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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트

[뉴스웨이브][게이트]크레오에스지, 300억 유증 전 300억 부동산 매입…‘주주 눈총’

- 에이즈 백신 임상과 시설 투자 위해 유증
- 기존 주주 주식가치 희석 우려 11%대 '급락’
- 부채 일으켜 부동산 투자…주주 비판


[편집자주] 단편적인 뉴스만으로 자본시장의 변화를 예측하는 것은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금융시장·기관·기업들의 딜(거래), 주식·채권발행, 지배구조 등 미세한 변화들은 추후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진다. 따라서 이슈 사이에 숨겨진 이해관계와 증권가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다양한 풍문을 살피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뉴스웨이브가 ‘게이트(門)’를 통해 흩어진 정보의 파편을 추적한다.

뉴스웨이브 = 황유건 기자

크레오에스지가 유상증자를 추진한다. 재무 구조를 개선하고, 에이즈 백신 임상 관련 시설 투자를 위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이다. 유상증자가 에이즈 백신 임상 2상에 투자한다는 모양새를 갖췄지만 앞서 100% 자회사를 통해 취득한 300억원대의 부동산이 대규모 부채를 일으켜 매입한 부동산이란 게 알려지면서 주주들의 시선은 따갑다. 


1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크레오에스지는 3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후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유상증자 신주 예정발행가액은 1주당 732원이며, 발행 신주는 4100만주다. 

유상증자를 추진하자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유증 발표 다음날(9월 4일) 주가는 전일 대비 11% 떨어졌다. 장중엔 765원까지 밀렸다. 지난 9일 크레오에스지는 814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일 대비 3원(-0.37%) 하락한 수치다. 주가는 800원 초반대에서 횡보 중이다.

이병주 전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유상증자를 하면 회사가치는 동일한데 주식 수가 늘어나면서 기존 주주들의 주식가치가 희석된다”면서 “게다가 새 주주에게 주식을 낮게 나눠준다면 기존 주주들의 피해는 더 커진다”고 말했다.

크레오에스지의 최대주주인 최대주주 큐로홀딩스와 특수관계인 중 법인주주들은 배정물량을 모두 매입할 예정이다.

유상증자 조달한 자금은 운영자금에 260억원, 시설자금에 32억원, 기타자금에 8억원이 쓰인다. 크레오에스지는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에이즈 백신 FDA 임상 2상 및 면역항암제 연구개발 투자를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크레오에스지 로고

제약업계는 임상 규모를 최소로 한다고 하더라도 전반적인 회사 운영비까지 고려하면 살림살이가 빠듯해 보인다는 게 중론이다.

크레오에스지는 에이즈 백신 FDA 임상 2상을 앞두고 있다. 크레오에스지 및 큐로그룹 계열사(지엔코·이뮤노백스바이오)가 그간 에이즈 백신 연구개발 전체에 투자한 비용은 약 800억원대로 추산된다. 

최근 크레오에스지는 임상 2상에 집중하기 위해 자회사 이뮤노백스바이오(옛 스마젠)를 흡수합병 했다. 

운명이 걸린 임상을 앞두고 회사의 부동산 투자에 나서자 온라인 주주 토론방에서는 노골적으로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크레오에스지가 당장 부동산 투자에 급급해서 임상에 쓸 돈을 건물 취득에 썼다는 이야기다.

크레오에스지는 지난 5월 24일 서울시 강남구 논현동 117-3번지의 부동산(토지 560.6㎡, 건물 1,522.4㎡)을 100% 자회사인 ㈜크레오에스테이트를 통해 사들이겠다고 공시했다. 취득금액은 310억원이다. 취득목적은 영업이익 개선(임대수익) 및 투자수익으로 기재했다. 부동산 매도자는 ㈜원인베스트7호, 잔금 및 취득일은 5월 24일이다. 

크레오에스테이트는 이 부동산 취득을 위해 260억원을 차입했다. 크레오에스테이트의 자본금 76억원을 고려하면 큰 규모의 부채다. 크레오에스테이트가 차입했지만 부담은 모회사인 크레오에스지가 지는 구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