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케이뱅크 10월 말 IPO, FI 구주매출로 투자금 회수
- 공모 주식 절반이 구주매출···4100만주 물량 우려
- FI 엑시트로 케이뱅크 이사회 인원 축소 예고
[편집자주] 코스피·코스닥 시장은 랠리를 이어가고 있지만 기업공개(IPO) 시장 투자심리는 좀처럼 되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일부 대어급 종목들이 차가운 시장 분위기에 IPO 레이스를 완주하지 못하고 공모를 철회했다. 증시는 한 나라 경제의 바로미터다. 한국 증시가 만년 천수답에서 벗어나려면 투명한 IPO를 활성화해야 한다. 뉴스웨이브는 IPO 준비기업의 가려진 시간과 이로 인한 사업·지배구조 개편·배당정책을 추적한다.
뉴스웨이브 = 황유건 기자
케이뱅크가 오는 10월 말 유가증권시장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주요 재무적투자자(FI)들이 구주매출에 참여해 투자금을 회수할 것으로 보인다. MBK파트너스, 베인캐피탈, 카니예 유한회사(MG새마을금고), 제이에스신한파트너스 등 FI는 3년 전 케이뱅크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을 취득했다. 문제는 이번 공모 물량의 50%가 구주매출이란 점이다. 시장에서 높은 구주매출은 부담으로 인식한다. IPO 이후 케이뱅크의 이사회는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 FI의 엑시트로 은행권 최대 규모를 보인 케이뱅크 이사회 인원수는 축소될 전망이다.
2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지난 13일 금융위원회에 코스피 상장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본격적인 공모 절차에 돌입했다. 국내외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및 공모가 확정은 다음달 10일부터 16일까지, 일반 청약은 같은 달 21일과 22일에 걸쳐 진행한다. 상장 예정일은 10월 30일이다. KB증권, NH투자증권,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공동 대표 주관사를 맡았다.
희망 공모가는 9500원~1만2000원, 공모 금액은 7790억~9840억원이다.
IB 업계는 케이뱅크의 상장 후 몸값이 5조원 안팎에 달할 것으로 내다본다. 비상장 시장에서 4조5000억~5조원 수준의 기업가치로 주식이 거래되고 있는 것에 기인한다.
공모 주식수는 8200만주다. 시장에선 공모 물량 중 절반(4100만주)이 구주 매출로 이뤄진 점에 대해서 우려한다.
통상 IPO에서 높은 비중의 구주매출은 부담으로 여겨진다. 구주매출의 출현은 투자매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증시 분위기가 좋던 지난 2021년 하반기 코스피 시장에 상장한 크래프톤, 롯데렌탈은 3개월 이후 주가가 공모가의 35% 이상 하락했다. 두 기업 모두 구주매출 비중이 각각 35%, 50%였다.
익명을 요구한 금융권 관계자는 “구주매출이 50%로 결정된 데는 FI들의 입김이 세게 작용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케이뱅크는 지난 2021년 7월 재무적투자자(FI) 투자 유치로 1조2500억원을 증자한 바 있다. 증자 과정에서 MBK파트너스, 베인캐피탈, 카니예 유한회사, 제이에스신한파트너스, 컴투스 등이 FI로 참여해 총 7250억원을 투자했다. 주식 취득 단가는 1주당 6500원이다.
MBK파트너스, 베인캐피탈, 카니예 유한회사의 유한책임조합원(LP)인 MG새마을금고, 제이에스신한파트너 등 FI는 이번 공모 과정에서 투자금 일부를 회수하기로 했다.
현재 케이뱅크의 비상장주식 가격(1주당 1만7000원)을 고려하면 상장 후 매각 차익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케이뱅크의 12명 이사회 구성도 바뀔 거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전체 사외이사 8명 중 4명의 사외이사가 내년 3월 31일 임기 만료된다.
FI측이 사외이사 추천권을 부여받아 이사회에 입성한 인물은 문주호 MBK파트너스 부사장, 여상훈 와이포인트 대표, 신리차드빅스 큐브인텔리젼스 대표, 최종오, 박규희 등이다. 문 부사장은 내년 3월 말 임기 종료를 앞두고 최근 물러났다. 일각에선 문 부사장의 사임을 두고 MBK가 케이뱅크와 결별하는 수순으로 해석한다.
케이뱅크 설립에 참여했던 우리은행의 경우 케이뱅크의 전략적 투자자(SI) 성격을 띠고 있어 당분간 구주매출로 주식을 매각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이 보유한 케이뱅크 주식은 공모 후 기준 4563만5977주다. 이 중 3739만4971주(81.94%인)는 신규 상장일로부터 6개월 간 보호예수가 설정됐다.
우리은행은 케이뱅크 설립 초기부터 자사 직원 다수가 케이뱅크로 이직하는 등 인적교류를 이어왔다. 케이뱅크 이사회에는 이동건 사외이사(우리은행 전 수석부행장), 탁윤성 사내이사(우리금융 자금세탁방지부 본부장) 등이 재직 중이다.
케이뱅크는 2016년 1월 설립된 제1호 인터넷전문은행이다. 2017년 4월 영업을 시작해 2021년 흑자 전환한 이후 매년 흑자를 거뒀다. 2021년 225억원, 2022년 836억원, 2023년 12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고, 올해는 상반기엔 854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올해 6월 말 기준 최대주주는 BC카드로 지분 33.72%를 보유하고 있다. 이어 우리은행 12.58%, MBK파트너스 8.19%, 베인캐피탈 8.19%, 카니예 유한회사 5.78%, NH투자증권 5.52%, 제이에스신한파트너스 5.12% 등 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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