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게이트

[뉴스웨이브][게이트]티와이홀딩스, 이달말 1560억 확보…'태영건설 유동성 지원'

- 태영인더스트리(40%) 960억, 평택싸이(37.5%) 600억 매각
- 사포펀드 KKR, 연내 잔금 납입 마무리
- 창업회장 복귀, 태영건설 '워크아웃' 공식부인…위기설 여진


[편집자주] 단편적인 뉴스만으로 자본시장의 변화를 예측하는 것은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금융시장·기관·기업들의 딜(거래), 주식·채권발행, 지배구조 등 미세한 변화들은 추후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진다. 따라서 이슈 사이에 숨겨진 이해관계와 증권가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다양한 풍문을 살피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뉴스웨이브가 ‘게이트(門)’를 통해 흩어진 정보의 파편을 추적한다.

뉴스웨이브 = 이재근 기자

태영그룹 지주사인 TY홀딩스(티와이홀딩스)가 자회사 태영인더스트리의 매각을 연내 마무리 한다. 

90세 고령의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이 내년 3월 지주회사인 티와이홀딩스 대표이사 회장 복귀를 예고한 가운데, 태영그룹은 태영건설의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구책으로 계열사 매각 등 사업구조조정을 강도 높게 추진 중이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잔금이 이달 내 납입 완료된다. 지난 1일 태영그룹 윤석민 회장 일가 및 티와이홀딩스와 KKR은 태영인더스트리를 매도·매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태영인더스트리는 평택과 울산에 거점을 두고 곡물 싸이로와 액체화물 터미널, 부두 접안시설 등을 운영하는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영남권역의 사업을 시작으로 경기·충청권역을 대상으로 한 물류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다. 1990년부터 태영그룹 내 물류 부문을 담당해 왔다. 지난해 매출액 394억원, 영업이익 95억원을 기록했다. 

주주구성은 윤석민 태영건설 회장(32.34%), 여동생 윤재연 블루원 대표(27.66%), 티와이홀딩스가 40%를 보유하고 있다. 매각가 2400억원을 감안해 볼 때, TY홀딩스 960억원, 윤 회장 일가가 1440억원을 나눠 갖는 구조다.

태영인더스트리 이외에도 태영그룹은 KKR와 티와이홀딩스의 100% 자회사인 평택싸이로 지분 37.5%도 매각을 진행중인데, 이 역시 이달 내 잔금을 받는다. 매각가는 600억원이다.

태영인더스트리 물류시설과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 그래픽=뉴스웨이브 배건율 기자

이번 딜로 티와이홀딩스가 쥐는 돈은 윤 회장 일가의 지분율을 제외하고 약 1560억원 수준으로 파악된다. 태영그룹은 태영인더스트리 매각으로 발생한 현금을 태영건설의 유동성 확보에 투입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태영건설이 자금난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를 씻어내기 위하 차원으로 풀이된다.

IB 업계에서는 태영그룹 내 자회사의 추가 매각이 이뤄질 수도 있다고 관측하고 있다.

KKR은 태영그룹의 재무적투자자(FI) 역할을 해오고 있다. 태영그룹은 올해 초 유동성 확보를 위해 KKR로부터 이율 13%로 4000억원을 차입했다. 티와이홀딩스가 발행한 사모 회사채를 KKR이 인수하는 방식으로 태영그룹 소유의 부동산, 투자주식 등을 담보로 잡았다. 담보한도는 담보금액(4000억원)의 120%인 4800억원으로 결정됐다. 차입금과는 이번 태영인더스트리·평택싸이로의 매각과는 별개다.

KKR는 칼라일과 함께 글로벌 PEF 업계의 양대 산맥으로 불린다. KKR은 올해 3분기 14억7000만달러의 순이익을 냈다. 최근 57억달러(7조4000억원) 규모의 아시아·태평양 인프라펀드를 결성해 국내 인프라 투자를 진행 중이다. KKR는 HD현대마린솔루션(옛 HD현대글로벌서비스)의 FI로도 참여하고 있다.

태영건설은 부도·워크아웃 가능성 등이 연일 거론되고 있다. 최근 태영건설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보증 문제로 워크아웃 신청을 알아보고 있다는 출처불명의 ‘찌라시’가 돌기도 했다. 태영그룹은 공식부인 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자율협약 등 채권단이 주도하는 관리체제에 돌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2023년 9월 말 기준 태영건설의 총차입금은 1조2600억원이다. PF우발채무는 3조4800억원으로, 자기자본 대비 3.7배 수준이다. 만기구조는 비교적 분산되어 있으나, 미착공 현장의 지방 소재 비중이 높은 점을 고려하면 사업불확실성이 높은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