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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트

[뉴스웨이브][게이트]요기요, 적자 지속으로 ‘유동성 급감’…2년 새 1642억원 감소

- 지난해 655억원 영업손실, 보유 현금이 크게 줄어
- 수수료 인하와 정산방식 변경으로 시장입지 회복 시도
- 잦은 경영진 교체 문제로 지적


[편집자주] 단편적인 뉴스만으로 자본시장의 변화를 예측하는 것은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금융시장·기관·기업들의 딜(거래), 주식·채권발행, 지배구조 등 미세한 변화들은 추후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진다. 따라서 이슈 사이에 숨겨진 이해관계와 증권가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다양한 풍문을 살피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뉴스웨이브가 ‘게이트(門)’를 통해 흩어진 정보의 파편을 추적한다.

뉴스웨이브 = 정민휘 기자

배달플랫폼 기업 요기요(위대한상상)가 지난해 655억원의 영업 손실을 내며 적자 행진을 이어는 가운데 보유현금이 크게 준 것으로 나타났다. 2년 새 65.8% 감소했다. 아직 유동비율은 100%를 상회하지만, 배달의민족(우아한형제들), 쿠팡이츠 등과 수익성 격차가 벌어지며 추가 하락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요기요의 운영사인 위대한상상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 2857억원, 영업손실 655억원, 당기순손실 4841억원을 기록했다. 2022년 매출액 2640억원,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은 각각 1116억원과 865억원이었다.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8.2% 증가하고 영업손실은 461억원 감소한 반면, 순손실은 865억원에서 4841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영업이익 개선은 영업활동이 아닌 지급수수료가 줄어든 영향이 컸다. 2022년까지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에 유출하던 로드로너시스템 사용료 약 522억원을 2023년부터는 지급하지 않게 됐다. 이에 따라 영업비용 계정 중 지급수수료 지출이 1709억원에서 1187억원으로 감소했다. 

순손실을 키운 배경은 모회사인 컴바인드딜리버리플랫폼인베스트먼트(CDPI)를 역합병하는 과정에서 CDPI의 영업권 손상차손(무형자산손상차손 3940억원)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유동자산(1701억원)을 유동부채(1610억원)로 나눈 유동비율은 105.7%다. 단기차입금 65억원(리스부채)를 고려하면 단기성차입금 대비 유동성(13.1배)은 양호한 편이다.

문제는 빠른 유동성 감소폭이다. 지난해 말 연결기준 요기요의 현금성자산은 849억원, 기타금융자산(정기예금) 5억원으로 가용자금은 총 854억원이다. 유동성은 2021년 말(2496억원) 대비 65.8%(1642억원) 줄었고, 2022년 말(1476억원)과 비교해서는 42.1%(622억원) 감소했다.

요기요 앱 이미지.   사진-요기요

제품 판매나 용역 제공 등 본업 영위 과정에서 창출된 현금 규모를 나타내는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022년 –943억원, 지난해는 –485억이다. 

운전자본 현금(영업활동 관련 자산·부채 변동 기준)은 2022년 151억원, 2023년 149억원이 빠져나갔다. 

미수금으로 잡힌 현금 지출 인식은 2022년 200억원, 지난해 76억원이다. 미수금은 결제대행사(PG)로부터 수취하는 앱 결제대금과 광고수수료 등이다.

2023년 말 요기요의 미수금 잔액(733억원)은 매출 (2857억원) 대비 25.7%다. 배달의민족(9.7%)과 비교하면 3배에 육박한다. 배달의민족의 경우 매출 3조4155억원에 미수금은 3306억원을 안고 있다. 

요기요의 부진을 두고 외부 시장 환경 변화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요기요 3사의 각 성장 전략을 분석한 결과, 배달의민족은 음식배달(배민배달·가게배달) 사업과 배민B마트 등 커머스 사업 성장이 주효했다. 여기에 더해 울트라콜(월 8만8000원, 반경 1.5~3㎞ 소비자 상호 노출 서비스와 오픈리스트(6.8% 수수료, 앱 최상단 상호 무작위 노출 서비스)등이 매출과 수익을 동시에 견인했다. 

쿠팡이츠는 활성 이용자(MAU)를 집중적으로 끌어들이는 전략으로 요기요를 재끼고 시장점유율 2위로 올라섰다. 쿠팡이츠의 월간 MAU는 625만8400명으로 요기요(570만9500명)를 9.61% 앞선다. 

요기요는 별도의 광고 수수료 없이 1주문당 12.5% 중개수수료를 받고 있는데, 이달 1일부터 기본주문 수수료를 9.7%로 인하했다. 뒤늦게 시장입지 회복을 위해 출혈을 감수한 셈이다. 정산방식도 바꿨다. 기존 일주일간 매출 합산금 입금에서 일일 정산 5영업일 이후 입점 사업자들에게 입금한다. 일단위 정산 방식은 경쟁사인 배달의민족(3영업일), 쿠팡이츠(4영업일)가 이미 시행 중이다.

업계는 요기요의 시장점유율 하락과 업계 지위 약화 배경으로 요기요의 잦은 경영진 바뀜을 지목한다. 2022년 5월 서성원(전 SK플래닛 대표) 대표가 취임해 1년 6개월 만인 지난해 11월 사임했고, 지난해 11월 이정환 대표(전 오토플러스 대표)가 왔으나 3개월 만에 단명했다. 이어 전준희(전 최고기술책임자)를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