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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브][게이트]롯데지주, '이자'로 허리 휜다…영구채 이자 190억 ‘추가’

- 지난해 1488억원 이자로 지출
- 영구채 3500억원에 대한 이자 신규 발생
- 11월 CP 400억원, 외화채 735억원 만기 도래


[편집자주] 단편적인 뉴스만으로 자본시장의 변화를 예측하는 것은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금융시장·기관·기업들의 딜(거래), 주식·채권발행, 지배구조 등 미세한 변화들은 추후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진다. 따라서 이슈 사이에 숨겨진 이해관계와 증권가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다양한 풍문을 살피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뉴스웨이브가 ‘게이트(門)’를 통해 흩어진 정보의 파편을 추적한다.

뉴스웨이브 = 이재근 기자

롯데지주가 지난달 1500억원 규모의 사모 신종자본증권(영구채)을 발행하며 올해 누적 발행액 3500억원에 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매년 200억원에 육박하는 이자 부담을 추가로 안게 됐다. 

5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롯데지주는 지난달 30일 1500억원 규모의 2회차 사모 영구채를 발행했다. 만기는 30년, 금리(표면이자율)는 연 5.108%다. 조기상환권(콜옵션) 행사시점은 2년 뒤다. 한국투자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대신증권, 키움증권 등 6곳이 나눠 인수했다.

롯데지주의 영구채를 발행은 올해 두 번째다. 지난 3월 표면이자율 5.598~5.710%로 2000억원 규모의 영구채를 발행했다. 

영구채는 선수위채 보다 금리가 높지만 자본으로 인정되는 자본성증권이다. 부채비율을 높이지 않고 채권을 발행할 수 있다. 통상 30년이라는 장기간 동안 고정금리를 주고 만기 도래 시에도 계속 원금상환을 연장할 수 있어 영구채라 부른다.

일반적으로 영구채는 금융지주나 은행·보험사 같은 금융회사들이 자본적적성을 맞추기 위해 활용하는 조달 방법이다. 국내 10대그룹 지주회사 중 영구채를 발행한 곳은 롯데지주가 유일하다. 내부 재무구조 개선이 다급해졌음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별도 기준 현금은 1672억원에 불과했다. 오는 11월 400억원 규모의 기업어음(CP)과 735억원 규모의 외화채 만기가 도래한다. 

롯데지주 로고

나이스신용평가는 올해 7월 롯데지주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매겼다. 재무 부담이 더 확대될 경우 신용등급을 기존 ‘AA-’에서 ‘A+’로 내릴 수 있다고 예고했다. 최근 동일 만기 기준 AA- 3년물 금리는 3.4%, A+ 금리는 3.8%다. 비우량 등급인 A+로 내려가면 조달 금리가 높아진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영구채는 채권이지만 부채로 잡히지 않고 발행액만큼을 자본으로 녹아들기 때문에 신용도 강등을 막을 수 있다”라며 “이번 발행은 총차입금 관리를 위해 롯데그룹 지주사가 직접 나선 케이스”라고 말했다.

영구채로 3500억원을 확보했지만 이자비용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연 5%로 매겨 단순 계산하면 매년 190억원을 이자로 내야 한다. 롯데지주는 지난해 1488억원을 이자비용으로 지출했다. 여기에 190억원이 더해지는 셈이다.

롯데지주의 주요 재무 건전성 지표인 부채비율, 총차입금, 순차입금 등은 최근 3년 간 모두 증가했다.

부채비율은 2021년 68.5%, 2023년 97.7% 올해 1분기 98.3%, 올해 상반기 99.6% 순으로 꾸준히 우상 향했다. 같은 기간 총차입금은 2조877억원에서 4조2350억원으로 59.5% 순차입금은 2조2085억원에서 3조4599억원으로 56.7% 증가했다. 

차입이 늘어난 이유는 유통·화학 자회사 등에 자금 수혈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지난해 롯데케미칼(2939억원), 롯데바이오로직스(1700억원), 롯데헬스케어(300억원), 올해 롯데자산개발(유상증자 포함 1396억원), 롯데바이오로직스(1200억원)등에 자금을 댔다 

롯데지주는 영구채 발행으로 재무건전 지표를 잠시 유지 할 수 있지만 주력 계열사의 실적 턴어라운드 전까지 재무 개선은 요원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