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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브][현미경]내홍-유동성위기에 등급전망 하향...M캐피탈 '깊어가는 한숨'


-한신평, M캐피탈 신용등급 전망 하향조정.
-조정 이유로 유동성 대응력 약화, 부동산금융 건전성 위험, 자산포트폴리오 안정성 저하 꼽아
-출자자간 내홍으로 새마을금고의 긴급 자금수혈도 무산...GP인 ST리더스는 독자 매각 움직임까지

 

 

 

 

 

[편집자주] 기업의 위험징후를 사전에 알아내거나 원천적으로 차단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내용이 어렵거나 충분하지 않다면 호재와 악재를 구분하기 조차 어렵다. 일부 뉴스는 숫자에 매몰돼 분칠되며 시장 정보를 왜곡시키는 요인으로 지적되기도 한다. 현미경으로 봐야 할 것을 망원경으로 보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이치다. ‘현미경’ 코너는 기업의 과거를 살피고 현재를 점검하며 특정 동선에 담긴 의미를 자세히 되짚어 본다. 

뉴스웨이브 = 이태희 기자

한국신용평가(이하 한신평)는 지난 22일 회사채 수시평가를 통해 M캐피탈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로 유지하고,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조정했다.

신용등급 전망 하향조치는 당장 신용등급을 내리는 것은 아니지만 일정기간 내 실적 개선 등이 없을 경우 정식으로 신용등급을 조정할 수 있다는, 일종의 사전 경고 조치다.

한국기업평가 등 다른 국내 신용평가사들도 작년 말 M캐피탈의 신용등급 전망을 하향조정한 바 있다.

한신평은 등급 전망 하향조정의 이유로 자금조달 환경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M캐피탈의 유동성 대응력이 약화되고 있고, 부동산금융을 중심으로 건전성 위험이 내재되어 있는 점, 영업자산 구성의 변화로 자산포트폴리오의 안정성이 저하된 점 등을 꼽았다.

M캐피탈은 지난 3월 말 현재 총자산이 3.48조원에 달하는 국내 10위권 캐피탈업체다. 원래 효성그룹 산하 효성캐피탈이었으나 2020년 12월 새마을금고중앙회 컨소시움이 3752억원에 인수했고, 이후 사명을 M캐피탈로 바꾸었다.

 

엠캐피탈의 영업자산 현황(한신평)

 

 

지난 3월 말 기준 M캐피탈의 최대주주는 지분 98.37%를 보유중인 스마트리더스홀딩스란 특수목적법인(SPC)이다. 또 이 SPC 지분 100%는 에스티엘제14호스마트금융사모투자합자회사가 보유 중이며, 이 합자회사(사모펀드)의 최대 출자자는 새마을금고중앙회(지분율 59.76%)다.

새마을금고중앙회(이하 새마을금고)가 사실상 최대 주주인 셈이나 새마을금고를 제외한 나머지 출자자도 모두 18명에 달하고, 주식회사가 아닌 사모펀드여서 새마을금고가 모든 걸 마음대로 하기는 어려운 구조다.

다른 출자자들 중 17곳은 초기 인수때 참여했던 국내 주요 은행과 캐피탈사 등인 것으로 알려진다. 이 펀드의 GP(업무집행조합원)는 사모펀드 운용사인 ST리더스프라이빗에쿼티(PE)유한회사(이하 ST리더스)로, 약간의 출자지분을 갖고 펀드를 관리하고 있다.

새마을금고 컨소시움의 인수 이후 M캐피탈은 자본시장의 큰 손이었던 새마을금고를 따라 부동산PF 등에 많이 투자, 투자자산을 크게 늘렸다. 투자자금 조달을 위해 회사채(여전채)도 공격적으로 많이 발행했다.

그러나 작년 7월의 새마을금고 뱅크런 사태,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 국내 부동산PF시장 자금경색 등으로 만기가 돌아온 여전채 차환 발행이 크게 어려워지며 현재 유동성위기 상태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엠캐피탈의 유동성 지표(한신평)

 

 

작년 새마을금고중앙회 회장 등 간부들이 배임-횡령 등 혐의로 대대적인 검찰수사를 받을 때 ST리더스 대표 등이 새마을금고 관계자에게 불법 리베이트를 제공한 사실도 드러나 양쪽 다 법정구속되기도 했다. 이 사건의 여파까지 겹쳐 M캐피탈이 발행한 여전채를 꺼리는 분위기가 여전하다고 한 자본시장 관계자는 전했다. 

