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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뉴스웨이브][IPO]2년 연속 자본잠식 야나두...‘이익미실현 특례 유력’

- 자본금 16억, 자본총계 –142억...IFRS 적용 영향
- 재무 악화 지속, 매출 키우자 적자도 커져
- 적자 상태 감안해 '특례상장' 가능성↑, 몸값 1조


[편집자주] 코스피·코스닥 시장은 랠리를 이어가고 있지만 기업공개(IPO) 시장 투자심리는 좀처럼 되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일부 대어급 종목들이 차가운 시장 분위기에 IPO 레이스를 완주하지 못하고 공모를 철회했다. 증시는 한 나라 경제의 바로미터다. 한국 증시가 만년 천수답에서 벗어나려면 투명한 IPO를 활성화해야 한다. 뉴스웨이브는 IPO 준비기업의 가려진 시간과 이로 인한 사업·지배구조 개편·배당정책을 추적한다.

뉴스웨이브 = 임백향 기자

한때 6000억원의 기업가치 평가를 받으며 수백억원대의 프리IPO(상장전 지분투자)에 성공한 야나두가 2년 연속 자본잠식에 빠진 회사가 됐다. 매출 정체에 수년째 적자가 이어지면서 기업공개(IPO)를 둘러싼 행보에 이목이 쏠린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야나두의 지난해 말 연결기준 자본금은 16억원, 자본총계는 마이너스(-)14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129억원) 보다 자본잠식 지표가 악화했다. 회사는 자산보다 부채(빚)가 많은 자본잠식 상태를 2년 연속 이어오고 있다. 

지나친 투자 유치가 재무제표에는 독이 됐던 것으로 보인다. 회사는 설립 이래 지금까지 총 875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2014년 40억원, 2018년 130억원, 2020년 405억원, 2022년 300억원 투자를 성사시켰다. 이에 따른 RCPS부채·파생상품부채 총액은 2023년 말 기준 907억원으로 불어났다. 

2021년 말을 기점으로 야나두의 재무제표 작성법이 기존 일반기업회계기준(GAAP)에서 국제회계기준(IFRS)으로 변경됐다. IFRS는 투자 유치로 발행한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부채로 잡았다. GAAP가 RCPS를 자본(주식)으로 인식하는 반면 IFRS는 RCPS를 부채로 분류한다. 

이헌 회계기준 변경을 감안해도 야나두의 재무 악화는 지속했다. 실적 부진 영향이다. 최근 3년 연결기준 실적은 ▲2021년 매출 309억원, 영업이익 –90억원, 당기순이익 -390억원 ▲2022년 매출 931억원, 영업이익 –364억원, 당기순이익 –525억원 ▲2023년 매출 844억원, 영업이익 –130억원, 당기순이익 –1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는 전년보다 영업손실 폭을 줄였지만 여전히 적자 구조를 벗어나지 못했다. 

야나두 CI

시간을 더 뒤로 가 카카오가 인수하기 한 해 전인 2018년 실적을 살펴보면 매출 413억5600만원에 당기순손실 17억원을 내며 자본잠식 상태에 돌입했다.

2023년 말 현금성자산은 연결기준 300억원이다. 이 돈 중 일부(12억원)는 당장 오는 7월 만기가 도래하는 전환사채 상환으로 나가야 한다. 

시장의 기대가 무색하게 적자가 장기간 지속되자 상장 후 투자자 피해를 낳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회사는 올해 하반기 중 예심청구를 계획하고 있다. 상장 밸류에이션은 8000억~1조원 사이다. 상장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이다. 앞서 통일주권 발행과 전자등록도 마쳤다. 통일주권 발행은 통상 상장을 앞둔 기업이 상장 예비심사청구 전 거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진행하는 조치다. 

상장 트랙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적자 구조가 고착화된 상황을 고려하면 ‘이익미실현 특례(테슬라 요건)’ 방식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 테슬라 요건은 성장성이 주요 평가 기준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이 트랙을 활용하면 자본잠식 회사도 상장이 가능하다. 

야나두는 2022년 6000억원 규모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는데 당시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인 큐캐피탈파트너스는 300억원을 투자하며, 2024년 말까지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한다는 내용을 투자조항에 담았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특례상장 한 기업들에서 투자자 피해가 다수 발생하며 상장예비심사 문턱이 높아졌다”면서도 “테슬라 요건에서 성장성을 잘 어필한다면 상장예비심사는 무난히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어 “증시 입성이 반드시 성장을 담보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투자자의 주의가 요구된다”라고 덧붙였다.

야나두는 온라인 영어교육 플랫폼 업체다. 2016년 KT 출신인 김민철 공동대표(지분율 13.67%)가 인수해 운영해 오다가 2019년 12월 카카오의 100% 자회사인 카카오인베스트먼트 산하 카카오키즈에 흡수 합병됐다. 카카오키즈는 외감법상 감사대상 회사에 해당되지 않기 때문에 야나두 인수가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약 98억원으로 추정된다. 현재 야나두 최대주주는 17.02%를 보유한 카카오인베스트먼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