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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트

[뉴스웨이브][게이트]‘공격적 신사업 투자’ 엑시온그룹, 사업 다각화 고삐 죄나

- 영업권 인수로 바이오플라스틱 산업 진출, 안정적인 ‘캐시카우’ 품어


[편집자주] 단편적인 뉴스만으로 자본시장의 변화를 예측하는 것은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금융시장·기관·기업들의 딜(거래), 주식·채권발행, 지배구조 등 미세한 변화들은 추후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진다. 따라서 이슈 사이에 숨겨진 이해관계와 증권가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다양한 풍문을 살피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뉴스웨이브가 ‘게이트(門)’를 통해 흩어진 정보의 파편을 추적한다.

뉴스웨이브 = 황유건 기자

이커머스 브랜드 위즈위드(wizwid)를 운영하는 엑시온그룹(옛 아이에스이커머스)이 올해 들어 본격적인 사업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이승철 대표가 구축한 안정적 인력과 재무를 기반으로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회사는 그간 탄소포집이나 바이오플라스틱 등 친환경 부문으로 영역을 넓혔다. 최근 조원동(1956년생) 전 청와대 경제수석을 사내이사로 영입하며 신사업 추진에 남다른 의지가 느껴진다.

엑시온그룹은 친환경 종합에코·리사이클링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특히 생분해성폴리머 사업 인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며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이를 위해 지난달 27일 이사회를 열고 80억원으로 오건에코텍의 생분해성폴리머 사업 일체를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영업양수도는 내달 10일 임시주주총회 특별결의 승인을 거칠 예정이다. 

생분해성폴리머 사업부는 바이오플라스틱 제품을 생산·판매하는 단위 사업부로 충북 음성공장과 전남 광주공장을 운영한다. 

엑시온그룹은 이번 인수 목적을 사업다각화를 통한 매출 및 수익성 개선이라고 명시했다. 이는 전부터 구상해온 에코·리사이클링 사업 확장의 일환이다. 이미 지난해 8월 23일 임시주주총회에서 합성·친환경수지 원재료 제조 및 판매 사업 등을 추가하는 내용의 정관변경 안건을 결의했다. 이커머스회사에서 친환경 영역으로 본격 확장하는 수순을 밟는 양상이다.

엑시온그룹의 에코·리사이클링 사업 진출은 오랜 기간에 걸쳐 진행됐다. 특히 바이오플라스틱 사업 확대를 위한 인수합병 대상 발굴, 실사 검증, 설비 투자 시뮬레이션 등의 단계를 밟았다. 앞서 7월 18일 이산화탄소 포집·활용·저장(CCUS) 전문업체인 카본코리아 지분 51%를 취득하며 자회사로 편입했다. 카본코리아는 국내최초로 산업용 중소형 탄소포집 설비 국산화에 성공한 업체로 CCUS 기술 분야에서 100여 건 이상의 세계 특허와 최고 등급인 TRL9(Technology Readiness Level9)을 보유하고 있다. 

엑시온그룹 로고.  (사진=엑시온그룹)

엑시온그룹은 이처럼 에코·리사이클링 부문으로 영역을 확대해 왔다. 고분자폴리머 사업부의 올해 매출 예상치는 약 240억원이다. 올해 반기 매출액이 이미 129억원을 찍은 만큼 이번 신사업 진출은 새로운 전환기를 알리는 신호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회사는 내년까지 총 4기의 생산시설을 갖춰 폴리머 단일 사업부의 매출을 500억원 가까이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역산해 보면 설비 1기당 약 120억원의 매출이 발생하는 셈이다. 

유통 플랫폼업체인 엑시온그룹은 외국제품을 구매 대행해 들여오거나 내수 시장에서 직매입 및 독점 브랜드 판매를 통해 수익을 냈다. 모태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신사업을 모색한 배경에는 태무, 알리익스프레스 등 중국발 신흥 이커머스 주자의 출현과 경쟁과열에 따른 수익성 악화 리스크가 있다. 

국내 이머커스 산업이 성숙기에 진입하면서 소비도 위축되자 이커머스 분야 쏠림 현상은 약점으로 지적됐다. 지난해 매출액(46억원) 중 브랜드마켓(위즈위드) 부문과 커머스인프라 부문의 비중은 각각 94.3%(44억원), 5.7%(2억원)를 기록했다. 사실상 이커머스 관련 매출이 100%다. 

엑시온그룹의 생분해성폴리머 사업은 안정적인 캐시카우를 바탕으로 신사업 확장을 뒷받침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에서는 배터리(이차전지) 트레이 부문에서 과점적 지위에 있고 S전자와 오랜 기간 사업을 해오며 견고한 구매, 판매망을 구축했기 때문이다. 다만 지속적인 투자를 강행할 경우 재무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제기되지만 유동성이 버팀목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이병주 전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전년 대비 전반적으로 재무구조가 건전해졌다”라며 “편입된 신사업의 우수한 시장지위 및 사업안정성 등을 감안하면 올해 하반기를 변곡점으로 안정적 매출 및 수익이 숫자로 가시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