새마을금고는 M캐피탈의 현금 고갈위기 타개를 위해 ST리더스를 GP에서 교체하는 조건으로 긴급 자금 수혈을 최근 추진했다. 하지만 일부 출자자 반대로 무산됐다. 새마을금고에 맞서 결사 항전(?) 중인 ST리더스는 엠캐피탈 매각까지 자체 추진하는 등 현재 컨소시움 전체가 내홍에 휩싸여 있는 것으로도 전해진다.

한신평 보고서도 비슷한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부동산 시장 회복이 지연되고, 특히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으로 부동산 PF에 대한 건전성 우려가 확산되면서 캐피탈 업권은 A급 이하 업체를 중심으로 회사채 시장에서 차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신용등급이 낮을수록 자금조달을 위해 주주 등 외부 지원, 영업 자산매각, 신규 영업자산 취급 축소 등 다각적으로 자금조달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엠캐피탈의 단기차입비중과 연체율 추이(한신평)

 

 

M캐피탈의 경우도 저조한 회사채 발행실적 때문에 자금조달 구조의 안정성이 저하되고 단기 유동성 부담이 확대되고 있다. 회사채 차환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으면서, CP/단기사채 발행규모가 확대되고, 장기 회사채 유동성 대체효과 등까지 겹쳐 단기차입비중은 2021년 말 37.5%에서 2024년 3월 말 69.2%까지 크게 상승했다.

추가 담보여력도 상당 부분 소진돼 유동화자금조달, 자산담보부차입 등의 대체자금 조달능력마저 약화되고 있다. 엠캐피탈은 지난 4월부터 이 회사 지분을 인수한 펀드의 출자자(새마을금고중앙회)를 활용한 투자금융자산 담보부차입 등을 추진했으나 당초 예상과 다르게 출자자와 운용사(ST리더스)간 이슈로 인해 이 계획의 성과가 불확실한 상황이다.

한신평은 향후 단기 유동성 부담이 완화되고 조달구조가 개선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보면서 차입부채의 양적인 상환부담도 이어지고 있어 단기 유동성 대응능력을 중심으로 재무안정성에 대한 중점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엠캐피탈의 주요 재무지표(한신평)

 

 

실제 지난 3월 말 현재 M캐피탈의 여전채 발행잔액 1.82조원 중 1년 내 상환해야할 여전채가 1.35조원에 달한다. 2021년까지만 해도 여전채 발행금리는 2%대에 불과했으나 최근 만기도래 여전채의 차환발행 금리는 6%대 중반에 이르고 있다. 이런 고금리에도 소화가 어려워 차환발행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진다.

M캐피탈의 부동산금융은 과거 부실을 적극적으로 제각∙매각해 건전성 지표가 개선되는 추세였다. 하지만 부실 추가 발생과 부동산PF리스크관리 모범규준 개정 등의 영향으로 부동산금융 영업자산의 건전성이 재분류됨에 따라 지난 3월 말 기준 요주의이하여신 비율은 17.6%까지 다시 치솟아 있는 상태다.

그렇더라도 경쟁 캐피탈사들과 비교할 때 최근 우려가 확산된 부동산PF 관련 익스포져가 아직 높지 않고, 평균적인 수준의 충당금도 적립돼 있는 상황이라고 한신평은 평가했다.

하지만 부동산PF 영업자산내 중∙후순위 여신과 비수도권 소재 사업장의 비중의 높아 향후 금융당국이 요구하는 사업성 평가 기준을 적용할 경우 사업성 저하로 인한 건전성저하 여신 규모가 추가적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한신평은 밝혔다.

엠캐피탈의 자산건전성 지표(한신평)

 

 

다만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작년 말 2227억원에서 지난 3월 말 1618억원으로, 석달 사이에 609억원이나 줄었다. 여전채 차환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여전채를 포함한 각종 차입부채 잔액은 작년 말 2.74조원에서 3월 말 2.56조원으로, 석달 사이에 1800억원 정도 줄었다. 차환발행이 여의치 않자 보유 현금 등을 동원, 만기도래 여전채를 일부 상환한 것으로 보인다.

M캐피탈 인수때 조성했던 펀드의 만기는 내년인 것으로 알려진다. 만기 전에 M캐피탈을 재매각해 투자수익을 출자자들에게 나눠 주거나, 최대 출자자이고 자금력이 좋은 새마을금고중앙회가 M캐피탈을 완전 인수해 나머지 출자자들에게 매각수익을 돌려주는 방법이 있다.

하지만 유동성 위기 등으로 기업가치가 많이 떨어진 엠캐피탈을 좋은 가격에 사줄 원매자가 있을지 의문이다. 작년 이후 격랑에 휩싸여 있는 새마을금고중앙회가 나머지 출자지분을 좋은 가격에 사주기도 어려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