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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트

[뉴스웨이브][게이트]‘상폐’ 카운트다운 쌍용C&E, 3개월 새 차입금 급증 배경은?

- 총차입금 1조4303억원 → 1조8138억···26.81%↑
- 자기주식 매입에 3350억 지출, 1Q 실적 한일시멘트에 ‘역전’
- 2018년부터 EBITDA 50% 안팎 모회사 배당


[편집자주] 단편적인 뉴스만으로 자본시장의 변화를 예측하는 것은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금융시장·기관·기업들의 딜(거래), 주식·채권발행, 지배구조 등 미세한 변화들은 추후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진다. 따라서 이슈 사이에 숨겨진 이해관계와 증권가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다양한 풍문을 살피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뉴스웨이브가 ‘게이트(門)’를 통해 흩어진 정보의 파편을 추적한다.

뉴스웨이브 = 황유건 기자

국내 시멘트 출하량이 10% 이상 줄어든 가운데 쌍용C&E(씨앤이)의 차입금이 올해 1분기 크게 늘었다. 실적 부진 보단 상장폐지를 추진하며 주식 공개매수에 대규모 자금이 투입된 여파로 풀이된다. 공개매수에는 총 7029억원이 투입됐는데 이중 절반가량을 쌍용C&E가 댔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쌍용C&E의 올해 1분기 말 연결 총차입금은 1조8138억원으로 지난해 말(1조4303억원)보다 26.81%(3835억원) 증가했다. 1년 내 갚아야 하는 단기차입금은 6406억원에 이른다. 연내 상환해야 하는 공모채·사모채는 2250억원이다.
당장 이달 300억원 규모의 공모채 만기가 도래하고 오는 9월 공·사모채 1550억원, 10월 공모채 400억원을 상환해야 한다. 반면 올해 1분기 말 현금성자산은 1763억원에 불과하다.

회사는 2023년 보유 토지와 종속회사인 쌍용레미콘(지분 76.9%)을 매각해 재무 체력을 높여였지만 올해 1분기 들어 재무안정성 지표는 개선되지 않았다. 

차입금의존도는 작년 말 39.3%에서 올해 1분기 말 49.8%로 10.5%p(포인트) 올랐다. 최근 6년간 차입금의존도를 살펴보면 2018년 26.20%, 2019년 28.90%, 2020년 30.20%, 2021년 36.50%, 2022년 42.40%, 2023년 39.50%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2018년 73.20%, 2019년 84.70%, 2020년 96.90%, 2021년 115.30%, 2022년 143.20% 순으로 상승, 2023년 130.50%로 감소세를 보이다가, 올해 1분기 말 201.7%로 크게 뛰었다.

쌍용C&E CI

차입금과 부채비율이 급등한 배경은 최대주주인 한앤코시멘트홀딩스가 쌍용C&E 상장폐지를 추진하면서 발생한 차입 영향이 크다. 쌍용C&E 지분 공개매수에는 7029억원이 투입됐다.  이 중 쌍용C&E가 부담한 돈은 3350억원이다.

자기주식 매입에 따른 재무부담 확대가 예상되자 국내 신용평가 3사(한국신용평가·NICE신용평가·한국기업평가)는 쌍용C&E의 신용등급을 올해 3월 ‘안정적(A-)’에서 이달 ‘부정적(A0)’로 조정했다.

공개매수는 지난 2월 5일부터 3월 6일까지 한 달간 진행됐다. 공개매수 이후 한앤코시멘트홀딩스가 가진 쌍용C&E 지분은 기존 78.48%에서 84.81%로 6.33% 늘었다. 최근 쌍용C&E가 자기주식 11.01%를 소각하면서 한앤코시멘트홀딩스의 지분율 97%까지 상승했다. 이로써 오는 7월 9일 쌍용C&E에 대한 상장폐지 조건(지분 95% 이상)을 맞춰진 상태다. 

쌍용C&E 상장폐지가 카운트다운에 들어가며 수익성도 주목을 끈다. 1분기 연결 매출은 376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1.1% 감소했다. 그간 10%를 넘던 영업이익률은 2.7%까지 떨어졌다.

시멘트업계 1위 자리도 한일시멘트에 내줬다. 지난해 쌍용C&E와 한일시멘트 간 매출 차이는 지난해 4%로 좁혀졌다. 영업이익의 경우 한일시멘트가 34%가량 앞섰다. 올해 1분기 쌍용C&E의 매출(3761억원)과 영업이익(102억원)은 한일시멘트의 매출(4116억원)과 영업이익(555억원)과 비교해 모두 뒤쳐졌다. 당기순이익으로 본 양사의 격차는 더 벌어진다. 올해 1분기 쌍용C&E가 4억원의 순이익을 낼 때 한일시멘트는 55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경쟁사 대비 외형과 수익성이 밀려난 상황에서 모회사에 대한 과도한 배당도 부담이다. 쌍용C&E는 2016년 한앤코시멘트홀딩스에 인수된 후 지속적으로 배당정책을 확장했다. 2018년부터 매년 2000억원 안팎의 배당금을 지급해오고 있다. 이는 연간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의 약 50%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