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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뉴스웨이브][IPO]에이엘티, 상장하자마자 ‘적자’

- 올해 1Q 매출 40%가까이 증발
- 영업이익, 순이익 모두 적자 전환
- 2022년 순익 143억 기준…공모가 2만5000원 확정


[편집자주] 코스피·코스닥 시장은 랠리를 이어가고 있지만 기업공개(IPO) 시장 투자심리는 좀처럼 되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일부 대어급 종목들이 차가운 시장 분위기에 IPO 레이스를 완주하지 못하고 공모를 철회했다. 증시는 한 나라 경제의 바로미터다. 한국 증시가 만년 천수답에서 벗어나려면 투명한 IPO를 활성화해야 한다. 뉴스웨이브는 IPO 준비기업의 가려진 시간과 이로 인한 사업·지배구조 개편·배당정책을 추적한다.

뉴스웨이브 = 임백향 기자

지난해 7월 코스닥시장에 입성한 ㈜에이엘티가 올해 1분기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적자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닥 시장 입성 당시 기대에 못 미치는 성과다. 업황 악화와 설비 증설에 따른 감가상각비, 금융비용 등이 영향을 실적에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에이엘티는 올해 1분기 매출 90억원, 영업손실 3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지난해 동기(142억원)보다 38.55%(51억원) 줄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0억원에서 적자 전환했다. 올해 1분기 당기순손실도 37억원으로 집계돼, 지난해 동기(36억원)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섰다. 

에이엘티 실적이 꺾인 건 지난해 상장(7월 27일) 이후부터다. 2023년 말 매출액 476억원, 영업이익 48억원, 당기순이익 50억원으로 매출액은 7.4% 증가하는데 그친 반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39.0%, 64.8% 급감했다. 

감가상각비와 전환사채 평가손실 비용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실제로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살펴보면 감가상각비와 무형자산상각비는 173억원으로 전년 대비 32% 증가했다. 파생상품부채평가손실 금융비용 역시 29억원에서 81억원으로 늘었다.

에이엘티는 지난해 7월 27일 코스닥시장에 상장하면서 고성장세를 낙관하면서 기업가치를 책정했는데, 상장 후 첫 해 실적부터 기대에 어긋나는 모양새다. 

㈜에이엘티 CI

상장 전 회사는 2022년 연결 당기순이익 143억원의 약 10~12배를 몸값으로 희망했다. 같은 해 연결 매출은 443억원, 영업이익은 80억원을 기록했다. 이듬해인 2023년 1분기 영업이익률 32.24%와 전체 사업 영업이익률 25.26%도 기업가치 산정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피어그룹(비교기업) 4개사(LB세미콘·LB루셈·두산테스나·네패스아크)의 평균 PER 18.0배를 적용해 평가 시가총액은 2천432억원으로 산출했다.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에서 1835.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공모가는 희망밴드(1만6천700~2만500원) 상단보다도 22% 높은 2만5000원으로 확정됐다. 일반청약에서 7조654억원의 증거금이 모집되며 청약 경쟁률은 2512대 1을 보였다. 지난해 2000대 1 수준의 청약 경쟁률을 보인 건 에이엘티가 유일하다. 회사는 IPO(기업공개)에서 총 90만주를 발행해 225억원을 확보했다. 

에이엘티는 비메모리 반도체 후공정 업체다. 비메모리반도체 중에서도 디스플레이 드라이브 IC, CMOS 이미지센서, 파워 매니지먼트 IC 등 고난도 제품의 테스트를 주 사업으로 하는 외주반도체패키지테스트(OSAT)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최근 사업 비중은 웨이퍼 테스트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올해 3월 말 기준 웨이퍼 테스트 비중은 84.43%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올해 연초부터 시작한 메모리컨트롤러 생산 등 사업이 고객사와 계약 조정 등으로 매출 인식이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상장 과정에서 주요 성장 동력으로 메모리컨트롤러 웨이퍼와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테스트 사업을 제시한 만큼 올해 말까지 실적을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