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분기 380억 대규모 적자, 전년比 205억 손실 확대···수익성 비상등
- 적자실적·자산건전성은 ‘적신호’, 자본적정성은 ‘청신호’
[편집자주] 단편적인 뉴스만으로 자본시장의 변화를 예측하는 것은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금융시장·기관·기업들의 딜(거래), 주식·채권발행, 지배구조 등 미세한 변화들은 추후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진다. 따라서 이슈 사이에 숨겨진 이해관계와 증권가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다양한 풍문을 살피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뉴스웨이브가 ‘게이트(門)’를 통해 흩어진 정보의 파편을 추적한다.
뉴스웨이브 = 이재근 기자
저축은행 자산 규모 7위권인 상상인저축은행이 고꾸라진 실적을 내면서 업계의 우려 섞인 시선을 받고 있다. 지난해 750억원 순손실에 이어 올해 1분기 380억원의 적자를 내며 수익성에 비상등이 켜졌다, 상상인저축은행은 저축은행 중 PF·건설·부동산업 대출 연체율(25.1%)이 가장 높은 곳으로도 꼽힌다. M&A 매물로 나와 있는 만큼 적자 실적과 대출 부실 위험이 기업가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14일 저축은행중앙회 공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상상인저축은행은 38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순손실 173억원)과 비교하면 2배 이상 손실 규모를 키웠다. 눈길을 끄는 점은 기간 대비 손실액 이다. 1월부터 3월까지 3개월간의 손실이 지난해 연간 순손실(750억원) 규모의 절반을 넘어선다.
총자산에서 당기순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인 총자산이익율(ROA)은 2024년 1분기 말 기준 마이너스(–)3.09%다. 자산 대비 수익규모를 나타내는 ROA는 금융사의 수익성 및 효율성을 측정 지표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몸집에 비해 충분한 이익을 내지 못하는 모양새다”라며 “현재 총자산이익률을 살펴보면 수익성은 이전보다 약해졌다”고 말했다.
수익성이 악화된 배경은 주수입원인 이자수익 감소와 충당금 적립률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자수익은 2023년 1분기 말 739억원에서 올해 1분기 말 536억원으로 27.47%(203억원) 감소했다. 같은 기간 수익합계는 596억원에서 735억원으로 23.28%(139억원) 줄었다. 2022년부터 기준금리 상승으로 수신금리가 인상됨에 따라 비용이 증가하며 실적 악화를 가속화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2023년 1분기 말 564억원에서 올해 1분기 말 659억원으로 16.84%(95억원) 늘어나며 수익성을 끌어내렸다. 부실채권이 늘어날 때마다 충당금이 쌓으며 손실 규모를 키웠다.
연체율은 꾸준히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2022년 말 3.97%에 머물던 연체율은 이듬해 연말 13.83%로 수직상승 했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연체율은 19.05%%로 전년 동기(8.57%) 대비 10.48%포인트 올랐다.
부동산 업종 대출 연체율만 따로 발라내보면 올해 1분기 25.05%다. 지난해 말(14.48%)에서 3개월 새 10.57%포인트 급등했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기업대출금은 1조8357억원이다. 전체 대출에서 81.49%를 차지한다. 이중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잔액은 2942억원, 연체율은 18.97%다.
자본적정성은 법규정상 요구되는 11%를 상회하는 11.31%를 보이며 안정적인 편에 속한다. 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비율(BIS)은 11.31%로 지난해 1분기 11.23%였던 것을 올해 3월 말 3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하며 0.08%포인트 끌어올렸다. 자기자본비율은 위험가중자산 대비 자기자본이 차지하는 비율이다. 분자에 해당하는 자기자본을 증자로 늘리면 자기자본비율이 올라간다.
금융당국에서 권고하는 저축은행 BIS비율은 자산 규모 1조원 이상은 11%, 1조원 미만은 10% 이상이다. 상상인저축은행은 자산 규모 3조2867억원으로 전국 79개 저축은행 가운데 7위권이다.
상상인저축은행은 대주주 적격성 문제로 매각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지난해 8월 최대주주인 상상인은 금융위원회로부터 상호저축은행법상 대주주 적격성 유지요건 충족명령을 이행하지 않아 주식 처분 명령을 받았다. 이에 따라 상상인저축은행 보유 지분 100% 가운데 10%를 제외한 최소 90%를 지난 4월까지 매각해야 했지만, 상상인의 행정처분 효력정지신청이 받아들여져 소송 판결이 확정되기까지 주식처분명령의 효력이 잠시 정지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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