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분기 누적 순손실 375억원 전년 동기比…–178%↓
- 건전성 지표 양호, 부동산 부실 위험 안정적 수준
- 사모퍼드 베어링PEA, 애큐온 M&A 시장 내놔
[편집자주] 단편적인 뉴스만으로 자본시장의 변화를 예측하는 것은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금융시장·기관·기업들의 딜(거래), 주식·채권발행, 지배구조 등 미세한 변화들은 추후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진다. 따라서 이슈 사이에 숨겨진 이해관계와 증권가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다양한 풍문을 살피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뉴스웨이브가 ‘게이트(門)’를 통해 흩어진 정보의 파편을 추적한다.
뉴스웨이브 = 정민휘 기자
중소기업(도소매업과 서비스업)대출로 성장한 애큐온저축은행이 올해 적자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대출 시장이 호황이었던 지난 2020년부터 도소매업과 서비스업 대출을 통해 자산규모를 크게 늘리며 성장했지만, 취약 업종 대출이 역으로 발목이 잡혔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애큐온저축은행은 3분기 375억원의 누적 순손실내며 적자전환했다. 이는 작년 동기(478억원) 대비 –178%포인트(p) 하락한 수치다. 분기별 순손실을 살펴보면 1분기 202억원, 2분기 126억원, 3분기 46억원으로 세개 분기 연속적자를 냈다.
회사는 수익성이 하락과 부실채권 증가로 대손충당금이 불어난 상태다. 올해 3분기까지 대손상각비는 2626억원에 달한다
애큐온저축은행은 최근 3년간 도소매업과 서비스업 대출에 집중한 결과 자산이 2020년 3조4993억원에서 2022년 6조1192억원으로 증가하는 호황을 누렸다. 자산이 늘며 순이익도 함께 증가헸다. 2020년 279억원, 2021년 621억원, 2022년 57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하지만 올 들어 수익성은 급격히 악화됐다. 저 금리의 대출이 급증하며 수익성에 결정적인 타격을 줬다. 지난 1년간 이자비용은 907억원에서 1786억원으로 96.9% 급증한 반면 이자수익은 2844억원에서 3273억원으로 15.08% 소폭 증가하는데 그쳤다. 에큐온저축은행의 평균예대금리차는 2021년 5.97%, 2022년 4.97%, 올해 3분기 3.78%로 낮아진 상태다.
금리가 떨어져 업황이 회복되지 않는 한 애큐온저축은행의 실적 악화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본업인 대출로 돈을 벌어들이기 어려운 상황에서 이익을 내려면 자산을 처분하거나 부실채권을 매각하는 방법밖에 없어서다. 기본적으로 자산 규모가 큰 애큐온저축은행이 시도할 수 있는 방법이다. 회사는 1분기부터 235억원, 529억원, 986억원의 대출채권을 매각했다.
지난해 기준 중소기업대출 규모는 전체 대출의 70.1%(3조9206억원)로 이중 도소매업과 서비스업 대출은 전체 대출의 34.09%(1조9054억원)를 차지했다.
애큐온저축은행은 중소기업대출을 줄이는 방향으로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하고 있다. 중소기업대출 비중은 2022년 70%대에서 올해 3분기 53.02%로 내렸다. 도소매업 대출채권은 같은 기간 1조3346억원에서 1조192억원으로 줄었고 서비스업은 역시 5706억원에서 4319억원으로 감소했다.
애큐온저축은행의 전반적인 건전성 지표는 양호한 편이다. 3분기 전체 고정이하여신비율과 연체대출비율은 각각 6.02%, 4.54%로 전년 동기 보다 2배 가까이 증가했다..
부동산 부실 위험도 비교적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PF 39억원, 연체율 1.41%로 안정적이다. 올해 9월 말 전체 저축은행 79곳의 평균 연체율은 6.2%로 지난해 말(3.4%) 대비 3% 포인트 가까이 치솟은 상태다.
1972년 설립된 애큐온저축은행은 2023년 6월 말 총자산 상위 6위 저축은행이다. 전신은 지역소매 금융기관인 삼아무진이다. 이후 삼아상호신용금고, 할부전업대아상호신용금고, 대아상호신용금고, 한솔상호신용금고, 에이치케이상호저축은행, 에이치케이저축은행 등으로 상호를 변경했다. 이름만 바뀔 때 마다 지배구조 변화가 뒤따랐다
현재는 홍콩계 사모퍼드 운용사인 베어링PEA(Baring Private Equity Asia GP VII Limited)이 최상위지배회사다. 베어링PEA이 설립한 투자회사 아고라 엘피(Agora, L.P.)는 2019년 8월 JC플라워로 부터 애큐온저축은행 지분을 전량 인수했다.
사모펀드 속성상 투자금 회수를 위해 애큐온저축은행은 또 다시 M&A(인수합병) 시장에 매물로 나왔지만 오랜 기간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가격을 두고 인수 희망자들과 눈높이 차이가 워낙 커 쉽지 않다는 평가다. 국내 저축은행 여건은 팔기에도, 사기에도 불리하다. 애큐온저축은행 M&A는 그야말로 안갯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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