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반청약 경쟁률 4397.68대1···코스닥 역대 최고
- 외형은 성장, 이익률은 저조···'3분기 적자전환'
- 30대 창업자 2인 주식 전량 매각 현재 지분율 0%
[편집자주] 코스피·코스닥 시장은 랠리를 이어가고 있지만 기업공개(IPO) 시장 투자심리는 좀처럼 되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일부 대어급 종목들이 차가운 시장 분위기에 IPO 레이스를 완주하지 못하고 공모를 철회했다. 증시는 한 나라 경제의 바로미터다. 한국 증시가 만년 천수답에서 벗어나려면 투명한 IPO를 활성화해야 한다. 뉴스웨이브는 IPO 준비기업의 가려진 시간과 이로 인한 사업·지배구조 개편·배당정책을 추적한다.
뉴스웨이브 = 임백향 기자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에서 코스닥 공모청약 역대 1위 기록한 엔비티 주가가 공모가에 절반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파두의 ‘뻥튀기 상장’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파두와 같은 기술특례상장으로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엔비티 주가마저 상승 동력을 상실하자 일반투자자들 사이에서 기술특례상장 제도 자체에 대한 불신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엔비티 주가는 전일 종가 기준 7900원으로 마감했다. 주가는 상장 직후 끝없이 하락하면서 공모청약의 열기가 빠르게 식어가는 모습이다.
상장 시초가는 공모가의 두 배인 3만8000원을 형성하며, 장 중 4만9000원까지 올랐으나, 3.95% 하락한 3만65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후 주가는 서서히 내리막길을 걸었다. 지난해 10월과 올해 10월은 4000원대까지 급락했다. 최근 52주 최저가(4625원)는 공모가(1만9000원) 대비 약 75.6% 하락했다.
엔비티는 2012년 설립된 ‘캐시슬라이드’로 알려진 모바일 플랫폼 전문 기업이다. 그간 국내 모바일 포인트 광고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해 왔다. 회사의 주력 상품은 B2B 광고 솔루션인 ‘애디슨 오퍼월(offerwall)’다 애디슨 오퍼월은 사용자가 특정 미션을 완료했을 때 실시간으로 보상이 주어지는 광고 서비스다.
고객사로는 네이버 웹툰, 네이버페이, 토스, 카카오T, 카카오스타일 등을 두고 있다. 이 같은 대형 고객사 유치는 엔비티의 B2B 서비스가 빠르게 안착한 배경으로 꼽힌다.
엔비티는 코로나19 확산 후 디지털 광고 시장에 대한 관심이 커지자 기술성 특례상장 제도 중 ‘사업모델 특례’ 요건을 내세워 2021년 1월 21일 코스닥에 입성했다.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공모가는 희망밴드(1만3200~1만7600원)의 상단을 넘은 1만9000원으로 확정했다. 총 공모금액은 158억원이다.
일반 공모 청약 경쟁률은 4397.68대 1로 코스닥 개장 이래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이에 따른 청약 증거금은 6조9518억원이 몰렸다. 당시 저금리 상황과 시장에 풀린 풍부한 유동성 자금이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상장 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은 엔비티 투자설명서에서 별도기준 ▲2021년 매출 677억원, 영업이익 43억원, 순이익 39억원 ▲2022년 매출 956억원, 영업이익 139억원, 순이익 107억원을 낼 것이란 전망치를 내놨다. 이 실적 추정치는 엔비티의 시가총액(공모가 기준) 1580억원을 결정하는 근거가 됐다.
하지만 실제 수익성은 상장 당시 제시한 예측치에 부합하지 못하고 있다.
엔비티는 별도기준 ▲2021년 매출 796억원, 영업이익 28억원, 순이익 18억원 ▲2022년 매출 1025억원, 영업이익 25억원, 순손실 4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올해 3분기 매출 759억원, 영업손실 8억원, 순손실 12억원을 냈다.
B2B사업의 선전 덕에 매년 외형 성장세를 이뤘지만, 시장 경쟁 과열 영향으로 실적이 악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엔비티 경영진 일부는 보호예수가 끝나는 시점에 맞춰 보유 주식 전량을 매도해 ‘주가 고점’ 논란이 일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통상 경영진이 주식을 내다 팔면 시장은 ‘지금이 고점’이라는 신호로 해석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곽근봉 이사(등기임원)와 박광연 이사(비등기임원)는 지난해 1월 보유하고 있는 보통주 전량인 각 59만1400주를 매도했다. 주당 처분 단가는 2만1613원으로 현금화한 금액은 127억8192만원이다. 당시 엔비티는 장중 가격 하락 제한폭까지 떨어졌다. 이들이 매도한 물량은 전체 상장 주식수의 15%에 육박한다. 두 사람의 지분율은 각 7.11%에서 0%로 감소했다.
주식을 매도한 곽 이사(1987년생)와 박 이사(1983년생)는 박수근 엔비티 대표와 함께 회사를 창업한 인물로 모두 30대다. 박 이사는 현재 회사에 남아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다.
증권사 관계자는 “미래 실적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고 주가가 더 오를 여지가 있다면 굳이 주식 전량을 내다 팔 필요가 없다”라며 “핵심 경영진의 자사 주식 매각은 시장에 부정적 신호를 준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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