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테스나-사이파이브 간 SPA 마무리 단계
- 두산그룹, 시스템반도체 사업 확장 추진
- 2022년 OSAT 업체 ‘두산테스나’ 인수 이어 설계분야 진출
[편집자주] 단편적인 뉴스만으로 자본시장의 변화를 예측하는 것은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금융시장·기관·기업들의 딜(거래), 주식·채권발행, 지배구조 등 미세한 변화들은 추후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진다. 따라서 이슈 사이에 숨겨진 이해관계와 증권가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다양한 풍문을 살피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뉴스웨이브가 ‘게이트(門)’를 통해 흩어진 정보의 파편을 추적한다.
뉴스웨이브 = 임백향 기자
두산그룹이 계열사 두산테스나를 통해 국내 최대 디자인하우스인 세미파이브를 인수한다. 지난해 세미파이브에 204억원을 투자한지 1년만이다. 디자인하우스는 반도체 칩 내부의 전자회로(IC)를 설계하는 회사를 의미한다. 최근 두산그룹과 세미파이브의 대주주인 사이파이브 측 간에 주주간계약(SPA)가 오간 것으로 확인됐다. SPA에는 경영권 양수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두산테스나(옛 테스나)를 인수하며 시스템반도체 후공정 사업에 첫 진출한 두산이 빠르게 반도체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모양새다.
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두산테스나가 디자인하우스인 세미파이브의 경영권을 가져온다. 이번 M&A에 매수자로 나선 두산테스나는 지난 2022년 두산이 4600억원을 투자해 인수한 국내 OSAT(반도체외주패키징테스트) 회사다.
두산테스나와 세미파이브의 최대주주인 사이파이브(지분율 17.89%) 양측 간의 SPA 검토는 마무리 단계로 알려졌다. 매매가격은 외부로 나오지 않았지만 최근 세미파이브 시리즈 기준 기업가치가 4500억원이었던걸 감안하면 경영권 프리미엄이 더해진 주당 주식 가격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이번 딜의 규모를 1000억원 초중반으로 추산한다.
두산은 지난해 3월 세미파이브 시리즈B 브릿지 투자에 전략적투자자(SI)로 참여해 204억원을 투입했다. 이 과정에서 두산은 신주 190억원, 구주 14억원 등을 투입해 지분 약 4%를 확보했다. 두산은 FI가 아닌 SI 자격으로 참여했는데, 세미파이브 측도 두산의 투자를 받아들였다. 당시 두산의 SI참여는 세미파이브와 협업을 통한 시너지 창출 등을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는 두산이 세미파이브 인수를 통해 두산테스나와 협업을 도모할 수 있는 분야가 적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당장 두산은 세미파이브 인수 이후 두산테스나의 후공정 고객사 풀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반도체 제조업체와 패키징 업체들은 전공정의 반도체 회로 선폭 미세화로 이를 보완하기 위해 후공정에 전공정 기술을 결합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이병주 전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두산이 두산테스나를 통해 패키징·테스트 반도체 후공정 사업에 진출하기는 했지만, 그간 시스템반도체 관련 사업을 전반적으로 아우르지 못한 과제를 안고 있었다”라며 "세미파이브 인수로 시스템반도체에 대응할 수 있는 영역을 확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세미파이브 입장에서도 두산의 품 안에서 보다 안정적인 사업을 운영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세미파이브의 매출은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동시에 영업손실도 확대되고 있다. 시스템반도체 산업 특성상 초기 투자금이 큰 탓이다. 업력 6년 차에 누적 투자유치 금액은 2406억원에 달하지만 재무구조는 여전히 악화 상태다. 향후 두산으로부터 자금은 물론 전반적 사업을 지원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세미파이브는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출신인 조명현 대표와 미국 반도체 스타트업 사이파이브(SiFive)가 2018년 만든 회사다. 팹리스와 파운드리 사이에서 칩 설계와 공정 최적화 등을 돕는 사업을 영위한다. 팹리스를 직접 상대해 설계를 위한 플랫폼을 기반으로 고객사마다 직접 설계하기 원하는 부분만 바꿔 제공하는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한다. 현재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설계솔루션 파트너(DSP) 중 하나로 팹리스 고객과 삼성전자 파운드리를 연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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