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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트

[뉴스웨이브][게이트]동성제약, 매출원가율·생산력 ‘청신호’…턴어라운드 기반 마련

- 총차입금 469억 중 277억은 1년 내 상환해야
- 6년 연속 순손실 중 적자폭은 줄어…정로환·미녹시딜 기여
- 2018년 영업 적자 이후 지난해 첫 흑자 전환


[편집자주] 단편적인 뉴스만으로 자본시장의 변화를 예측하는 것은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금융시장·기관·기업들의 딜(거래), 주식·채권발행, 지배구조 등 미세한 변화들은 추후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진다. 따라서 이슈 사이에 숨겨진 이해관계와 증권가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다양한 풍문을 살피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뉴스웨이브가 ‘게이트(門)’를 통해 흩어진 정보의 파편을 추적한다.

뉴스웨이브 = 임백향 기자

코스피 상장사인 동성제약의 금고가 바닥을 드러냈다. 지난 6년간 순손익이 악화하는 상황에서 연구개발 등으로 현금이 유출이 이어진 탓이다. 지난해 7월 발행한 신주인수권부사채 총액중 절반 이상이 이전에 발행한 신주인수권부사채 채무 상환에 사용됐다. 469억원에 달하는 차입금도 재무부담이다. 다만 광역학치료(PDT, PhotodynamicTherapy) 카드가 휑해진 동성제약 곳간을 어떤 식으로 채울지 관심이 모아진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동성제약의 올해 1분기 현금성 자산은 20억원이다. 회사의 현금성 자산이 바닥을 보인 이유는 영업활동으로 현금이 유출되는 상황이 5년째 이어졌기 때문이다. 당기순이익은 6년째 마이너스(-) 상태다. 

총차입금 규모는 469억원으로 이중 단기차입금은 277억원(59%)이다. 총차입금 중 절반이상이 1년 이내 갚아야 하는 돈이다. 단기차입금 규모 대비 당장 손에 쥔 현금성 자산은 작아 유동성 우려가 커진다. 회사의 부채비율은 198.7%를 보이며, 총부채는 총자본의 2배에 근접했다. 

최근 6년 간 매출 추이를 살펴보면, 2019년 865억원, 2020년 878억원, 2021년 844억원, 2022년 933억원, 지난해 885억원을 기록하며, 860~880억원대 박스권에서 움직이고 있다. 올해 1분기는 227억원의 매출고를 올렸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2019년 -88억원, 2020년 -141억원, 2021년 –43억원, 2022년 -22억원, 지난해 –21억원으로 꾸준히 적자폭을 줄여왔다.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2억원이다.

영업이익은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년 연속 적자를 이어오다가 지난해 말 6억원을 남겨 흑자전환 했다. 대표 상품인 정로환(102억원)과 미녹시딜 등 탈모제품(65억원) 매출이 전년 대비 각각 36%, 10% 성장하며 실적에 기여했다. 

여기에 노후설비 교체, 생산설비 자동화 등 시설투자로 생산효율을 높인 것이 수익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의약품·화장품 제조를 담당하는 아산공장의 생산력은 2022년 490억원에서 지난해 547억원으로 11.63% 증가했다. 매출원가율도 53%를 기록하며 제약사 평균 매출원가율 59%를 하회했다.

동성제약 CI

주력 상품의 매출 성장과 자체 공장의 원가효율을 높이며 영업손실은 벗어났지만, 장기간 적자경영으로 인해 빚을 내서 빚을 갚는 모양새다. 지난해 7월 발행한 신주인수권부사채 140억 중 절반 이상은 채무 상환에 사용됐다. 2021년 8월 발행한 신주인수권부사채(85억원)의 조기상환청구권 행사가 작년 8월부터 시작됐다. 2023년 말 기준 상환청구액은 75억원이다.

문제는 현금이 메마른 상태에서 PDT 신약 연구개발을 이어가야 한다는 점이다. 지난 3월 광과민제 포노젠의 임상시험계획 승인을 통과함에 따라 임상 2상이 시작되면 지출은 더욱 증가할 수밖에 없다. 보유 현금이 극도로 부족한 동성제약 입장에서 추가적인 비용사용은 재무구조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임상 2상은 대구 PDT 전용 암센터를 중심으로 진행 중이다. 전공의 등 의료진 파업으로 일정 조정의 여지는 있지만 업계는 연내 진행을 유력하게 보고 있다. PDT 신약은 그간 본 손실을 메우는 것을 물론 업계 강자로 군림할 수 있는 강력한 패다.

광역학 치료(PDT)는 종양에만 선택적으로 축적되는 성질을 가진 광과민제 약물을 정맥주사하고 3시간 이후 빛으로 종양부위를 조사하여 빛과 광과민제의 반응을 통해 정상조직이 아닌 종양부위만 선택적으로 괴사시키는 방법이다. 

동성제약은 1957년 창업주인 고(故) 이선규 회장이 설립한 회사다. 2001년 이 회장의 3남 1녀 중 막내인 이양구(1962년생) 대표가 물려받아 현재 대표이사·최대주주(지분율 17.05%) 자리를 지키고 있다. 

최근 후계자는 이 대표의 아들이 아닌 조카로 굳어지는 모양새다. 이 대표에겐 아들 용훈(지분율 1.26%), 용준(지분율 0.11%)씨가 있다. 하지만 사내이사를 포함한 경영 참여는 이 대표의 조카인 나원균(1986년생) 부사장이 하고 있다. 나 부사장은 해외 진출 등 신사업 부문을 맡고 있다. 지분율은 1.15%로 주주명부상 4번째로 많은 주식을 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