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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트

[뉴스웨이브][게이트]흥국자산운용 투자자금 대거 이탈

- 흥국다이나믹헤지일반사모투자신탁A 펀드 설정액 90% 이상 감소
- 펀드 성과 부진으로 인해 투자자들 자금 회수
- 펀드 지속적인 손실로 인해 운용 전략에 차질 발생

 

[편집자주] 단편적인 뉴스만으로 자본시장의 변화를 예측하는 것은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금융시장·기관·기업들의 딜(거래), 주식·채권발행, 지배구조 등 미세한 변화들은 추후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진다. 따라서 이슈 사이에 숨겨진 이해관계와 증권가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다양한 풍문을 살피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뉴스웨이브가 ‘게이트(門)’를 통해 흩어진 정보의 파편을 추적한다.

뉴스웨이브 = 정민휘 기자

흥국자산운용에서 투자자들이 대거 이탈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매 요구가 몰리면서 펀드 설정액이 90% 이상 빠져나갔다. 계열사인 흥국화재마저도 자금을 뺀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자금 이탈은 최근 펀드의 성과 부진과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8월 말 기준 흥국자산운용의 ‘흥국다이나믹헤지(Hedge)일반사모투자신탁A’ 설정액은 8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 수치인 100억원 대비 92억원이 감소했다. 설정액의 93%가량이 빠져나간 것이다. 펀드 성과가 부진한 점을 들어 법인과 개인이 투자금을 일괄 회수한 여파다. 계열사인 흥국화재 역시 흥국다이나믹Hedge일반사모투자신탁A의에서 자금을 빼 다른 펀드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흥국자산운용은 해당 펀드 규모가 10억원 밑으로 쪼그라들면서 운용전략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여기에 더해 투자금 회수 조치에 따라 회사 전체의 이미지 훼손도 부담이다.

펀드 자산규모는 7억원을 보이고 있다. 당초 설정액 보다 1억원이 줄었다. 자산 감소로 투자금 이탈이 더 크게 느껴질 것이란 목소리도 있다. 

흥국다이나믹Hedge일반사모투자신탁A는 롱숏전략을 구사하는 주식형 펀드로 2023년 5월 흥국화재가 50억원을 내고 리테일 모집 50억원이 더해져 설정액 100억원으로 출발했다. 

흥국자산운용 흥국다이나믹Hedge일반사모투자신탁A 기준가격 변화 추이. 자료=도미노

이 펀드는 그간 홀세일 비중이 컸던 흥국자산운용이 공모 하이일드펀드, 고배당펀드 등을 출시하면서 리테일 공략에 나선 펀드다. 당시 흥국자산운용의 대표펀드인 ‘마켓리더스’는 2017년 11월 말 이후 누적수익률 21.1%를 기록하며 흥국다이나믹Hedge일반사모투자신탁A의 리테일 모집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하지만 흥국다이나믹Hedge일반사모투자신탁A의 지난해 설정(5월) 이후 누적 수익률은 첫해 마이너스(-)3.52%를 넘어서더니 올해 7월 말 기준 마이너스(-)11%를 돌파했다. 8월 말 은 –14.83%를 기록하며 지난해 말(-3.52%) 대비 하락폭은 11.31%포인트 증가했다.

기간별 평균 수익 하락폭을 훑어보면 1개월 0.94%, 3개월 –6.5%, 6개월 –6.69%, 1년 –14.01% 순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자산 손실이 커졌다. 

기준가격도 8월 말 852원에서 이달 6일 기준 831원으로 하락했다. 한 달 전 대비 21원(-2.46%) 떨어졌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펀드 성과가 좋지 않으면 아무리 과거 수익률이 탄탄했다고 하더라도 투자금이 빠져나가는 건 순식간이다"이라며 "불과 한 달여 만에 90%의 자금이 빠져나가면 운용사는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태광그룹 계열사인 흥국자산운용은 지난 1999년 태광에셋투자자문주식회사로 설립돼 2006년 흥국투자신탁운용주식회사로 상호 변경한 바 있다. 흥국자산운용은 채권운용에 특화된 회사로 전체 운용자산(AUM) 37조4135억원 중 채권 비중은 62.5%(23조3792억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