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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트

[뉴스웨이브][게이트]효성, 자금 이동의 종착지는 ‘총수 지분 비상장사’

- 총수 일가 지분 100% 회사 건물에 계열사 입주해 수백억 매출고 올려
- 내부거래 비중, 공덕개발 93.67%·트리니티 55.44%·신동진·45%
- 7월 1일자로 존속회사 ‘효성’, 신설지주 ‘HS효성’...계열분리


[편집자주] 단편적인 뉴스만으로 자본시장의 변화를 예측하는 것은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금융시장·기관·기업들의 딜(거래), 주식·채권발행, 지배구조 등 미세한 변화들은 추후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진다. 따라서 이슈 사이에 숨겨진 이해관계와 증권가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다양한 풍문을 살피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뉴스웨이브가 ‘게이트(門)’를 통해 흩어진 정보의 파편을 추적한다.

뉴스웨이브 = 임백향 기자

공덕개발㈜, 트리니티에셋매니지먼트㈜, ㈜신동진 등 3사가 효성그룹 전체 매출 가운데 내부거래액 비중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효성그룹은 57개 계열사 가운데 비상장사로 분류된다. 주식 시장에 상장되어있지 않아 좀처럼 드러나지 않은 기업들이다. 이들은 계열사에 부동산을 임대해 상장사 못지않은 알짜수익을 내고 있다. 세 회사 모두 총수일가가 지분 100%를 들고 있다. 

이에 고(故) 조석래 명예회장의 장남 조현준 효성 회장, 차남 조현문 동륭실업 이사, 삼남 조현상 효성 부회장이 소유한 비상장사들을 중심으로 내부거래가 쏠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효성 오너일가 회사인 공덕개발·트리니티에셋매니지먼트·신동진의 지난해 매출 합계가 수백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부동산 업체인 공덕개발은 지난해 매출 116억원을 거뒀다. 주수익원은 법인이 소유한 서울 마포구 효성공덕빌딩(공덕동 450)의 임대료다. 이곳은 2023년 그룹 계열사로부터 109억원의 임대료를 챙겼다. 효성티앤씨, 효성첨단소재, 효성, 효성중공업 등과 거래로 매출의 93.67%를 채웠다.

또 다른 부동산 업체 트리니티에셋매니지먼트는 지난해 매출 53억원을 냈는데, 내부거래 비중은 55.44%를 기록했다. 회사가 보유한 건물(청담동 52)에는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 등이 입주해 있다. 

수입차 딜러 사업이 주력인 신동진 역시 서울 반포동 빌딩(반포대로 235)을 그룹 계열사에 임대하는 방식으로 71억원의 수익을 냈다. 지난해 매출 중 내부거래 비중은 45%다. 신동진이 보유한 반포빌딩에는 아승오토모티브그룹, 에프엠케이, 효성화학 등 효성그룹계열사가 들어와 있다.

공덕개발이 소유한 서울 마포구 효성공덕빌딩. 사진=뉴스웨이브 배건율 기자

각 회사별 지분구성을 살펴보면 ▲공덕개발은 고(故) 조 명예회장과 조 회장이 각각 지분 50%를 들고 있다. ▲트리니티에셋매니지먼트는 조 회장 80%, 조 이사 10%, 조 부회장 10% ▲신동진은 조 부회장 80%, 조 회장 10%, 조 이사가 10%씩 나눠 보유하고 있다

총수 일가가 100% 지배하는 비상장사 소유 건물에 여러 사업법인들을 입주시켜 안정적인 임대료를  받고, 이 돈은 다시 총수일가 지배력을 공고히 하는 지렛대가 되고 있는 셈이다.

일각에서는 시장의 견제가 없어 내부거래를 통해 총수 일가의 곳간을 채우는데 활용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룹 최상위 지배회사인 ㈜효성의 지분율은 조 회장 21.94%, 조 부회장 21.42%다. 조 회장과 조 부회장 모두지배력을 확고히 다져놓은 덕에 지난 3월 조 명예회장 타계 이후에도 효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은 순조로운 모습이다.

효성그룹은 현재 인적분할 작업을 진행 중이다. 효성첨단소재·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HIS)·효성토요타 등 6개 자회사의 출자 부문을 분할해 신설 지주회사인 HS효성을 설립할 계획이다. 오는 7월 1일자로 효성그룹 지배체제는 존속회사 효성과 신설지주 법인 HS효성로 완전 계열분리된다. 

조 명예회장의 유언으로 조 이사의 지분 상속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경영권 분쟁이 재개될 가능성은 낮다는 게 중론이다. 효성그룹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해 5월 발표한 대기업집단 순위는 31위다. 자산총액은 15조8770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