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모가 ‘밴드 하단’ 결정…12일 코스닥 ‘입성’
- 실제(잠정)실적과 추정 손익 간의 차이를 커, 투심 냉각
- 적자 증가 → 결손금 누적 → 자기자본 감소 → 부채비율 증가…‘악순환’
[편집자주] 코스피·코스닥 시장은 랠리를 이어가고 있지만 기업공개(IPO) 시장 투자심리는 좀처럼 되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일부 대어급 종목들이 차가운 시장 분위기에 IPO 레이스를 완주하지 못하고 공모를 철회했다. 증시는 한 나라 경제의 바로미터다. 한국 증시가 만년 천수답에서 벗어나려면 투명한 IPO를 활성화해야 한다. 뉴스웨이브는 IPO 준비기업의 가려진 시간과 이로 인한 사업·지배구조 개편·배당정책을 추적한다.
뉴스웨이브 = 임백향 기자
기술특례상장 제도로 코스닥 입성을 준비 중인 뱅크웨어글로벌의 공모가가 희망 범위(밴드) 하단 밑에서 결정됐다. 올해 상반기 코스닥 상장 기업 중 공모가가 밴드 하단으로 확정된 곳은 뱅크웨어글로벌이 유일하다. 높은 부채비율과 3년 연속 적자 등이 밸류에이션 전반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더해 지난 2022년 완전 자본잠식 이력도 투심을 냉각시키는데 한몫했다.
1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뱅크웨어글로벌은 국내외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지난달 23~29일 5일간(영업일 기준) 수요예측을 진행한 결과, 공모가가 1만6000원으로 최종 확정됐다. 증권신고서의 희망 공모가 밴드(1만6000원~1만9000원)의 하단 가격이다. 이로 인한 시가총액은 1600억원이다.
이번 수요예측에는 총 827개의 기관이 참여해 155.7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밴드 상단 이상의 공모가를 제시한 기관(신청수량 기준)은 59.63%, 상단 이상을 제시한 곳은 31.57%로 나타났다.
올해 기업공개(IPO)를 진행한 곳 중 공모가가 희망 밴드 하단으로 결정된 기업은 뱅크웨어글로벌이 처음이다. 최근 수요예측을 진행한 아이빔테크놀로지와 피앤에스캐미닉스의 공모가는 각각 밴드 상단 이상인 1만원, 2만2000원을 확정했다. 두 회사 모두 1000대 1을 안팎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는 공통점이 있다. 뱅크웨어글로벌의 경쟁률과는 6배 이상 차이가 난다.
뱅크웨어글로벌에 대한 기관 수요예측이 저조한 이유는 수익성 악화로 적자 구조가 고착화된 영향으로 보인다. 매출액은 2021년 950억원 → 2022년 728억 → 2023년 729억원 순으로 역성장했고, 영업이익은 2022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적자를 지속했다.
이병주 전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올해 이미 재무악화가 진행된 상태에서 올해 상반기 매출은 물론 영업 실적까지 전망치에 못 미치면서 시장에선 2025년, 2026년 추정 실적 달성이 어렵다고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올해 반기 잠정 실적은 매출액 239억원, 영업손실 74억원 당기순손실 78억원이다. IPO를 진행하며 회사측이 제시한 2024년 추정 손익은 매출액 735억원, 영업손실 65억원, 당기순손실 72억원이다. 잠정 실적과 추정 손익 간의 차이를 보인다.
두 값을 비교해 보면, 매출액은 연간으로 환산 시 약 65% 도달에 그칠 것으로 추산된다. 영업손실은 반기에 이미 추정 손익을 넘어섰다. 당기순손실은 추정치를 돌파하기까지 약 2억원의 갭 차이를 보인다. 하반기 매출이 496억원 이상,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모두 흑자를 내야만 추정치에 겨우 맞출 수 있다.
금융투자 업계는 2년전(2022년) 재무 악화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놓였던 점을 지적한다. 당시 뱅크웨어글로벌은 자본총계가 마이너스(-) 33억8300만원으로 완전자본잠식에 빠졌다가 작년에 벗어났다.
빨라진 자본 감소 속도도 투자를 망성이게 하는 요소다. 최근 적자 규모가 분기당 30억~40억원으로 증가하며, 결손금 누적액이 커졌다. 이렇게 되면 자기자본을 줄이고 부채비율을 높이는 결과를 가져온다.
실제로 자본총계는 지난해 말 101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말 25억원으로 급감했다. 여기에 더해 올해 적자 폭이 커진 터라 자본잠식 위기에 처했다. 올해 1분기 기준 자본잠식률은 52%다.
부채비율은 2017년 200%대에 진입하며 2018년 말엔 두 배로 뛰었다. 이후 2023년 342.4%, 올해 1분기 460%, 올해 2분기 추정은 1183%로 우상향세다.
공모 자금(105만주·약 224억원)이 들어와야만 여유가 생긴다. 뱅크웨어글로벌 일반투자자 청약은 1, 2일이며, 상장일은 오는 12일이다.
뱅크웨어글로벌은 은행,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코어금융(수신, 여신, 결제, 할부·리스, 무역금융, 외환, 카드, 회계 등) 소프트웨어를 공급하는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회사는 코어금융 소프트웨어를 자체 기술로 개발해 국내외 100여개 금융기관에 공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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