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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트

[뉴스웨이브][게이트]'업황 둔화' 무색한 광무 성적표…상반기 순익 1404억원

- 순익, 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 ‘지난해 상반기比 8배 증가’
- 유동비율 첫 1000% 돌파, 차입금의존도 1.8%…재무구조 탄탄


[편집자주] 단편적인 뉴스만으로 자본시장의 변화를 예측하는 것은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금융시장·기관·기업들의 딜(거래), 주식·채권발행, 지배구조 등 미세한 변화들은 추후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진다. 따라서 이슈 사이에 숨겨진 이해관계와 증권가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다양한 풍문을 살피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뉴스웨이브가 ‘게이트(門)’를 통해 흩어진 정보의 파편을 추적한다.

뉴스웨이브 = 황유건 기자

근래 전기차 업황 둔화는 주요 이차전지(배터리) 관련 기업들의 판매 감소, 공장 가동률 하락, 이윤 저하를 불러왔다. 문제는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이 한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점이다. 2023년 들어 고금리 기조에 따른 경기 침체 여파와 주요국의 전기차 보조금 축소 등으로 전기차 수요가 부진해지자 완성차 업체들은 전기차 투자 계획을 축소하기 시작한 결과다.

코스닥 상장사 광무의 올해 상반기 실적을 보면 ‘보릿고개’까지 왔다는 이차전지 관련 회사들의 푸념이 무색하다. 업황 저하가 본격화한 올해 1분기에 광무는 당기순이익이 900억원을 넘어섰고 2분기 누적은 1404억원을 기록했다.

순익이 늘어남에 따라 이익잉여금은 지난해 말 결손금 마이너스(-)70억원에서 올해 6월말 플러스(+) 110억원으로 급증했다. 6개월에만 250% 이상 증가한 수치다.

이차전지 캐즘 현상으로 올해 1분기와 2분기 영업이익에서 마이너스를 보였지만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1%, 41% 개선됐다. 이익이 급감하거나 적자폭이 커진 다른 이차전지 소재기업들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성적이다.

이는 이상연 광무 대표의 내실 경영 스타일과 연관이 깊다는 분석이 나온다. 광무는 1972년에 설립(옛 케이디씨상사)된 장수 기업이다. 당시 주요 사업은 전산 공동망 획, 설계, 구축, 감리, 유지보수 등을 제공하는 네트워크 통합(NI)·시스템 통합(SI)이었다. NI·SI는 모태 사업이지만 광무의 현재 주력 사업은 아니다.

2010년대 후반 들어 국내 NI·SI 시장이 급격히 위축하자 신규 경영진은 내수의 한계를 인식하고 사업 체질을 개선했다. 2022년엔 신사업부인 이차전지 사업부를 신설했다. 이차전지 제조에 필요한 소재를 유통하고 중장기적으로 원료를 직접 생산하기 위함이었다. 같은 해 5월 31일부터 전해액 업체에 리튬염(LiPF6)을 공급하며 레퍼런스를 쌓았다.

광무 CI

2023년 고금리 기조에 따른 경기 침체 여파와 주요국의 전기차 보조금 축소 등으로 전기차 수요가 부진해지자 완성차 업체들은 전기차 투자 계획을 축소하기 시작했다. 여파는 국내 이차전지 업계로 향했다. 

신사업에 진출한 이후 첫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회사는 선별적 영업전략을 통한 영업수익 증가와 TRS 파생상품 투자 등 자금운용 다변화로 수익성 확보에 집중했다. 기존 NI·SI 사업도 수익성 위주로 전면 재편했다.

두 분기 연속 발생한 영업외수익 덕분에 광무는 이전보다 더 안정적으로 사업 경쟁력을 확보했다. 완성차업체들의 전동화 속도와 연동되는 수익과 금리에 따라 출렁이는 수익성 변동 폭을 최소화할 수 있게 됐다.

순익 중심 경영에 따른 수익 창출은 탄탄한 재무구조에서 볼 수 있다. 

차입금의존도는 지난해부터 한 자릿수였고 같은 기간 부채비율도 20%를 넘지 않은 선에서 관리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차입금의존도는 1.8%, 부채비율은 13.3%로 실질적 무차입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기업의 지급능력(상환능력)을 의미하는 유동비율은 올해 상반기 1064.6%를 기록하며, 처음 1000%를 돌파했다. 

최근 5년간 유동비율의 변화 추이를 살펴보면 2019년 108.8% → 2020년 120.8% → 2021년 165.5% → 2022년 210.2% → 2023년 628.3% 순으로 매년 증가했다. 통상 200% 이상 기업을 재무유동성이 우량하다고 평가한다. 

광무 관계자는 “시장 격변기에 사업 구조 재편과 투자 속도 조절하고 재무구조를 안정적으로 관리한 노력들이 반기 최대 실적으로 이어졌다”라며 “건전성 제고를 바탕으로 이익 성장을 이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