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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트

[뉴스웨이브][게이트]‘재벌집 막내아들’도 손 못쓴 컴투스 유동성

- 현금성 자산, 2019년 7007억→올 9월 말 4141억...3000억원 유출
- 미디어콘텐츠 사업 지분투자가 실적 발목
- 위지윅스튜디오 적자 행진, 래몽래인 지난해 순손실 67억


[편집자주] 단편적인 뉴스만으로 자본시장의 변화를 예측하는 것은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금융시장·기관·기업들의 딜(거래), 주식·채권발행, 지배구조 등 미세한 변화들은 추후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진다. 따라서 이슈 사이에 숨겨진 이해관계와 증권가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다양한 풍문을 살피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뉴스웨이브가 ‘게이트(門)’를 통해 흩어진 정보의 파편을 추적한다.

뉴스웨이브 = 임백향 기자

컴투스의 현금성자산이 약 3000억원 감소했다.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미디어사업 지분매입에 사용한 영향이 컸다. 회사의 현금성자산은 금융기관예금 및 유동성 수익증권을 포함해 9월 말 기준 4141억원이다. 

2017~2019년 사이 증권가는 컴투스의 현금성 자산 가치에 주목했다. 당시 컴투스의 현금성 자산은 2014년 1000억원대에서 2017년 6200억원으로 꾸준히 늘더니 2019년에는 7007억원(유동성 채무상품 포함)으로 급증했다. 

당시 증권가는 컴투스에 대해 실적 및 현금성 자산의 가치를 고려했을 때 저평가된 주식이라며 투자매력도가 상당히 높다는 평가를 쏟아냈다. 

중견 게임사인 컴투스는 막대한 현금성 자산의 활용을 모색해야 했다. 컴투스가 눈을 돌인 곳은 미디어사업이다. 회사는 2019년부터 미디어콘텐츠 사업에 지분투자를 단행했다. 지난해까지 5000억원 이상을 지분매입에 사용했는데 이중 대부분이 미디어콘텐츠 사업에 지분투자에 사용됐다. 

하지만 꾸준한 투자에도 신사업인 콘텐츠 자회사들의 적자가 계속되고 있다. 

올 9월 말 기준 종속기업 15개 중 콘텐츠 자회사 모두가 영업적자 상대다. 특히 위지윅스튜디오는 올해 9월 말 기준으로 150억원의 손실을 냈다. 이는 컴투스 전체 영업손실(-217억원)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규모다. 위지윅스튜디오는 지난해도 250억원의 적자를 내며 컴투스의 재무 안정성 악화에 일조했다.

2016년 4월 설립된 위지윅스튜디오는 2021년 컴투스가 2050억원(지분율 38.1%)을 들여 경영권을 인수한 회사다. 상장 자회사 2개(래몽래인·엔피)를 비롯해 7개가 넘는 종속회사들을 거느린 그룹사다.

‘재벌집 막내아들’' 드라마 포스터.  사진=JTBC·래몽래인

종속회사 중 래몽래인은 JTBC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을 기획·제작하며 대중에 이름을 알렸다. 래몽래인은 이 드라마의 기획·제작을 맡았으며, 전체 투자금 352억원 중 절반인 176억원을 책임지며 지식재산권(IP)도 50% 확보했다.

래몽래인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443억원, 영업손실은 60억원을 기록, 적자 전환했다. 당기 순손실도 67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대박을 친 ‘재벌집 막내아들’을 감안하면 업계 기대치를 밑도는 실적이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컴투스의 올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1867억원, 영업적자 16억원을 내며 4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영업활동현금흐름 역시 감소했다. 2019년 1298억원에서 올해는 9월 말 기준 –83억원으로 줄었다. 같은 기간 연결 EBITDA(감가상각 전 영업이익)는 1300억원에서 26억원으로 급감했다. 미디어·콘텐츠 부문 자회사들의 인건비 등 비용 부담이 적자 규모를 키운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사 관계자는 “미디어·콘텐츠 부문의 영업손실이 지속되면서 3분기 누적기준 영업적자 규모가 지난해 연간 수준을 상회하고 있다”며 “인건비 부담이 높아진 상황에서 자회사들의 제작비 증가 요인 등을 감안하면 단기간 내 수익성 개선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최근 기준 컴투스 주가는 5만1000원대 수준에서 머무르고 있다. 지난해 초 15만 원대를 웃돌던 시절을 생각하면 3분의 1토막이 난 셈이다. 

이에 따라 적극적인 대책을 요구하는 투자자들도 늘었다. 지난 4월 컴투스 소액주주들은 주주행동모임을 구성하고 4%가량의 지분을 확보해 사측에 주주가치 제고 대책을 촉구하는 공개서한을 보냈다.

회사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힘쓰고 있다. ▲올해 155억원 규모 배당과 119억원의 자사주 매입 ▲6월 149억원 규모의 특별 분기 배당 ▲18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 ▲매입한 자사주 가운데 발행주식총수의 1%(12만8665주)에 해당하는 주식을 소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