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차 풋옵션 60% 137억원 청구…현금성자산 17억원
- 자회사 지분 41.41% 매각, 192억원 확보
[편집자주] 단편적인 뉴스만으로 자본시장의 변화를 예측하는 것은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금융시장·기관·기업들의 딜(거래), 주식·채권발행, 지배구조 등 미세한 변화들은 추후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진다. 따라서 이슈 사이에 숨겨진 이해관계와 증권가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다양한 풍문을 살피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뉴스웨이브가 ‘게이트(門)’를 통해 흩어진 정보의 파편을 추적한다.
뉴스웨이브 = 이재근 기자
효소업체인 제노포커스의 무기명식 무보증 사모 전환사채(CB)를 사들였던 투자자들이 투자금액의 절반 이상에 대해 풋옵션(조기상환청구권)을 요구했다. 제노포커스가 2년 전 시설자금과 운영자금 목적으로 조달한 CB의 전환가가 주가와 역전됐다. 시세차익을 노리고 CB를 사들였던 투자자들은 원금 회수에 적극 나서고 있다. 회사는 140억원에 육박하는 풋옵션에 대응해야 하지만 곳간의 현금은 20억원에 못 미친다. 제노포커스는 경영권 매각과 자회사 지에프퍼멘텍의 지분 일부 매각을 추진 중이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제노포커스의 4회차 CB에 투자한 투자자들이 2차 풋옵션을 청구했다. 제노포커스는 원금의 59%에 해당하는 137억원을 조기상환일인 이달 6일 투자자에게 돌려줘야 한다. 조기상환청구권이란 CB를 보유자(채권자)가 주식으로 전환하지 않고 이자와 원금을 상환받는 것이다. 전환가 주가보다 높아지면 손실을 피하기 위해 풋옵션을 행사한다.
4회차 조기상환청구권 행사는 발행일로부터 2년 뒤인 지난 7월 6일부터 시작됐다. 1차 풋옵션 물량 40억원(17%)에 이어 이번 2차 청구가 더해지면서 누적 풋옵션 행사비율은 76%가 됐다.
주가 하락세를 감암하면 풋옵션 청구 금액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제노포커스의 주가는 2일 장마감 기준 3000원을 기록했다. 연초 대비 약 25%가 빠졌다. 주가 하락에 따라 전환가도 낮아졌다. 전환가는 지난해 7월 5747원에서 4523원으로, 올해 1월 4140원, 7월엔 리픽싱 최저 전환가인4023원으로 조정됐다. 투자자가 주식으로 전환 시 손해보는 구조다.
투자자는 표면이자율 0%로 만기일(2027년7월6일)까지 돈을 CB에 묶어둘 요인이 적다. 제노포커스 CB에 투자했던 투자자는 현재로선 실패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시세차익을 노리고 투자했으나 제노포커스 주가가 곤두박질치면서 무이자로 2년 3개월째 돈을 빌려준 셈이 됐다.
해당 CB는 제노포커스가 지난 2022년 7월 총 232억원 규모로 발행한 것으로 표면이자율 0%, 만기이자율 2%로 설정됐다. CB 발행은 시설자금(100억원)과 운영자금(132억원) 확보 차원이었다.
풋옵션에 대응하기 위한 현금 사정은 빠듯한 형편이다. 6월 말 기준 현금성자산은 17억원이다. 반면 순차입금은 225억원에 달한다. 차입금 243억원 중 1년 이내 상환해야하는 단기차입금은 240억원이다.
회사는 차환 자금 마련을 위해 자회사인 지에프퍼멘텍 지분 41.41%를 192억원에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2일 체결했다. 인수자는 노틱글로우홀딩스다.
제노포커스는 경영권 매각도 추진 중이다. 증권업계는 경영권 매각 성공에 대한 우려를 보이고 있다. 매출 정체, 영업적자 등 여러 부정적 이슈들이 해소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별도 기준 매출액은 전년 대비 11.8% 증가한 142억원을 거뒀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9.3% 감소한 3억원을 기록했다. 연결기준 영업손실 역시 증가세다. 2018년부터 시작된 적자는 2021년 38억원, 2022년 62억원, 2023년 94억원 순으로 적자 폭을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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