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수관계인 지분 감소와 CB 발행, 박찬 부회장 일가 지배력 약화
- 소액주주 활동 강화되며 박 부회장 경영권 ‘위협’ 우려
- 광케이블과 광트랜시버로 성장, 최근 영업손실 크게 증가
[편집자주] 단편적인 뉴스만으로 자본시장의 변화를 예측하는 것은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금융시장·기관·기업들의 딜(거래), 주식·채권발행, 지배구조 등 미세한 변화들은 추후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진다. 따라서 이슈 사이에 숨겨진 이해관계와 증권가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다양한 풍문을 살피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뉴스웨이브가 ‘게이트(門)’를 통해 흩어진 정보의 파편을 추적한다.
뉴스웨이브 = 임백향 기자
광통신 송수신 모듈업체 오이솔루션의 오너 일가 지배력이 약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우군으로 분류되는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감소한 영향이다. 상장까지 함께한 경영진들이 회사를 떠나며 최대주주인 박찬(1949년생) 부회장을 포함한 특수관계인의 합계 지분율은 30%를 밑돌았다. 최근 대규모의 전환사채(CB) 발행에 나서며 지분 희석 및 지배구조 리스크가 제기됐다. CB가 박 부회장 일가의 경영권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오이솔루션은 지난달 10일 운영자금(166억원)과 시설자금 조달(84억원)을 위해 250억원 규모의 CB 발행을 결정했다. 표면 이자율은 0%, 만기 이자율은 1%, 전환가액은 1만2508원이다. 전환 청구 기간은 2029년 6월 11일까지다.
CB 250억원 물량 중 100억원(79만9474주, 지분율 7.0%)은 수성자산운용이 받아 주요주주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나머지 물량은 솔론신기술조합20호(30억원), 이앤벤처파트너스(5억원), 이앤벤처5호 W라이징스타투자조합(5억원) 등이 나눠 배정받았다.
이번 CB 발행이 박 부회장 일가의 지배력을 약화시키는 트리거가 될 수 있다는 시각이 상당하다. 소액주주들은 오이솔루션이 과도한 저평가를 받았다고 보고 있는 가운데 박 부회장의 지분율이 올해 1분기 말 기준 18.52%(196만7587주)에 불과하다는 틈을 파고들 수 있다.
박용관 대표 7.60%(80만7872주), 박환 0.99%(10만5226주) 등의 특수관계자 지분을 더해도 27.62% 수준에 그친다. 반면 소액주주의 지분율은 70.13%에 달한다. 소액주주연대로부터 언제든 위협을 받을 수 있는 상황에 놓인 셈이다.
최근 코스닥 소액주주들은 연대를 결성해 지분 모으고 집단행동에 나서고 있다. 주가 부양책 마련부터 경영권 참여까지 다양한 요구를 한다. 오이솔루션 소액주주들이 연합해 임시 주주총회를 소집하고 최대주주 및 경영진을 교체하는 안건을 내놓을 경우, 박 부회장으로서는 쉽지 않은 싸움이 될 수 있다.
박 부회장은 지난 2004년 초 스타트업인 오이솔루션에 개인자격으로 3억원을 투자해 20.1% 지분을 확보하며 최대주주가 됐다. 당시 박 부회장은 성신양회 사장 신분이었다. 이듬해 신사업을 찾던 성신양회가 법인자격으로 CB(60억원)에 투자했다. 이후 2007년 12월 CB 일부를 주식으로 전환하며 성신양회는 기존 최대주주인 박 부회장을 제치고 최대주주(30.28%)에 올랐다.
2011년 유동성 위기에 직면한 성신양회가 오이솔루션 지분을 빼면서 최대주주 자리에 공백이 생겼다. 당시 박 부회장 일가와 회사 임원들이 주식 매입에 나서며 총 54.31%의 과반 지분을 확보했다. 당시 주주명부에 이름을 올린 특수관계자는 배차순(박 부회장의 부인), 박환(박 부회장의 동생), 박용관 대표(박 부회장의 친구), 추안구 전 대표, 성기호 전 경영지원 이사, 권창순 관리·제조 전무, 유준상 연구개발 상무, 박문수 전 연구소장 등이다.
이들은 30% 안팎의 우호지분을 박 부회장에게 몰아줬다. 안정적인 경영권 유지를 위해 특수관계인들은 ‘의결권 공동행사 및 처분에 관한 약정’을 맺고 의결권도 공동으로 행사하기로 했다.
하지만 2018년 전후 추 전 대표와 지분을 가진 임원들이 회사를 그만두며 안정에 균열이 갔다. 특수관계자 지분은 2017년 말 38.08%에서 2018년 말 29.49%로 떨어졌다. 2015년 8월 박 부회장의 아들인 준태 씨가 개인자격으로 지분을 추가로 매입했지만 지배 주주 지분 합계는 30%를 채우지 못했다.
오이솔루션의 주력제품은 광케이블과 광트랜시버(전기신호와 빛 신호를 교환해주는 부품)다. 2008년 이동통신용 양방향 전송 광트랜시버를 세계 최초로 개발하며 성장했다. 지난해 영업손실 311억원을 기록해 2022년 영업손실 87억원보다 257% 감소한 실적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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