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게이트

[뉴스웨이브][게이트]SK트리켐, 단기차입금·이자 부담 가중…‘급전 조달’

- 작년 말 단기차입금 376%↑, 이자비용 213.33%↑
- 총차입금·차입금의존도 5배 가까이 증가
- 이익잉여금 2022년부터 감소세…이지지급 여력 양호


[편집자주] 단편적인 뉴스만으로 자본시장의 변화를 예측하는 것은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금융시장·기관·기업들의 딜(거래), 주식·채권발행, 지배구조 등 미세한 변화들은 추후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진다. 따라서 이슈 사이에 숨겨진 이해관계와 증권가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다양한 풍문을 살피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뉴스웨이브가 ‘게이트(門)’를 통해 흩어진 정보의 파편을 추적한다.

뉴스웨이브 = 정민휘 기자

SK트리켐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절반이상 줄어든 가운데 단기차입금·이자 부담이 크게 가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자본적지출과 배당금지급이 유동성 악화를 촉발시켰다. 차입은 단기차입금으로 이뤄졌다. 차입금의존도는 지난해 말 50%에 근접하며, 총차입금은 전년 보다 5배 가까이 급증했다. 이에 따른 이자부담도 한층 무거워졌다. 

SK트리켐의 지난해 말 단기차입금은 전년(210억원) 대비 376.19% 늘어난 1000억원을 기록하면서 첫 1000억원대에 진입했다. 단기차입금은 대부분 은행권으로부터 들여온 돈이다. 여기에 2억원의 리스부채까지 포함하면 총차입금 1002억원이다.

차입금이 1년 새 급증하면서 부채비율은 2022년 말 69.1%에서 지난해 말 163.2%로 136%포인트(p) 높아졌다. 같은 기간 차입금의존도는 10.3%에서 49.2%로 5배 가까이 증가했다. 생산설비와 배당으로 인한 자본적지출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2019년 128억원, 2020년 77억원, 2021년 68억원에 머물던 자본적지출은 2022년 들어 381억원으로 급증했다. 지난해도 306억원을 생산설비 구축에 사용했다. 

배당금 지출은 2019년 이전 무배당에서 2020년 100억원, 2021년 200억으로 점차 늘다가 2022년 1100억원 점정을 찍고 지난해 700억원을 배당으로 현금을 유출했다. 2023년 배당금(700억원) 중 455억원은 SK㈜가, 245억원은 트리케미칼래버토리(TCLC, Trichem chemical laboratories)가 가져갔다. SK트리켐은 SK㈜(전 SK머티리얼즈)와 일본 TCLC가 2016년 7월 합작 투자해 설립한 조인트벤처(JV)다.

재무제표에서 눈길을 끄는 부분은 배당금과 당기순이익간의 관계다. 4년간(2020~2023년) 총배당금(2100억원)이 전년 4년간(2019~2022년) 총순이익(2139억원)과 맞먹는다. 사실상 4년간 번 돈을 대부분을 배당으로 내보낸 셈이다.

지난해 말 남은 이익잉여금은 506억원이다. 이익잉여금은 2021년 1357억원에서 2022년 933억원으로 매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SK트리켐 CI

현금 유출로 돈이 마르자 차입금을 늘렸는데, 이 과정에서 이자비용이 증가했다. 이자비용은 2022년 15억원에서 지난해 47억원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다만 같은 기간 현금성자산이 320억원에서 139억원으로 감소했지만 이자 지급 여력은 양호 한 수준이다.

SK하이닉스가 감산을 단행하면서 SK트리켐의 전반적 실적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SK트리켐은 SK하이닉스 매출 의존도가 높다. SK하이닉스에 대한 매출액 비중은 2022년 96.7%(2197억원), 지난해 99.3%(1431)다. D램 핵심 소재인 프리커서(Precursor, 전구체)를 SK하이닉스에 공급하는 사업이 주력 매출이다. 전구체는 화학반응으로 특정 물질이 되기 전 단계의 용매 형태 물질이다. 

지난해 매출액(1442억원)은 전년(2272억원) 대비 36.53% 감소했고, 영업이익(409억원) 역시 2022년(936억원)과 비교해 56.3%가 증발했다. 

매출 규모는 2018년 500억원 후반대에 머물다가 2021년 들어 1000억원 중반대로 성장, 2022년 2000억원 고지를 넘어섰고, 지난해 다시 1000억원 중반대로 하락했다. 재고자산은 매출과 연동해서 가는 모양새다. 2018년부터 2021년까지 130~288억원을 횡보하던 재고자산은 2022년 528억원 최고점를 찍고, 지난해(493억원) 소폭 하락했다. 재고자산은 지난해 493억원으로 자산총계(2037억원)에서 24.2%를 차지한다. 

올해에 SK트리켐의 실적 반등이 실현될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우선 SK하이닉스 의존도가 높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Hf계 전구체 시장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는 점도 변수다. Hf계 전구체 원천특허는 TCLC가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