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달 이상 CB "납입 지연" 자금조달 리스크 부각
- 투자 유치 무산시, 재무 악화 ‘악순환’
[편집자주] 단편적인 뉴스만으로 자본시장의 변화를 예측하는 것은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금융시장·기관·기업들의 딜(거래), 주식·채권발행, 지배구조 등 미세한 변화들은 추후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진다. 따라서 이슈 사이에 숨겨진 이해관계와 증권가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다양한 풍문을 살피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뉴스웨이브가 ‘게이트(門)’를 통해 흩어진 정보의 파편을 추적한다.
뉴스웨이브 = 황유건 기자
완전자본잠식 상태인 네이처리퍼블릭의 150억원 규모 전환사채(CB) 납입이 계속 지연되고 있다. 네이처리퍼블릭의 자금 사정이 이미 악화한 터라 CB 납입 성사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다. 투자은행(IB) 업계는 네이처리퍼블릭의 저조한 실적을 납입지연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
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네이처리퍼블릭은 150억원 규모 제2회차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사모 CB의 납입이 5개월 넘게 지연됐다. CB는 지난 4월18일 공시 한 것으로, 납입일은 4월30일이었다. 장기간 납입이 지연되면서 사실상 투자 유치가 무산될 수 있는 우려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일반적으로 자금조달 난항 신호가 장기화되면 투자 철회로 이어질 수도 있다”라고 지적했다.
CB 발행 대상은 SPE스페셜시츄에이션스펀드1호다. 이 펀드는 올해 초 설립된 사모펀드 서울프라이빗에쿼티(서울PE)가 출자한 특수목적회사(SPE)다.
서울PE는 2025년 4월부터 주당 1만2000원에 보통주로 바꿀 수 있다. 표면 이자율 4%, 만기 이자율 8%다. 2026년 4월부터 3개월마다 네 차례에 걸쳐 조기상환을 요구할 수 있어 투자자에게 유리한 조건이다.
납입일 지연은 발행 대상이 자금을 조달하기가 어려운 상황이거나 투자 유치 조건이 맞지 않음을 암시한다.
일각에서는 서울PE가 올해 설립 신생 PE인 만큼 LP로부터 자금을 내려받기 어려운 상황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지만 가능성은 매우 낮게 보인다. 오히려 IB 업계는 네이처리퍼블릭의 실적을 원인으로 보고 있다.
통상 비상장사의 CB 투자, 전환가액, 조정방식 결정 등은 회계법인에서 진행한 가치(실적) 평가로 이루어지는데, 네이처리퍼블릭의 최근 실적을 감안하면 회사가 가치평가 조건을 맞추지 못한 것으로 관측된다.
네이처리퍼블릭은 올해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623억원, 마이너스(-)2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4% 줄었고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같은 기간 자본총계는 마이너스(-) 49억원을 보였다.
2022년부터 완전자본잠식 상태인 네이처리퍼블릭은 자체적인 현금 창출을 위한 자금조달이 필요한 상황이다.
현금및현금성자산도 꾸준히 줄었다. 2019년 56억원, 2020년 43억원, 2021년 8억원, 2022년 6억원, 2023년 8억원, 올해 1분기 11억원 수준이다. 올해 6월 말 기준 현금과 단기금융상품은 14억원이다. 반면 1년 내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금은 158억원(단기차입금, 유동성 장기차입금 포함)에 달한다.
상환 기한이 1년 미만인 매입채무 211억원으로 매입채무를 더 높이기 어려운 여건이다. 자금 조달이 늦어지면서 사업 운영에 난항이 예상된다.
네이처리퍼블릭은 1세대 브랜드숍 업체다. 과거 네이처리퍼블릭은 한 병에 5000원 미만의 알로에 수딩젤이 중국 등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전성기인 2015년 2015년 매출 2848억원을 기록, 브랜드숍 업계 5위까지 오르며, 프리 IPO(상장 전 투자유치) 성격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당시 몸값은 약 6000억원에 달했다. 유진투자증권 등 다수의 증권사가 신주를 인수했다.
이후 2016년 적자로 전환했고 2021년까지 6년 연속 영업손실을 냈다. 2022년 영업이익 2억원, 2023년 비용절감으로 3억원의 영업흑자를 거뒀으나 올해 상반기 전년 동기(2억원) 대비 적자 전환(-17억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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