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자 4000억, 1년 내에 도래하는 단기성 차입금 10조
- 2026년 말까지 IPO 불발시, 최대주주 변경 가능성↑
- SK이노베이션과 재무 인계철선으로 묶여
[편집자주] 단편적인 뉴스만으로 자본시장의 변화를 예측하는 것은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금융시장·기관·기업들의 딜(거래), 주식·채권발행, 지배구조 등 미세한 변화들은 추후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진다. 따라서 이슈 사이에 숨겨진 이해관계와 증권가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다양한 풍문을 살피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뉴스웨이브가 ‘게이트(門)’를 통해 흩어진 정보의 파편을 추적한다.
뉴스웨이브 = 정민휘 기자
SK온이 현금창출력이 악화한 가운데 1년 이내에 갚아야 하는 차입금의 규모가 1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입금 20조원에 대한 순수 이자비용은 4000억원에 이른다. 여기에 더해 금융비용 중 바로 비용처리하지 않고, 자산화 시킨 후 향후 감가상각 혹은 매출원가로 비용화하는 자본화 차입원가는 900억원을 넘어섰다. 프리IPO(상장 전 투자유치) 당시 재무적투자자(FI)에게는 약속한 IPO 기한이 2년 앞으로 다가오면서 SK온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온의 올해 상반기 차입금은 20조원을 기록했다.
차입금(20조원) 중 9조8594억원(47%)은 만기 도래가 1년 이내인 단기성 차입이다.
회사는 올해 상반기 이자비용으로 3961억원을 썼다. 이와 별도로 자본화된 차입원가는 908억원을 나타냈다. 이자비용과 자본화된 차입원가를 합친 값은 4869억원이다. ‘자본화된 차입원가’란 이자관련 원가를 즉시 비용투입하지 않고 자본화해(자산취득원가 계상), 해당자산의 감가상각 기간 동안 상각하는 것을 의미 한다.
기업의 총 이자비용에는 차입금·사채에서 발생하는 이자 외에도 자본화된 차입원가, 리스부채에 대한 이자 등을 포함한다. 지난해 SK온의 이자비용은 4698억원, 자본화된 차입원가는 1704억원으로 합계는 6402억원이다. 올해 상반기 집계액(4869억원)이 이미 지난해(6402억원)의 76.05%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올해 금융비용은 지난해 규모를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SK온은 미국과 유럽 등 글로벌 생산능력 확대를 위해 설비투자가 계속되어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해 6조7869억원을 투입했고, 올해는 7조5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SK온은 투자금을 메우기 위해 유상증자, 프리IPO, 신종자본증권, 주가수익스와프(PRS) 등 전방위적인 자본성 조달 활동을 진행해 왔다. 설립된 후 약 3년간 6조3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끌어 모았다.
올해만 2조4800억원을 신규로 조달했다. ▲올해 초 100% 미국 자회사인 SK배터리아메리카(SK Battery America)를 통한 유로본드(FegS) 5억달러(6800억원) 확보 ▲3월 3000억원 규모의 녹색채권 발행 ▲6월 신종자본증권을 통해 5000억원 확보 ▲이달 2일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 결정 등을 추진했다.
이번 유상증자는 한국투자증권(4000억원), 신한은행(2700억원), 신한투자증권(1300억원), KB증권(2000억원) 등이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제3자배정에 참여한다. 이들은 PRS 방식으로 투자한다. PRS는 정산 시기에 주가가 기준가보다 낮거나 높으면 서로 차익을 물어주는 방식이다.
SK온의 PRS 계약에서 눈길을 끄는 대목은 SK이노베이션이 FI에게 PRS 계약 수수료를 제공하고, 계약만료 시점에서 수익도 대신 보장한 점이다. SK온과 SK이노베이션이 사실상 재무 인계철선으로 묶이는 모양새다.
SK이노베이션은 SK온 설립 초기부터 유상증자와 프리IPO에 참여해 돈을 댔다. SK온의 프리IPO 조달금(4조8000억원)의 절반(2조원)을 SK이노베이션이 담당했다.
문제는 프리IPO 당시 FI에게 약속한 2026년 말까지의 상장이다. 2022년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와 이스트브릿지 컨소시엄을 FI로 유치해 1조원 넘는 투자금을 모았다. 지난해 5월 MBK파트너스 컨소시엄으로부터 약 1조원을 추가로 모집했다.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 측과 MBK파트너스 측은 기존 IPO 일정 준수를 고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SK온이 상장 데드라인을 지키지 못하면 FI들은 드래그얼롱(동반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데 이렇게 되면 최대주주가 바뀔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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