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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브][게이트]삼정KPMG 재무자문부문, 구조조정 술렁 “호황 사이클이 끝났다”

- 부동산팀 인력 재배치, 부서장 홀로 남아
- 김이동 신임 대표, 7개 본부에서 10개 체제로 개편
- 후속 구조조정 가능성 제기…'회계사 취업대란에 트리거 되나'


[편집자주] 단편적인 뉴스만으로 자본시장의 변화를 예측하는 것은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금융시장·기관·기업들의 딜(거래), 주식·채권발행, 지배구조 등 미세한 변화들은 추후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진다. 따라서 이슈 사이에 숨겨진 이해관계와 증권가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다양한 풍문을 살피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뉴스웨이브가 ‘게이트(門)’를 통해 흩어진 정보의 파편을 추적한다.

뉴스웨이브 = 이재근 기자

국내 회계법인 가운데 ‘빅4((삼일PwC, 삼정KPMG, EY한영, 딜로이트안진)’ 중 하나인 삼정KPMG의 재무자문부문(DA·Deal advisory)이 임직원 구조조정 가능성을 둘러싸고 술렁이고 있다

삼정KPMG 재무자문부문은 최근 사업이 부진한 부동산팀을 조정하는 과정에서 문책성 인사가 단행됐다. 부동산 시장이 악화되면서 부동산팀의 실적이 히락하자 결과에 책임을 물은 것으로 전해진다.

그동안 회계업계에서 올해 부동산 경기 둔화로 거래 관련 컨설팅 수요가 급감하면서 부동산팀 인력을 줄이기 위한 감원설은 어느 정도 알려져 왔다. 

회사 측 인사 조치가 조직 전반의 구조조정으로 확대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들린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삼정KPMG 딜 부문에서 부동산팀을 맡아왔던 상무 1명을 업무에서 배제하고 해당 팀에 속한 회계사 및 컨설턴트에 대해서도 재무자문부문 내 다른 부서 배치를 통보했다. 실적 부진이 이유다. 

최근 삼정KPMG은 조직개편에 공격적인 모습이다. 삼정KPMG 재무자문부문은 10월1일자로 대표에 김이동 부대표를 임명하고, 재무자문부문을 기존 7개 본부에서 10개 체제로 개편했다. 

10개 본부 중 새로 신설되는 ▲8본부는 재무실사(TS) 중심의 서비스를 제공 ▲9본부는 중소·중견기업, 스타트업 자문 ▲10본부는 부동산 전 분야에 대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김이동 삼정KPMG 재무자문부문 신임 대표는 업계에서 손꼽히는 인수합병(M&A) 전문가다. 서울대 경영학 학사 졸업 후 2000년 삼정KPMG에 입사해 감사부문 내 정보통신사업본부 및 삼정투자자문 본부장을 거쳐 2015년부터 재무자문부문 내 5본부를 맡아왔다.

김 대표 선임과 관련해 삼정KPMG 안팎에서 구조조정의 신호탄이라는 해석과 인력이 필요할 때 충원하는 것도 쉽지 않기 때문에 인위적 인력 감축을 진행하기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는 해석이 맞서고 있다.

서울 역삼동 강남파이낸스빌딩에 위치한 삼정KPMG.  사진=뉴스웨이브 배건율 기자

삼정KPMG는 지난해 390명의 신입회계사를 채용해 빅4 회계법인 중 가장 많은 인력을 가져가면서 인건비가 급격히 늘어난 상태다. 하지만 많은 국내 기업들의 회계감사를 맡는 공익적 성격이 강한 회계법인에서 실적 악화를 사유로 인력을 내보내는 것은 부담이다.

만약 삼정KPMG에서 대거 퇴사자 발생할 경우, 공인회계사 채용시장에서 나비효과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금융위원회는 2024년 공인회계사 최소 선발 인원을 1250명으로 확정했다. 올해 1100명을 뽑았던 것에 비하면 최소 13.6%(150명)가 증가한다. 

KPMG은 회사의 경영상태와 향후 전망 모두 탄탄하지만, 계속되는 불확실성으로 최근 성장세를 이끌어온 재무자문 사업이 영향을 받고 있다. 내년에는 업계 사정이 더 나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2회계연도 4대 회계법인의 매출액은 전년 대비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4대 회계법인의 매출액 총합은 2조8000억원으로 직전 사업연도보다 11.9% 늘어났다. 반면 회계법인 전체 영업이익은 344억원으로, 같은 기간 582억원(62.9%) 줄었다.

회계업계가 호황 사이클이 끝났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삼정KPMG와 파트너쉽을 맺고 있는 KPMG도 올해 초 KPMG 미국법인도 급격한 경기 침체로 감원을 단행 했다. KPMG는 컨설팅 사업의 급격한 침체에 따라 미국 직원의 약 2%(700명) 가까이를 감축했다. M&A 활동 부진으로 거래 컨설팅 사업에 타격을 입었으며 IT 및 전략 컨설팅에 대한 수요를 회복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