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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트

[게이트]'6.5조 빚진' 하림, 석달새 단기차입금 3000억원 급증, 왜?

-하림지주 1분기 당기순손실 기록...2017년 지주사 출범 후 처음
-외환차손과 외화환산손실 많이 늘어...팬오션의 금융비용 증가와 순익 격감도 원인
-6.8조원 넘는 장단기 차입금에 양재동 복합개발로 향후 금융비 부담 더 늘어날 듯

 

 

 

하림지주 전북 익산 본사

 

[편집자주] 단편적인 뉴스만으로 자본시장의 변화를 예측하는 것은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금융시장·기관·기업들의 딜(거래), 주식·채권발행, 지배구조 등 미세한 변화들은 추후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진다. 따라서 이슈 사이에 숨겨진 이해관계와 증권가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다양한 풍문을 살피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뉴스웨이브가 ‘게이트(門)’를 통해 흩어진 정보의 파편을 추적한다.

 

 

 

뉴스웨이브 = 이태희 기자

하림그룹이 지난 1분기 당기순이익이 적자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림그룹 지주사인 하림지주의 올 1분기 연결 매출은 2조7430억원으로 작년 1분기 2조8881억원에 비해 5%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443억원에서 1750억원으로 21.2% 증가했다.

하지만 당기순이익은 23년 1분기 531억원 흑자에서 24년 1분기 62억 적자로 적자 전환했다.

하림지주가 1분기 기준으로 당기순손실을 낸 것은 2017년 지주사 출범 이후 처음있는 일이다.

 

하림지주의 1분기 연결기준 손익계산서

 

 

하림지주는 하림그룹 주요 계열사들인 팬오션, 하림, 선진, 팜스코 등을 비롯한 국내외 72개 종속 자회사들을 거느린 지주사다. 오너 일가가 개인적으로 소유중인 일부 계열사들은 소속돼 있지 않지만 나머지 대부분의 계열사는 지주 소속이다.

따라서 하림지주의 연결기준 영업실적은 하림그룹의 웬만한 계열사들 영업실적을 모두 합친 것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하림지주는 지주사 출범후 그동안 분기 기준은 물론 연간 기준으로도 한번도 당기순손익 적자를 내 본 적이 없었다. 2022년 전체 당기순이익은 5690억원, 23년은 1783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하림지주의 1분기 영업이익이 작년 1분기보다 증가했는데도 당기순손익이 적자로 떨어진 것은 영업외손익으로 분류되는 금융수익이 23년1분기 980억원에서 24년1분기 561억원으로 419억원 감소한데다 금융비용을 뜻하는 금융원가도 같은 기간 1700억원에서 2172억원으로 472억원이나 증가했기 때문이다.

금융원가가 많이 늘어난 것은 각종 이자비용도 소폭 늘었지만 특히 외환차손과 외화환산손실 등이 많이 늘어난 영향이 크다. 환율 급등락에 따른 손실들이다.

각종 이자비용은 작년 1분기 798억원에서 올 1분기 849억원으로 51억원 늘었고, 외환차손은 같은 기간 264억원에서 443억원으로 179억원, 외화환산손실은 366억원에서 536억원으로 170억원씩 각각 늘었다. 이밖에 파생상품거래손실과 파생상품평가손실도 이 기간중 각각 22억원, 49억원씩 각각 늘었다.


팬오션의 1분기 연결 손익계산서)

 

계열사들 중 그룹 당기순손익 적자전환에 가장 큰 원인을 제공한 곳은 최대 계열사인 해운사 팬오션이다. 팬오션의 1분기 금융원가는 작년 1분기보다 232억원(연결기준) 늘어나면서 당기순익이 23년 1분기 1131억원에서 올 1분기 604억원으로 527억원이나 줄어들었다.

닭 사료 수입 등이 많은 하림과 선진의 금융원가도 소폭 늘었으나 당기순손실은 하림이 23년1분기 97억원에서 올 1분기 74억원, 선진이 64억원에서 37억원으로 오히려 순손실폭이 약간씩 줄었다. 팜스코도 비슷하다.

 

하림지주의 연결기준 장단기차입금(단위 백만원)

 

 

한편 하림지주의 연결기준 단기차입부채 잔액은 24년 3월말 4조2387억원으로, 23년 말 3조9419억원에 비해 석달 사이에 2968억원이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장기차입부채도 2조2561억원에서 2조5825억원으로 264억원 소폭 늘었다. 

3개월 사이에 장단기차입금이 3000억원 이상 증가하면서 연결부채비율은 작년말 155%에서 지난 3월말 164%로 뛰었다.

해운 관련 투자가 많은 팬오션과 서울 양재동 도시첨단물류단지 복합개발을 시작한 하림산업 등이 차입을 많이 늘린 영향으로 보인다.

하림산업은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지난 3월말 1000억원의 단기차입금 증가를 결정한 바 있다. 양재동 사업이 진척될수록 차입과 그룹의 금융비용 부담이 모두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3월말 기준 6조8000억원이 넘는 하림그룹의 장단기차입금은 최근 HMM 인수전 때도 문제가 된 적이 있다.

이렇게 차입규모가 과다한 상황에서 3월말 기준 현금및현금성자산 1.45조원을 포함한 3.78조원 가량의 당좌자산으로 어떻게 6조원이 훨씬 넘을 HMM을 인수할 수 있느냐는 논란이었다.