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자재 전량 해외 수입, 라니냐 나비효과로 매출원가 부담↑
- 매출원가 2971억원, 판관비 226억원…전년比 5.6%↑, 8.7%↑
- 골프장·배합사료·축산물유통 사업 영역 넓혀
[편집자주] 단편적인 뉴스만으로 자본시장의 변화를 예측하는 것은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금융시장·기관·기업들의 딜(거래), 주식·채권발행, 지배구조 등 미세한 변화들은 추후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진다. 따라서 이슈 사이에 숨겨진 이해관계와 증권가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다양한 풍문을 살피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뉴스웨이브가 ‘게이트(門)’를 통해 흩어진 정보의 파편을 추적한다.
뉴스웨이브 = 이재근 기자
국내 톱3 제당 업체인 대한제당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50% 가까이 하락했다. 매출원가·판관비 부담 가중된 영향이다.
대한제당의 올해 1분기 연결 영업이익은 5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47.3% 감소한 수치다. 매출액(3252억원)은 전년 동기 보다 4% 증가했고, 설탕 시장점유율 역시 2021년에 비해 0.7%포인트 상승한 21.6%를 기록했음에도 영업이익이 반토막 났다. 매출원가·판관비 비용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매출원가는 2971억원, 판관비는 22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6% 8.7% 증가했다.
특히 전체 매출의 50%를 차지하는 상품(설탕 등)에 들어가는 주원료인 원당의 국제가격이 2021년 톤당 424달러에서 2022년 485달러, 지난해 579달러로 2년 새 36.6%가 올랐다. 올해 1분기엔 633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최고점을 찍은 뒤 이후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라니냐 현상으로 가격 상승 우려가 다시 커지고 있다.
라니냐는 동태평양 해수 온도가 평년보다 낮은 현상이다. 동남아시아와 호주에서는 홍수를, 북미에는 강추위를, 남미에는 가뭄을 일으킨다. 겨울에는 북반구 지역에 강추위를 불러와 전반적인 곡물 생산성을 낮춘다. 실제로 설탕 수출국인 브라질(1위), 태국(2위)이 가뭄으로 사탕수수 수확량이 크게 줄어들었다. 2020년부터 2년간 라니냐가 발생한 시기에 주요 원당은 평균 23.8% 상승했다.
원가 부담이 커져 매출총이익률이 떨어져도 가격 인상을 쉽게 결정하기 어렵다. 설탕·밀가루·라면 등은 정부의 가격 개입 품목이기 때문이다. 이 품목들의 가격이 오르면 가공식품 가격도 연쇄 반응을 일으킨다. 또 가격 인상 시 소비를 줄이거나 저렴한 대체제로 분산되면 실적이 더 악화될 수 있다. 실제로 회사는 설탕(정백) 가격을 kg당 2022년 895원, 2023년 1047원, 2024년 1분기 1129원으로 꾸준히 인상했지만 의미 있는 수익성 개선 효과는 못 봤다.
대한제당 원재료(원당·대두박·옥수수 등)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반면 전체 매출에서 수출은 20%에 불과해 환율 상승에 취약하다. 원자재 매입 시점과 매출이 찍히는 시점 사이에 환율이 상승할 경우 외환차손이 발생한다. 선도계약으로 원재료 가격 변동성에 대비해야 하는 업종이란 의미다.
주요 현금 지표를 살펴보면, 2024년 1분기 기준 현금및현금성자산은 1379억원으로 지난해 말 (1815억원) 보다 24%(436억원) 감소했다. 같은 기간 단기차입 360억원, 장기차입 301억원, 부채비율은 127.7%다. 유동사채로 650억원, 비유동사채로 150억원이 잡힌다. 이 돈은 만기 도래하는 사채 차환 목적으로 보인다.
회사는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위해 주력인 제당에 이어 축산유통, 사료, 골프장, 단체급식 등에 진출해 매출원을 다양화하는 모습이다.
사업별 매출 비중은 지난해 기준 식품 55.3%, 축산유통 27%, 사료 20.7%, 골프장 2.5%순이다. 이중 골프장 순이익은 대한제당 전체 순익의 28.8%를 기여했다.
1956년 설립된 대한제당은 CJ제일제당, 삼양사와 국내 설탕 시장 90% 이상을 과점하고 있다. 지난해 실적은 매출 1조3323억원, 영업이익 472억원, 순이익 32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3% 감소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24%와 27%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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