억원으로 4배 이상 성장했다. 올해 상반기 NGP 매출액은 3740억원을 보이며 전년 3896억원 대비 소폭 하락 했다.
글로벌 궐련담배 매출액은 2021년 6858억원에서 지난해 1조1138억원으로 62.4%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해외 궐련담배는 5306억원에서 6509억원으로 22.67% 증가했다. 인도네시아, 몽골, 러시아 등의 높은 흡연율이 글로벌 궐련담배 매출액에 긍정적 영향을 줬다.
KT&G는 2023~2027년까지 신규 CAPEX 3.5조원 중 2조원을 국내외 NGP와 해외 궐련담배 생산 설비에 투자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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