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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브][IPO]현대엔지니어링, 장외주가 '끝없는 추락'…역대 최저 3만원대 진입

- 최근 3만9000원 거래 2021년 최고가 대비 72.53% 하락
- IPO 철회 후 투자자 관심이 줄어, 시가총액 7조 증발
-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에 현대글로비스 급부상


[편집자주] 코스피·코스닥 시장은 랠리를 이어가고 있지만 기업공개(IPO) 시장 투자심리는 좀처럼 되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일부 대어급 종목들이 차가운 시장 분위기에 IPO 레이스를 완주하지 못하고 공모를 철회했다. 증시는 한 나라 경제의 바로미터다. 한국 증시가 만년 천수답에서 벗어나려면 투명한 IPO를 활성화해야 한다. 뉴스웨이브는 IPO 준비기업의 가려진 시간과 이로 인한 사업·지배구조 개편·배당정책을 추적한다.

뉴스웨이브 = 이재근 기자

장외시장 인기 주식이던 현대엔지니어링 주가가 급락했다. 최근엔 3만9000원에 매매가 이뤄졌다. 2021년 4월 이후 주가는 70% 이상 하락했다. 현대엔지니어링 주식은 지난 십여년 가까이 장외시장에서 1주당 액면분할 전 기준 8~10만원대에 거래되던 우량주였다. 지난 장기간 투자심리가 위축되며 주가는 상장 당시의 공모 밴드 하단 이하로 떨어졌다. 투자자들 사이에 관심이 사그라들자 매수세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8일 장외주식 정보제공업체인 38커뮤니케이션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의 장외주가는 7일 장마감 기준 3만9000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4년 4월 1일 현대엠코 흡수합병일 주가(43만2500원)보다 낮은 가격이다. 최고가인 2021년 4월 21일 14만2000원(액면분할 전 142만원)과 비교하면 72.53% 하락했다. 시가총액으로 환산하면 약 7조 가량이 증발한 셈이다. 상장 철회 이후 재추진 여부가 불투명한 가운데 비관적 전망이 높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과거 현대엔지니어링 주가는 80~100만원을 웃돌았다. ‘정의선 승계주’라는 테마가 붙으며 ‘긁지 않은 복권’으로 불렸다. 실제로 2014년부터 2021년 20~30대 사이에서 현대엔지니어링 주식 매수 열기는 ‘열풍’으로 불릴 정도로 뜨거웠다. 1주를 10주로 쪼갠 액면분할 이후에도 8~10만원을 유지했다. 기업공개(IPO) 추진 공개 전인 2021년 4월 12일에도 102만원선에 거래를 마쳤다. 같은 해 9월 29일엔 134만5000원에 거래됐다.  

주가는 2022년 2월 28일 기업공개 철회신고서를 제출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십여 년간 형성돼 있던 주가가 반토막 나더니 올해 들어 4분의 1 토막 가까이 났다.

현대엔지니어링 본사 전경.   사진=뉴스웨이브 배건율 기자

상장 추진 당시 기업가치는 10조원 안팎으로 거론 됐지만 현재 몸값은 2900억원 수준으로 주저앉았다.

현재 현대엔지니어링 주가는 공모가 밴드(5만7900~7만5700원) 이하로 추락한 상태에서 바닥을 확인하지 못 한채 더 내려가고 있다. 비상장주식 거래 사이트에서는 투자자들의 관심이 뚝 끊어져 거래가 극히 한산했다. 

기업의 IPO 추진상황을 파악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상장 철회 이후 재추진 관련 공시나 뉴스는 나오지 않고 있다. 

이병주 전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상장 철회가 주가가 떨어뜨리는데 방아쇠를 당겼지만. 지배구조 개편 활용에서 제외될 수도 있다는 투자자들의 불안심리가 가시지 않아 추가하락이 우려된다”며 “관망하는 것이 상책”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국내 10대 대기업집단 가운데 순환출자 구조를 깨지 못한 유일한 곳이다. 현대모비스(21.43%) → 현대차 → 기아(17.28%) → 현대모비스의 순환출자를 갖고 있다. 이를 끊는 것이 현대차그룹의 해묵은 숙제다. 정의선 회장과 정몽구 명예회장의 지분을 합치면 7조원인데, 순환출자 구조 덕분에 7조원의 지분만으로 159조원의 그룹을 지배하고 있다. 

정 회장이 보유한 핵심 계열사 지분은 현대차 2.62%, 기아차 1.74%, 현대모비스 0.32%다. 순환출자 구조를 끊기에는 한참 모자란 지분율이다. 현대엔지니어링 상장 실패 이후, 정 회장이 최대주주(지분율 23.29%)인 현대글로비스가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으로 급부상했다.
 
재계에서는 현대글로비스의 기업 가치를 높여 이를 현물출자 해, 현대차 기아차의 지분을 맞교환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가 설득력을 얻는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 현대엔지니어링 상장 카드는 버려질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 명예회장이 보유한 그룹 지분(5조3000억원) 중 현대차·모비스 지분(4조7000억원)이 상속에 세금으로 매겨 질올 수 있다. 상속세 60%를 가정할 경우, 정 회장에게 매겨비는 상속세 약 3조원가량으로 추산된다. 5년 연부 연납할 경우 매년 6300억원을 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