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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트

[뉴스웨이브][게이트]라온피플, 조달한 자금 90% 토해내는 사연

- 1회차 CB 300억 중 270억 조기상환청구 들어와
- 주가부진 탓...전환가 대비 현주가 2000원 이상 높아.
- 영업활동현금흐름 올 1분기 15억, 지난해 52억 유출


[편집자주] 단편적인 뉴스만으로 자본시장의 변화를 예측하는 것은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금융시장·기관·기업들의 딜(거래), 주식·채권발행, 지배구조 등 미세한 변화들은 추후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진다. 따라서 이슈 사이에 숨겨진 이해관계와 증권가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다양한 풍문을 살피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뉴스웨이브가 ‘게이트(門)’를 통해 흩어진 정보의 파편을 추적한다.

뉴스웨이브 = 황유건 기자

이미지센서 장비 업체인 라온피플이 사모 전환사채권(CB) 조기상환청구(풋옵션·Put Option) 리스크에 노출됐다. 회사는 이달 1회차 사모 CB의 풋옵션 조기상환(46억원)을 앞두고 있다. 회사가 발행했던 CB에 대한 풋옵션 누적 행사 비율은 90%에 달한다. CB 투자자 10명 중 9명이 원금 상환을 청구한 셈이다. 주가 부진이 계속되면서 있는 CB 투자자들이 원금 조기상환 요구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라온피플의 1회차 사모CB 투자자는 4차 조기상환 청구에서 46억원(총 발행 물량의 15.3%)의 사채권 풋옵션을 행사했다. 조기상환 청구 기간은 지난 5월30일부터 이달 1일까지였다. 

이에 따라 회사 측은 오는 29일까지 46억원을 투자자들에 돌려줘야 한다. 해당 CB는 2021년 10월 300억원 규모로 이자율 0%로 발행됐다. 상환에는 올해 1월 운영자금 등 확보 목적으로 발행한 CB 260억원 중 일부 자금이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풋옵션 물량 해소되고 나면 남은 1회차 CB 잔액은 30억원이다. 

1회차 CB 발행 후 라온피플 주가는 내리막길을 걸었다. 전일 종가(6340원)를 고려하면 남은 물량 30억원도 풋옵션이 들어올 가능성이 크다. 당초 1회차 CB 전환가는 1만7581원이었으나, 2022년 7월 무상증자(100%)후 전환가는 8861원이 됐다. 전환가가 현재 주가 보다 2000원 이상 높은 상태다. 시세차익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채권자들이 풋옵션 행사 시점이 다가오자 원금 회수에 들어간 것으로 풀이된다.

라온피플 CI

1회차 CB에 대한 사채권자의 풋옵션 행사 과정을 훑어보면. 조기상환일 기준 ▲지난해 10월 29일 27억원 ▲올해 1월 29일 27억원 155억원 ▲올해 4월 29일 42억원 ▲올해 7월 29일 27억원이다. 풋옵션 누적 행사비율은 작년 9%에서 올해 90%로 높아졌다. 

CB는 일정한 조건에 따라 채권을 발행 회사의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채권이다. 사채와 주식의 중간 성격을 띠고 있어 CB 투자자들은 주가가 상승하면 채권을 주식으로 전환한 후 매도해 차익을 얻을 수 있고, 주가 하락시엔 풋옵션으로 만기 전 원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

라온피플은 현금 곳간 사정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자금 부담이 커지는 모양새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112.44억원(전년대비 -57.55%), 영업손실 112.05억원(전년대비 적자전환), 순손실 96.75억원(전년대비 적자지속)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 말 별도 기준 현금성자산은 159억원, 차입금 380억원이다. 차입금에서 현금을 상계하면 순차입금은 221억원이다. 같은 기간 영업활동현금흐름은 15억원이 빠져나갔다. 지난해의 경우 52억원이 유출됐다. 영업으로 돈을 벌어오지 못한다는 의미다.

주가 부양이 이뤄지지 않는 이상 조달한 자금을 다시 토해내는 불리한 여건은 지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