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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트

[뉴스웨이브][게이트]휴젤, 3Q 대손충당금 109억원…“벽 높아진 中 필러 시장”

- 설정률 2022년 말 16.5%에서 2023년 3Q 24%…7.2%↑
- 매출채권 2022년 말 638억원에서 2023년 3Q 451억원…30%↓
- 대손충담금 지표 악화에도 견조한 내실 성장


[편집자주] 단편적인 뉴스만으로 자본시장의 변화를 예측하는 것은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금융시장·기관·기업들의 딜(거래), 주식·채권발행, 지배구조 등 미세한 변화들은 추후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진다. 따라서 이슈 사이에 숨겨진 이해관계와 증권가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다양한 풍문을 살피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뉴스웨이브가 ‘게이트(門)’를 통해 흩어진 정보의 파편을 추적한다.

뉴스웨이브 = 정민휘 기자

국내 보툴리눔 톡신(보톡스) 업계 1위인 휴젤이 100억원대의 대손충당금을 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론칭한 히알루론산(HA)필러의 중국 시장 상황과 앞으로 전망까지 녹록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 휴젤이 대손충당금을 쌓으며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대손충당금은 회수가 어렵거나 그럴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매출채권을 손상(비용)처리하기 위해 미리 손실로 반영해 놓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결과적으로 비용 발생으로 인식하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선 영업이익이 줄어든다. 영업이익은 매출총이익에서 판관비 및 관리비를 제외해 계산하는데, 대손상각비는 판관비 항목에 속하기 때문이다. 

대손충당금의 증가는 기업 입장에서 부담이다. 향후 환입의 가능성도 있기는 하나 시장 변화에 따른 선제제적 회계 조치인 탓에 일회성으로 간주되지 않는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휴젤의 대손충당금 설정률은 지난해 말 기준 16.8%(107억원)에서 올해 3분기 말 24%(109억원)로 7.2%(2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채권 규모는 638억원에 451억원으로 약 30% 줄었다. 올해 3분기까지 휴젤이 지출한 판관비 규모는 981억원에 이른다. 회사의 판관비는 지난해 처음으로 1000억원을 넘어섰다.

휴젤의 대손충당금 설정률은 2021년 39.7%(187억원)까지 치솟았다가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으로부터 보툴리눔 톡신 제제인 ‘보툴렉스(수출명 레티보)’의 정식 수출 품목허가 후인 지난해 16%(107억원)로 내렸다. 보툴렉스는 중국 이외에도 태국, 대만, 일본 등 아시아 국가와 유럽 23개국에 진출해 있다.

전반적으로 대손충담금 지표가 악화된 상황에도 불구하고 휴젤은 3분기 견조한 내실을 다졌다.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9.5% 증가한 34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도 84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증가했다. 

이번 충당금 총액의 증가는 부실채권 비율이 다시 상승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대손충당금은 회사가 자체적으로 설정하는 회계 항목이기 때문에 이것만으로는 사업부별 실적을 파악 할 수는 없지만, HA필러의 중국 내 부진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IB업계에선 휴젤의 향후 중국 실적을 부정적으로 바라본다. 중국 정부가 필러는 내수 제품을 80% 이상 써야한다는 정책을 내놓자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를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국 필러 시장은 제형별 30개 이상의 제품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여기에 국내 대표 보툴리눔 톡신 업체인 대웅제약, 메디톡스도 중국 시장에 사활을 걸고 있다. 국내 톡신 시장이 포화 상태로 출혈 경쟁이 일어나자 중국 시장으로 승부처가 몰리면서 벌어진 현상이다.

업계에선 휴젤이 톡신 시장에서 진정한 강자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중국 시장 공략에 달렸있다고 보고 있다.

한편, 휴젤은 메디톡스와 균주 출처를 두고 미국에서 소송 중이다. 지난해 3월 메디톡스가 보툴리눔 톡신 균주와 제조공정을 도용했다며 휴젤을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제소하며 시작했다. ITC 재판부는 예비판결은 내년 6월, 최종판결은 같은 해 10월 내리겠다고  예고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