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 엔데믹에도 웃지 못한 메가박스 속사정
- 3Q 당기순손실 350억…구조조정 규모·일정 발표 초읽기
- 성수동 본사 팔고. 지주사에서 280억원 차입
[편집자주] 단편적인 뉴스만으로 자본시장의 변화를 예측하는 것은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금융시장·기관·기업들의 딜(거래), 주식·채권발행, 지배구조 등 미세한 변화들은 추후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진다. 따라서 이슈 사이에 숨겨진 이해관계와 증권가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다양한 풍문을 살피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뉴스웨이브가 ‘게이트(門)’를 통해 흩어진 정보의 파편을 추적한다.
뉴스웨이브 = 임백향 기자
영화관 메가박스의 운영사인 ㈜메가박스중앙이 수술대에 오른다. 회사는 지난 4월 자본 확충에 이어 인력 구조조정 칼바람이 불고 있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메가박스중앙이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른 부서 간 인력 이동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규모, 일정 등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조만간 인력을 비롯한 구조조정을 완료한다는 목표다. 회사 안팎에서는 이미 조직개편에 따른 대규모 인력 감축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인력 감축의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메가박스중앙은 코로나19 엔데믹 전환에도 예년 수준 실적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2019년 3328억원이었던 매출액은 2020년 1045억원, 2021년 1040억원으로 3분의1 토막 났다. 지난해 매출은 2173억원으로 올랐지만 코로나 이전 수준은 회복하지 못했다.
회사는 2019년 이후 계속 적자를 이어오고 있다. 2020년 682억원, 2021년 684억원, 2022년 79억원 등의 영업손실을 냈다. 최근 3년간 누적 적자는 1445억원이다. 올해 3분기 역시 35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이는 전년(231억원) 동기대비 51.5% 증가한 수치다.
실적 악화가 이어진 건 넷플릭스, 웨이브, 디즈니 플러스(+) 등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시청이 늘어난 점과 티켓값 상승 등이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코로나19 기간 중 급성장한 OTT는 영화관을 찾는 이들의 발걸음을 멈춰 세웠다. 올해 상반기 국내 영화관객수는 5839만명으로 2017~2019년의 상반기 평균 관객수 8330만명의 약 70% 수준이다.
현재 극장 티켓 한 장당 가격은 1만4000원~1만6000원을 형성하고 있다. 반면, OTT는 월별 평균 구독료가 9900원~1만5000원이다. 오랜 경기침체로 지갑이 얇아진 소비자들이 OTT에서 콘텐츠를 소비하는 트렌드가 장착됐다는 게 업계 시선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OTT 산업이 미디어 전반을 장악하면서 멀티플렉스 산업은 단순 정체가 아닌 퇴보하는 중이다”라며 “OTT 시장의 성장 추세를 감안할 때 앞으로 멀티플렉스 업체들의 구조 조정이 더욱 활발하게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메가박스중앙은 최근 3년간 전방위적으로 자금을 마련했다. ▲지난해 중앙홀딩스로부터 280억원 차입 ▲올해 4월 모회사인 콘텐트리중앙의 플레이타임그룹 지분 100% 현물출자 ▲지난 9일 서울 성수동 본사 매각을 통해 2435억원 자금 확보 ▲이밖에도 기업어음증권·신종자본증권·전자단기사채·회사채 등 발행했다. 올 9월 말 기준 채권 미상환 금액은 3187억원이다.
특히 지주사인 중앙홀딩스에서 빌린 돈은 메가박스중앙이 구조조정을 서두르는데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센티멘탈(시장심리)이 그룹 전반으로 악화·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메가박스중앙은 3년째 지속된 코로나19로 인해 어두운 터널을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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