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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트

[뉴스웨이브][게이트]율호의 노림수 '밸류체인 완성'

- 리사이클링, 이차전지 순환 생태계의 핵심
- 6월 율호머트리얼즈 설립, 8월 아쿠아메탈스 주요 주주 등재
- 율호머트·아쿠아·한양대 MOU 체결…’3자간 시너지 클 것’

 

[편집자주] 단편적인 뉴스만으로 자본시장의 변화를 예측하는 것은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금융시장·기관·기업들의 딜(거래), 주식·채권발행, 지배구조 등 미세한 변화들은 추후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진다. 따라서 이슈 사이에 숨겨진 이해관계와 증권가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다양한 풍문을 살피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뉴스웨이브가 ‘게이트(門)’를 통해 흩어진 정보의 파편을 추적한다.

뉴스웨이브 = 황유건 기자

율호가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에서 밸류체인 구축에 여념이 없다. 폐배터리 시장의 점유율을 높이는 데 그치지 않고 해당 제품과 관련한 산업 자체를 점유하겠다는 게 율호의 목표로 해석된다. 

밸류체인 완성은 사업 효율성이 높아지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배터리 밸류체인을 단순화하면 '폐배터리 확보→블랙매스(black mass) 생산 및 판매→원자재 추출'이다. 

율호는 지난 6월 100% 자회사인 율호머트리얼즈의 설립 등기를 마쳤다. 율호머트리얼즈는 고순도 블랙매스(black mass)를 블랙매스 생산 및 판매업을 영위하는 전처리 회사다. 블랙매스는 폐배터리를 셀(cell) 단위까지 분리하고 잘게 분쇄해서 나오는 가루다. 블랙매스는 후처리 공정을 거쳐 재생 광물을 만드는 데 활용된다.

자회사 설립에 이어 율호가 현재 집중하는 곳은 후처리 단계인 광물 추출 분야다. 이를 위해 미국 리사이클링 기업에 지분을 투자를 단행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율호는 지난 8월 2일(한국시간 기준) 500만달러(63억원)규모의 아쿠아메탈스(Aqua Metals, Inc)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납입을 완료했다. 올해 신규 출자금 가운데 대부분이 쓰인 것으로, 율호가 폐배터리 밸류체인을 빠르게 구축하기 위한 의지가 엿보인다. 

최종 투자심의 단계에서 아쿠아메탈스가 낙점된 건 오랫동안 북미에서 폐배터리 후처리 기술 공정을 검증받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투자로 인해 율호는 사실상 북미에 사업거점을 마련한 셈이 됐다.

서울특별시 서초구 서초대로6에 위치한 율호 본사.  사진=뉴스웨이브 배건율 기자


아쿠아메탈스는 미국 네바다주에 위치한 나스닥 상장 회사다. 이차전지 리사이클링 분야에서 73건의 글로벌 기술 특허를 가지고 있다. 특히 폐배터리에서 주요 양·음극재 원료를 추출하는 ‘아쿠아리파이닝(aqua refining)’은 이 회사의 핵심 기술로 꼽힌다.

리튬·니켈·코발트·망간 등은 모두 배터리 핵심 원자재이자 소재다. 배터리 수요가 증가할수록 해당 원자재 및 소재의 수요도 증가한다. 아쿠아메탈스에 대한 투자는 원자재 및 소재를 원활하게 공급받는 데 이로울 전망이다.

수년간 배터리 핵심 원자재의 가격이 급등하며 배터리 관련 산업에 부담을 안기는 점을 고려하면, 아쿠아메탈스의 추출 기술은 이러한 부담을 완화해 줄 것으로 예상된다.이 때문에 업계는 폐배터리 리사이클링을 이차전지 순환 생태계의 핵심 과정으로 보고 있다.

최근 율호머트리얼즈·아쿠아메탈스·한양대 청정에너지연구소는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분야에서 3자가 긴밀히 협력해 공동연구 및 사업에 대한 포괄적 협력을 하자는 것이 골자다.

특히 재활용 소재 관련 사업에서 협력 범위를 확대해 협력 기회를 모색할 예정이다. 향후 실무진 워킹그룹을 통해 사업 및 기술협력도 구체화한다는 계획이다

전처리 분야의 업계 다크호스로 떠오른 '율호머트리얼즈'와 글로벌 최고 수준의 고순도 원자재 추출 역량을 확보 한 '아쿠아메탈스', 에너지·환경기술(ET) 등 첨단 소재 분야에서 연구 역량을 가진 '한양대 청정에너지연구소' 등의 3자간 협력을 통한 시너지는 클 것으로 기대된다.
 
향후 밸류체인 구축 전략이 율호의 수익성을 실질적으로 안정화시킬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