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조 몸값 고평가 논란…PBR. 금융지주株보다 높아
- 국내 비교군 ‘카뱅’ 대비 주요 지표는 약세인데 PBR은 높아
- 오버행 우려, 업비트 높은 예금수신 리스크 발목
[편집자주] 단편적인 뉴스만으로 자본시장의 변화를 예측하는 것은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금융시장·기관·기업들의 딜(거래), 주식·채권발행, 지배구조 등 미세한 변화들은 추후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진다. 따라서 이슈 사이에 숨겨진 이해관계와 증권가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다양한 풍문을 살피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뉴스웨이브가 ‘게이트(門)’를 통해 흩어진 정보의 파편을 추적한다.
뉴스웨이브 = 이재근 기자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기업공개(IPO) 삼수를 확정했다. 지난 6월 28일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한 지 4개월 만인 지난 18일 상장 철회신고서를 제출했다. 이번 IPO 철회는 지난해 2월 IPO 철회에 이어 두 번째다. 회사는 내년 2월 전까지 상장을 재추진한다는 방침이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케이뱅크가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입성 작업을 전면 중단하고 한국거래소에 상장 철회서를 제출했다. 당초 케이뱅크는 16일까지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21일과 22일 양일간 일반청약 진행을 거쳐 이달 30일 코스피에 입성할 예정이었다. 케이뱅크는 지난 2022년에도 코스피 상장을 추진했지만 이듬해 증시가 부진하자 지난해 2월 IPO를 철회했다. 이후 약 1년 8개월 만에 재상장을 추진하는 것인데 이 역시 좌절되며 삼수를 기약하게 됐다.
이번 IPO 실패는 ▲높은 몸값 ▲부적절한 비교기업 선정 ▲업비트에 대한 높은 수신 의존도 등이 걸림돌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케이뱅크는 초기부터 과도한 기업가치 논란이 일었다. 회사는 기업가치를 산정하면서 비교회사 3사(카카오뱅크, 일본 스미신넷뱅크, 미국 뱅코프)의 주가순자산비율(PBR) 평균인 2.56배를 적용했다. PBR(2.56배) 적용한 케이뱅크의 공모 희망가는 9500~1만2000원으로 예상 시가총액은 3조9,586억 원에서 5조3억원이다.
케이뱅크의 PBR은 사업 구조가 견고하다고 평가받는 국내 금융지주(평균 1이하) KB금융(0.62배)·신한지주(0.52배)·하나금융지주(0.45배)·우리금융지주(0.36배) 등보다 높다.
비교회사인 카카오뱅크의 PBR(1.72배) 대비 0.84배 높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상반기 기준 당기순이익과 총자본 모두 케이뱅크의 2∼3배를 웃돈다. 월간 활성 이용자수(MAU) 역시 카카오뱅크(1500만명)는 케이뱅크 보다 4배가량 많다.
통상 기업의 가치평가는 ‘절대가치’ 또는 ‘상대가치’ 산출방식으로 진행한다. 절대가치가 기업의 미래 현금흐름을 할인하여 현재가치로 환산하기 때문에 비교적 정확한 예측과 적절한 할인율 설정한다. 반면 상대가치는 유사 기업과의 비교를 통한 PBR(주가순자산비율), PER, PSR 등으로 가치를 매긴다. 케이뱅크의 경우 후자에 속한다.
높은 구주매출(기존 주주 지분 매각) 비중도 투자 심리를 얼어붙게 했다. 총공모주 8200만주 중 4100만주(50%)가 구주매출로 나오면서 기존 주주들이 지분 매각에 집중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구주매출 자금은 케이뱅크에 유입되지 않고 기존 투자자들에게 돌아간다.
MBK파트너스(KHAN SS L.P), 베인캐피탈(BCC KINGPIN. LLC), MG새마을금고(카니예 유한회사), 제이에스신한파트너스 유한회사 등이 이번 IPO에서 구주매출(주당 투자 단가 6500원)을 진행할 계획이었다. 상장 첫날 유통 가능 물량은 37.32%에 달하며, 3개월 후엔 재무적투자자(FI)의 보유지분 14.37%의 보호예수가 추가로 풀린다. 모두 잠재적 매도 물량(오버행)으로 간주된다. 이 같은 오버행은 주가 하락을 부추길 수 있다.
업비트의 높은 수신 편중도 투자 심리를 약화시켰다. 케이뱅크의 예금수신 중 업비트 고객 예치금 비중은 2021년 말 53%에서 올해 상반기 기준 16.8%로 감소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특정 업체에 자금이 집중될 경우 해당회사의 급격한 자금 유출 리스크가 케이뱅크로 전이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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