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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트

[뉴스웨이브][게이트]라인게임즈, 만성 적자구조…'부채비율 4년 간 약 70배 증가'

- 돈 빌려 회사 운영…부채비율 700% 육박
- 장기차입금 1355억 대부분 RCPS…주식전환 될까?
- ‘판사’, '넥슨' 출신 신임 경영진 행보 주목


[편집자주] 단편적인 뉴스만으로 자본시장의 변화를 예측하는 것은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금융시장·기관·기업들의 딜(거래), 주식·채권발행, 지배구조 등 미세한 변화들은 추후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진다. 따라서 이슈 사이에 숨겨진 이해관계와 증권가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다양한 풍문을 살피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뉴스웨이브가 ‘게이트(門)’를 통해 흩어진 정보의 파편을 추적한다.

뉴스웨이브 = 임백향 기자

네이버 계열사 라인게임즈가 적자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며 손실폭을 키우고 있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라인게임즈의 실적은 연결기준 ▲2022년 매출 828억원, 영업손실 410억원 ▲2021년 매출 433억원, 영업손실 519억원 ▲2020년 매출 736억원, 영업손실 367억원 ▲2019년 매출 259억원, 영업손실 522억원 ▲2018년 매출 225억원, 영업손실 346억원을 기록했다.

2018년 넥스트플로어와 합병 이후 장기간 흥행작이 나오지 않자 지출한 게임 개발비가 고스란히 실적에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넥스트플로어와 합병 전 라인게임즈의 자본은 2113억원으로 부채 219억원보다 약 10배 많은 우량회사였다.

라인게임즈는 영업활동에서 창출한 현금보다 게임 개발비로 나가는 돈이 더 많으니 부족한 만큼을 외부에서 조달하고 있다.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연결 기준 697.4%로 2018년 말 10.4%의 부채비율은 4년 간 70배 가까이 급증했다.

회사는 지난 3월 말 전체 인력 200여명의 10% (약20∼30명)에 해당하는 규모의 인력을 감축하는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기업의 안정성을 보는 잣대 중 가장 중요한 것 하나는 '현금'이다”라며 “장기간 차입부담이 꾸준히 상승한 점을 감안해 볼 때 투자성과 실현 여부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해 보인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말 기준 부채총계의 80.7%가 차입금이다. 단기차입금 296억원 중 285억원은 최대주주인 라인에서 이자율 0%로 빌렸다. 물론 여전히 현금흐름 부족 상황에 몰리고 있다. 

라인게임즈 CI

라인게임즈의 장기차입금은 총 1355억원이다. 세부적으로는 2021년 발행한 상환전환우선주(RCPS) 1067억원, 2022년 발행한 전환사채(CB) 287억원이다. 차입금 대부분이 RCPS다. RCPS는 상환권, 전환권이 붙은 우선주다. 통상적으로 IFRS에서 RCPS는 투자자가 보유하는 상환권 때문에 부채로 분류된다. 마땅한 담보가 없는 비상장 벤처기업들에게는 투자금을 끌어모을 수 있는 주요 수단으로 활용된다. 

투자자 입장에서 RCPS는 주식으로 전환하기 전까지 채권처럼 이자를 받거나 원리금을 돌려받을 수 있고, 보통주 전환을 통해 매도차익을 남길 수 있는 반면 회사가 부도나면 투자사도 100% 손실을 각오해야 한다. 회사가 망해도 상환 권리가 있는 CB보다는 위험한 투자 방식이다. 

RCPS가 주식으로 바뀌면 회계상 부채가 자본으로 환입돼 부채비율은 개선된다. 라인게임즈 입장에서는 RCPS의 주식 전환을 유도하려면 신상품을 흥행시켜 기업가치를 높여야만 한다.

라인게임즈는 지난해 12월 삼성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IPO 절차를 밟고 있다.

IPO를 앞두고 사업적·재무적 기반이 흔들리자 회사는 대표 교체 카드를 꺼내 들었다. 지난 2월 김민규 대표가 CEO에서 내려오고 빈자리는 박성민(1983년생) 대표가 채웠다. 박성민 대표는 서울중앙지법 판사 출신으로 지난해부터 라인게임즈에 입사해 리스크관리실장으로 일 해왔다. 

회사는 게임 전문성이 부족한 박 대표의 빈틈을 메워줄 게임사 출신 인력도 대거 영입했다. 김태환 전 넥슨코리아 부사장을 최고전략책임자(CSO)로, 윤주현 전 넥슨코리아 플랫폼 디렉터를 최고기술책임자(CTO)로, 조동현 전 넥슨코리아 신사업본부장을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선임했다. 

공교롭게도 3명은 모두 넥슨코리아에서 지식재산권(IP) 일을 해왔던 인물이다. 인기 IP 부재는 라인게임즈의 오랜 약점이다. 이들의 이력을 통해 향후 라인게임즈의 행보를 추정해 볼 수 있다. 

한편, 라인게임즈는 네이버의 계열사인 '라인'이 게임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2017년 설립했다. 지배구조는 네이버→A홀딩스→Z홀딩스→라인→라인게임즈 순으로 이어진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라인게임즈 최대주주는 지분 35.66%를 보유한 네이버 관계사 라인코퍼레이션이며, 김 전 대표는 라인게임즈 지분(9.35%)을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